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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otimeover의 편파야구 거침없는 다이노스] 목동대첩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야!'

  • 기사입력 2015-05-24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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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경기 결과: NC다이노스 12-11 넥센 히어로즈

목동대첩. 훗날 NC팬은 2015년 5월 24일 목동 넥센 전을 이렇게 기억할 것이다. 선발과 필승계투가 무너진 어려운 상황. 그럼에도 NC 야수들은 승리에 대한 의지를 놓지 않았다. 공 하나하나에 끈덕지게 달라붙었고, 땅볼타구를 치고도 전력질주했다. 이 작은 움직임이 모여 역전을 만들어냈고,패색이 짙던 경기를 감격스런 승리로 만들었다. 이날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야!”라는 우리의 구호를 공룡군단이 몸소 실현해준 날이다.

역전 재역전, 대첩의 냄새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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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부지'의 한방이 터질때까지만 해도 순조로운(?) 역전승을 예상했었다. 하지만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었다. 사진=NC다이노스 공식홈페이지

시작은 불안했다. 타선이 상대 실책에 편승해 선취점을 뽑았지만 금세 역전 당했다. 최근 불안 불안하던 찰리는 이날도 아쉬운 피칭을 보여줬다. 2회 김민성의 땅볼타구를 처리하다 1루에 악송구를 범했고 이후 3안타, 몸에 맞는 공 1개를 내주며 3실점 했다. 제구는 크게 나쁘지 않았지만, 140km 초반에 머물렀던 구속이 발목을 붙잡았다. 찰리의 피칭은 부진했던 19일 kt전에 비해 크게 나아진 게 없어보였다.

야수들은 19일 경기처럼 찰리를 도왔다. 2회 2사 만루에서 이택근에게 우전 역전타를 허용할 때 손시헌은 홈 대신 3루로 향하던 박동원을 저격하며 이닝을 한 발 빨리 매조지었다. 3회 유격수 실책과 지석훈의 동점타로 동점을 만든 뒤 5회 손시헌의 희생플라이로 승부를 뒤집었다. 찰리가 5회만 잘 마무리하면 오히려 승리투수가 될 수 있었다.

‘역전의 5회’는 NC뿐만 아니라 넥센에게도 해당되었다. 찰리가 이닝 시작과 동시에 이택근과 스나이더에게 연속 2루타를 얻어맞고 강판되었다. 다소 급하게 마운드에 오른 느낌이 들었던 이태양은 볼넷-내야안타를 내주며 무사 만루 위기를 맞았다. 이후 김민성과 김하성에게 적시타를 얻어맞으며 3점을 주고 말았다. 좋았던 기세가 확 꺾였지만 이제 겨우 경기 절반이 지났을 뿐. 역전의 기회는 충분했다.

‘호부지’ 이호준은 자신에게 이목이 집중되는 순간을 놓치지 않는다. 오죽하면 ‘인생은 이호준처럼’이라는 티셔츠까지 제작되었을까. 이날도 그랬다. 7회가 열리자마자 안타 2개와 몸에 맞는 공 1개로 한 점을 만회했다. 무사 1,3루 황금찬스에서 타석에 들어선 이호준. 큰 형님의 한방이 절실한 순간 조상우의 136km 바깥쪽 슬라이더가 밋밋하게 들어왔다. 이호준은 이 공을 놓치지 않았고 타격직후 시원한 ‘빠던’(배트 던지기)을 보여줬다. 높이 뜬 타구는 펜스까지 쫓아온 우익수의 글러브를 외면한 채 담장 밖으로 넘어가버렸다. 두 번째 역전! 이젠 ‘7회까지 리드시 100% 승률’을 자랑하는 철벽불펜이 나설 차례였다. 하던 대로만 하면 승리는 떼어 놓은 당상이었다.

예상대로 흘러간다면 명승부는 만들어질 수 없다. 7회를 삼자범퇴로 막아주던 이민호가 안타 2개를 허용하며 동점이 되었다. 임정호가 스나이더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불을 끄는 듯 했지만 박헌도와 유한준에게 볼넷을 주며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타석엔 5회 만루에서도 적시타를 때렸던 김민성이 들어섰다. 기자가 “뭔가 감이 안 좋은데...” 하고 읊조리는 순간 좌익선상 2타점 2루타가 터졌다. 8-10 재역전. 누가 봐도 경기는 넥센 쪽으로 흘렀다. 9회초 마운드엔 리그정상급 마무리인 손승락이 올라왔다(이기고 나서 하는 말이지만 역전 직후 기자는 ‘오늘 와그라노?’라는 절망이 아니라 ‘오? 오늘 경기 되게 재미있네? 이거 이기면 대박이겠는데?’ 라는 희망이 피어올랐다).

