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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시각장애인경기대회 5일] 수영 시각장애인 선수들의 눈, 태핑(Tapping)
5월 10일부터 성남시 탄천종합운동장에서는 세계 각국에서 온 시각장애인 수영선수들이 모여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뽐내는 데 한창이다.

2015 서울세계시각장애인경기대회의 수영경기를 관전하다 보면 흥미로운 점 한 가지를 발견할 수 있다. 선수가 결승점이나 반환점에 도달하기 직전 커다란 막대로 선수의 등을 치는 사람이 있다. 비장애인 수영에서는 볼 수 없는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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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 중 태핑을 하는 장면


이들의 정체는 바로 ‘태퍼(Tapper)’. 시각장애인 선수는 결승점이나 반환점을 눈으로 확인하기 어렵다. 특히, 전맹인 선수의 경우 더욱 그렇다. ‘태핑(Tapping, 건드림)’을 통해 경기의 시작을 알릴 뿐 아니라, 결승점이나 반환점으로부터 약 1m에 다가왔을 때, 태핑을 통해 선수가 거리를 가늠할 수 있게 돕는다. 즉 선수들의 눈이 되어준다.

한국의 장정구 감독은 “한동호의 경우 전맹은 아니기 때문에 경기 중 태핑을 하지는 않아요. 경기 후 선수를 인도할 때 쓰이죠. 하지만 전맹인 선수들의 경우 태핑을 통해서 시작과 끝을 알리기 때문에 매우 중요합니다”라고 설명했다.

경기 중 태핑의 사용은 매우 조심스럽다. 딱딱한 기구를 사용하거나 적절한 순간에 태핑을 못하는 경우 선수를 다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태핑 기구의 끝에는 푹신한 공이 달려 있으며, 크기가 너무 커서도 안 된다고 한다. 무엇보다 태핑을 하는 순간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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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핑기구를 들고 있는 외국인 테퍼들


“적절한 기구로 최적의 순간에 태핑을 해야 합니다. 그렇지 못하면 선수들이 벽에 부딪히거나 태핑 기구 때문에 다칠 수 있습니다. 정확한 태핑으로 선수들이 경기장과의 충돌에 겁내지 않고 정확한 지점에서 턴을 할 수 있게 만들어 자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게 해주어야 합니다.”

탄천종합운동장에 모인 태퍼들은 이렇게 입을 모았다.

태핑은 주로 소속팀의 감독이나 코치가 맡는다. 단순히 선수들에게 신호를 보내는 것이 아니라, 태핑의 룰을 잘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한국의 경우 장정구 감독이 직접 맡는다.

장 감독은 “선수에게 태핑을 하기 위해서는 수영에 대해 잘 알아야 해요. 그리고 선수가 태핑에 적응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있기 때문에 훈련할 때도 항상 이용해야 합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태핑을 할 때는 절대 정숙해야 해요. 선수에게 말을 걸거나 격려를 하면 그 자리에서 실격이죠. 태핑에 대한 세세한 규칙들이 있기 때문에 잘 숙지하고 있는 사람이 해야 합니다”라며 태핑의 룰에 대한 숙지를 강조했다.

이처럼 태핑은 시각장애인수영에서 필수요소이다. 하지만 비장애인 수영경기에서는 쓰이지 않는 만큼 일반인에게는 생소하다. 따라서 태핑에 대해 알고 있다면 시각장애인 수영경기를 더욱 흥미롭게 관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헤럴드스포츠=백승훈기자]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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