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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록이 말하는 롯데 이성민의 강점

  • 기사입력 2015-05-25 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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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라라' 롯데 이성민 (사진=롯데 자이언츠)

당신이 프로야구 팀 감독이 됐다고 가정하자. 위기에 빠진 상황, 불펜에는 두 명의 투수가 몸을 풀고 있다. 당신은 누구를 마운드에 올릴 것인가?

#A투수
11경기 0승 2패 0홀드 12⅔이닝 평균자책점 7.82
.362-.431-.621-.1.051(피안타율-피출루율-피장타율-피OPS 순)
4피홈런 9탈삼진 7볼넷


#B투수
10경기 1승 0패 2홀드 13⅔이닝 평균자책점 0.66
.204-.316-.327-.642
0피홈런 21탈삼진 8BB


‘패전처리’ 역할을 맡길 것이 아니라면 대부분 B투수에게 마음이 기울었을 것이다. B투수는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은 이성민의 ‘현재진행형’이다. 그렇다면 A투수는? kt 위즈 소속이던 이성민의 ‘과거형’이다.

지난 2일, 이성민은 KBO 리그 전체를 들썩이게 만들었던 초대형 트레이드의 한 축을 이루며 kt 위즈 유니폼을 벗었다. 그의 새로운 행선지는 부산. 롯데 자이언츠 소속이 된 이성민은 새로운 팀에 합류한 첫 날부터 마운드에 오르며 팬들의 눈도장을 받았다.

이성민은 롯데 이적 후 9경기에서 ‘미스터 제로’ 행진을 이어갔다. 하지만 24일 사직 LG전에서 마무리투수 심수창이 이성민의 주자를 불러들이며 0의 행진은 멈췄다. 그렇다고 이성민의 호투까지 나란히 멈춘 것은 아니었다.

위 A투수와 B투수의 예에서 확인할 수 있듯 이성민은 트레이드 직후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됐다. 일각에서 “롯데-kt 트레이드 손익은 박세웅 아닌 이성민 위주로 따져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이성민의 변화 중 가장 눈여겨볼 부분은 탈삼진이다. 이성민의 롯데 이적 후 9이닝 당 탈삼진은 13.83개다. 현재까지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중 가장 많은 9이닝 당 탈삼진을 기록 중인 선수는 10.27개의 앤디 밴 헤켄(넥센 히어로즈)이다. 물론 표본이 적어 큰 의미를 갖진 않지만, 적어도 이성민이 리그 최상급의 놀라운 속도로 탈삼진을 잡아나가고 있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하다.

또한 승계주자 실점률에도 주목해야 한다. 흔히 불펜투수의 평균자책점은 의미가 덜하다고 평가한다. 앞선 투수가 남기고 간 주자를 불러들이는, 속칭 ‘분식회계’를 저지를 경우에도 본인의 평균자책점은 유지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불펜투수에게는 앞선 투수의 주자 처리 역시 중요한 덕목이다.

이성민의 롯데 이적 후 승계주자 실점률은 17%(승계주자 6명 중 1명 득점)다. 이는 리그 공동 8위에 해당되며 팀 내에선 15%의 승계주자 실점률을 보이는 김성배(승계주자 26명 중 4명 득점) 다음 2위다. 단순히 ‘분식회계’를 통한 평균자책점 관리가 아닌, 불펜투수로서 팀에 도움 되는 투구를 펼쳤음을 여실히 증명하는 대목이다.

2013년 NC 다이노스에서 데뷔한 이성민은 신생팀 특별지명을 통해 2년 만에 kt로 적을 옮기게 됐다. 이후 채 반년이 지나지 않아 롯데로 또다시 팀을 옮겼다. 리그 적응을 채 끝마치지 못한 26세 대졸신인이 겪은 두 번의 이적은, 자칫 큰 혼란에 빠질 수 있는 ‘대형사건’이다. 그러나 이성민은 이러한 변화에도 끄떡없다. 되레 보란 듯이 더욱 성장하고 있다.

앞선 두 팀에서 보여주지 못한 자신의 진면목을 유감없이 과시하는 이성민. 최근 호투 비결에 대해 “달라진 것은 없다. 마음가짐을 단디(단단히를 뜻하는 경상도 사투리)했을 뿐”이라며 겸손을 표하는 그가 지금 활약을 지속한다면, 그가 입은 마지막 유니폼이 거인 군단의 것이기를 바라는 팬들이 늘어갈 것이다. [헤럴드스포츠=최익래 기자 @irchoi_17]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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