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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늘집에서] 나이 들어 뒷땅이 자주 나온다는 최경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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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오픈 첫날 3번 홀 티박스에서 피곤한 듯 눈을 감고 있는 최경주. <사진 제공=KPGA>


이틀 전 45번째 생일을 맞은 최경주가 나이듦에 대해 얘기했다. 21일 인천 영종도의 스카이72골프클럽 오션코스에서 열린 SK텔레콤오픈 첫날 1오버파 를 친 후 기자실을 찾은 최경주는 “나이가 들면서 자꾸 뒷 땅이 나온다”고 했다. 그러면서 얼마전 비제이 싱(피지)과 함께 플레이하면서 있었던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한달 전 PGA투어에서 싱과 같은 조로 경기한 최경주는 “싱, 뒷땅이 자주 나오는데 왜 그러나?”라고 물었다고 한다. 63년생으로 올 해 만 52세인 싱의 대답이 걸작이다. “너도 곧 그렇게 된다”고. 전남 완도 출신인 최경주는 출생 신고가 늦어 주민등록상 나이 보다 두 살이 더 많다. 만 47세다. 최경주는 40대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18홀 경기중 두 번 정도는 이상햔 샷이 나온다고 했다.

과학적인 분석을 잘 하는 최경주는 자신의 몸 상태에 대해 소상하게 소개했다. 최경주는 “나이가 들면서 근육의 신축성이 떨어져 스윙 때 뇌가 생각한 거리와 실제 몸이 돌아가는 거리에 차이가 난다”며 뒷땅이 나오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리고 몸의 꼬임도 떨어진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과거엔 몸의 꼬임이 10 정도 였다면 지금은 8 정도 밖에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 40대 이상 주말골퍼들이 공이 안 맞아 자책할 이유가 없음을 보여주는 말이다.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을 마친 후 사흘 전 귀국한 최경주는 촘촘히 잡혀 있는 스케줄을 소화해야 했다. 편히 쉴 시간이 없었던 것이다. 이날 오전 8시 28분 박상현, 김승혁과 함께 1라운드를 시작한 최경주는 “시차가 적응되지 않은 상태에서 오전반으로 경기하니 피로가 심한 것 같다”며 “나이가 들면서 그 걸 조절하기가 쉽지 않다. 몸 상태가 예전같지 않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돌아와 바쁜 일정을 소화하며 이틀 만에 정상 컨디션을 만들기가 이젠 쉽지 않다는 고백이다.

최경주는 그렇다고 낙담하지는 않는 것 같다. PGA투어에서 아시아 선수로는 최다승인 8승을 기록중인 최경주는 “1, 2라운드를 오후반-오전반으로 치렀을 때 8승중 5승을 거뒀다”며 “작년에도 SK텔레콤오픈에서 오전반으로 첫날 경기를 치르며 3오버파를 쳤는데 오늘 1오버파니 그래도 2타를 덜 쳤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임팩트 때 클럽 헤드가 먼저 나와 미스 샷이 자주 나온다는 최경주는 “그래도 어떻게 하겠나.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 스트레칭으로 몸 상태를 예전으로 돌리려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세월의 흐름으로 인한 신체 변화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최경주는 그러나 정신력이란 또 다른 무기를 갖고 있다. 집념이 강하고 낙천적인 성격이라 현실을 받아 들이고 그에 맞게 프로골퍼의 삶을 꾸려 나가겠다고 했다.

오는 10월 인천 송도에서 열리는 2015 프레지던츠컵에 수석 부단장으로 참여하는 최경주는 선수로의 출전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자력 출전을 위해선 가능한 많은 대회에 나가 상위 입상해야 한다. 당장 미국으로 돌아가면 US오픈 출전권을 위해 36홀로 치러지는 예선전을 뛰어야 한다.

최경주는 “요즘 PGA투어에서 뛰는 미혼의 젊은 친구들은 과거 보다 경기에 많이 나간다. 1000만달러의 보너스가 걸려 있는 페덱스컵 때문인 것 같다. 그래서 한,두 경기만 빼먹어도 랭킹이 20계단씩 내려 간다”며 “경기에 나가면 톱20 안에 꾸준히 들어야 한다. 랭킹을 끌어올리는데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어떤 상황이든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차와 피로 누적으로 멍한 상태에서 경기를 치르고 있다는 최경주는 “좋은 음식을 먹으며 좋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면 에너지가 충전된다”며 “바쁘게 사는 게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나이듦으로 극복해야 할 것이 많아진 최경주지만 그 만큼 세월에 순응하는 등 여유도 늘어난 모습이다. 최경주가 여러 악조건을 딛고 원하는 것을 손에 넣기를 많은 이들이 기대하고 있다. [헤럴드스포츠(영종도)=이강래 기자]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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