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세계시각장애인경기대회 4일] 체스 48년의 나이차, 승부를 뛰어넘는 감동
13일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2015 서울세계시각장애인경기대회 체스 3라운드에서 카자흐스탄의 압둘라시트 아림카노프(전맹)가 한국의 서인호(전맹)를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

이미지중앙

이번 대회 최고령선수인 압둘라시트 아림카노프(카자흐스탄).

아림카노프는 올해 67세로 이번 시각장애인경기대회 출전 선수 전체를 통틀어 최고령 선수이다. 다른 종목들은 체스에 비해 신체적 능력이 상대적으로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20대에서 30대 선수들이 주를 이룬다. 반면에 체스는 신체적인 능력보다는 지략이 중요한 까닭에 50~60대 선수들도 많이 참가한다.

반면 서인호는 올해 19세로 체스 출전선수들 중 가장 어리다. 아림카노프와는 무려 48살 차이. 그리고 경험이 부족한 서인호는 최선을 다했지만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의 벽을 넘지는 못했다.

경기 초반은 의외로 팽팽한 흐름이었다. 두 선수 모두 폰과 나이트를 높은 위치에 배치시키고 탐색전을 벌였다. 경기 시작 1시간이 지나서야 기물을 잡기 시작했다. 서로 폰과 나이트 1개씩 잡고 잡히며 새로운 공격활로를 모색했다.

승부처였던 이때부터 경험의 차이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서인호가 나이트와 비숍을 움직일 때 실수를 범하자마자 아림카노프는 폰을 절묘하게 이동시키며 서인호의 나이트를 잡아냈다. 흐름이 아림카노프에게 넘어가자 서인호는 많이 당황하며 실수를 연발했고, 아림카노프는 서인호를 더욱 궁지에 몰아넣었다.

이미지중앙

체스 종목 최연소 선수인 한국의 서인호.

수적 열세에 놓인 서인호는 수 하나하나에 집중하며 판세를 뒤집으려 노력했다. 그러나 이미 승부의 추는 많이 기울어졌고 결국 기권하며 아림카노프에게 승리를 내주어야 했다. 아림카노프는 2012년 레이팅 1,954점을 기록한 이후 계속해서 하향세를 보였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승점 2점으로 중상위권을 유지하며 아직 녹슬지 않은 실력을 선보였다.

승부를 떠나 마치 할아버지와 손주가 오순도순 체스를 두는 것과 같은 모습에 이날 현장을 찾은 많은 관계자들은 흐뭇한 모습으로 경기를 지켜봤다. [헤럴드스포츠=박병두 기자]
sport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