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2015 세계시각장애인경기대회 육상 경기가 펼쳐지고 있는 문학경기장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장면이 연출됐다. 남자 원반던지기 F13 부문 시상식에 오직 한 선수만 참가했다.
홀로 시상식에 선 케빈 브루사드.
그렇다면 이 ‘나홀로 시상식’은 참가선수부족으로 인한 해프닝이고, 금메달의 권위가 떨어진다고 여겨지기 쉽다. 하지만 속사정을 아는 현장의 반응은 특별했다. 금은동 3명이 올라서는 다른 시상식보다 더 큰 박수가 터져 나왔고, 대회 관계자들 역시 시상식에 한층 신경을 썼다.
주인공 케빈 브루사드(25 미국)도 시상식 때 금메달을 목에 걸고 그 누구보다도 기뻐하고 자부심을 느껴했다. 경기직후 감격의 눈물을 흘렸던 그는 특별한 시상식에 방끗 웃는 모습으로 화답했다.
왜 그럴까?브루사드는 4회 대회였던 지난 터키 대회에서도 이 종목 금메달을 딴 디펜딩챔피언이다. 당시는 경쟁자가 많았다. 즉, 원래부터 이 부분 세계 최강자다. 경쟁자가 적어 쉽게 우승하는 선수가 아닌 것이다.
여기에 그가 이날 4차시기에서 기록한 44.47m는 개인최고기록이었다. 터키 대회보다 더 나은 것으로 경쟁자가 단 한 명밖에 없지만 역대 최고의 경기력을 선보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1년 전, 심각한 등부상으로 3개월 간 아예 훈련을 하지 못했고, 대회를 6주 앞두고 다시 한 번 부상이 도지는 역경이 있었다. 이를 보란 듯이 극복했기에 ‘나홀로 시상식’은 값진 것이다.
케빈 브루사드의 경기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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