8회는 ‘승리의 9회’를 위한 전조였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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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막내'박광열은 이날만큼은 '듬직한 NC의 안방마님'이었다. 사진= NC다이노스 공식홈페이지


NC와 넥센을 논할 때 ‘천적’이란 단어가 꼭 따라붙는다. 그도 그럴 것이 2014년 상대전적은 11승 5패(이중엔 강우콜드로 24-5 아쉽게 끝낸 창단 최다득점 경기도 있다)였고, 2015년은 3전 전승을 기록하고 있었다. 직전 2경기에서 10점, 9점을 뽑아냈기에 NC 타자들은 넥센 투수를 상대로 언제든지 점수를 뽑아낼 수 있을 것처럼 보였다. 9회 선두타자 나성범이 볼넷, 테임즈가 중전안타로 출루했다. 이호준의 투수 앞 땅볼을 손승락이 2루에 악송구하는 행운이 이어지며 무사 만루가 되었다. 역전극을 펼칠 모든 준비가 끝났다.

‘영건’ 김성욱이 드라마틱한 스타트를 끊었다. 김성욱이 패기 있게 때린 초구가 4-6-3 병살타에 적절한 코스와 세기로 날아갔다. 하지만 선수들은 절대 포기하지 않았다. 1루 주자 김종호는 온 몸을 내던지는 슬라이딩으로 유격수의 송구를 방해했다. 김성욱도 치자마자 전력질주하며 간신히 병살타를 막아냈다. 아웃에 대한 부담을 한결 덜어낸 손시헌이 2루수 키를 살짝 넘기는 우전적시타로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최재원이 삼진으로 돌아서고 박광열이 타석에 들어섰다.

타팀 팬들에겐 철저한 무명이겠지만, NC팬들에게 박광열은 귀여운 동생 같은 선수다. 프로 3년차 박광열은 경기장보다 NC다이노스의 SNS에서 자신의 이름을 더 많이 알렸다. ‘NC의 섹시가이 김광림’, ‘좋은아침:D’ 영상을 통해 ‘NC 페북스타’가 되었다.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 최기문 코치의 집중지도를 받은 뒤 기량이 몰라보게 좋아진 박광열은 이번 시즌 백업 포수 자리를 꿰찼다. 하지만 기자는 박광열을 ‘이 힘든 승부를 잘 이겨낼 수 있을까?’라는 생각과 함께 걱정스런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기우였다. 귀여운 막내가 치열했던 목동대첩의 MVP가 되었다. 파울-스트라이크-파울로 금세 2스트라이크에 몰렸다. 넥센 박동원은 박광열의 헛스윙을 유도하기 위해 바깥쪽으로 빠지는 슬라이더를 요구하며 위치를 옮겼다. 손승락의 손끝을 떠난 공은 실투가 되어 스트라이크 존으로 들어왔다. 박광열은 그 공을 놓치지 않고 가볍게 밀어 친 뒤 곧장 만세를 불렀다. 공은 펜스까지 굴러 갔고 모든 주자가 김성욱과 손시헌이 편안하게 홈을 밟았다. 박광열은 장렬히(?) 3루에서 전사했으나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기자는 순간 2006년 WBC에서 후지카와를 상대하는 이종범의 모습을 떠올렸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최기문 코치님이 '항상 기회온다. 잡는 건 니가 해야한다'라고 하셨습니다. 오늘 (그 기회를) 나쁘지 않게 잡은 것 같습니다“라고 밝게 말하던 박광열을 본 NC팬은 모두 아빠미소를 지었을 것이다.

스윕패를 면하려는 넥센의 마지막 공격도 만만치 않았다. 볼넷 2개와 폭투로 무사 1,3루를 만들었다. 임창민은 1점을 주는 대신 박동원에게 3루수 병살타를 뺏어내며 급한 불을 껐다. 이택근이 좌전안타를 때리며 불씨를 살렸지만 임창민은 더 이상의 추격을 허용하지 않았다. 스나이더에게 2볼을 먼저 던진 뒤 꼼짝할 수 없는 스트라이크 3개를 꽂았다. 경기를 마무리한 마지막 몸쪽 140km 직구는 마음을 졸였던 NC팬의 속을 뻥 뚫어주었다.

NC의 5월은 거침없다. 15승 1무 4패. 이날 경기를 포함해 5연승이 2번, 3연승이 1번이다. 제대로 흐름을 탔다. 밑바닥에 있던 순위는 어느새 1위를 넘보는 3위로 바뀌었다. 이번 넥센 3연전을 통해 나성범과 이종욱이 완전히 감을 잡았고, 최재원과 박광열도 한 단계 성장했다. 거기에 부상으로 자리를 비웠던 주전 마무리 김진성도 예상보다 빠른 복귀를 준비중이다. NC에 부는 순풍이 언제까지, 그리고 어디까지 이어질지 사뭇 기대된다.

*Notimeover: 야구를 인생의 지표로 삼으며 전국을 제집처럼 돌아다는 혈기왕성한 야구쟁이. 사연 많은 선수들이 그려내는 패기 넘치는 야구에 반해 갈매기 생활을 청산하고 공룡군단에 몸과 마음을 옮겼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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