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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현철의 링딩동] 메이웨더? 파퀴아오? - 복싱 전문가 100명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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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대결로 불리는 메이웨더 vs 파퀴아오 전의 홍보 포스터. 사진출처=www.ktsm.com

프로복싱 사상 최고의 흥행 기록을 모두 갈아치울 플로이드 메이웨더(미국)와 매니 파퀴아오(필리핀)의 경기가 5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두 선수의 대전이 확정됨에 따라 전 세계 복싱계는 일제히 술렁이고 있다. 사상 최대가 확실한 흥행 규모에서도 그렇고 승패, 경기 내용, 부대적인 이슈 등 외신은 각종 관련 기사를 홍수처럼 쏟아내고 있다. 프로복싱이 침체된 국내에서도 ‘세기의 대결’에 대한 관심은 뜨겁기만 하다.

이에 필자는 경기 승패의 예상에 관하여 국내의 복싱 전문가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조사 참가자는 현재 5년 이상 복싱체육관을 운영하고 있는 체육관장 57명, 국제심판 12명, 현역선수 12명 및 프로모터, 해설자, 커미셔너 등 프로복싱 관련 종사자 19명까지 총 100명이다. 여기에는 12명의 전 세계챔피언과 12명의 동양챔피언, 17명의 한국챔피언 출신 선수들이 포함되어 있다. 이들은 모두 꾸준히 복싱계에서 활동한 복싱 전문가들로서 나름대로 흥미롭게 경기를 분석했다.

이미 6년 전에 무산된 적이 있어 ‘꿈의 대결’이라고도 불렸던 이들의 경기는 워낙 여러 매체를 통해 소개되었기 때문에 경기 외적에 대한 부연설명은 생략하기로 한다. 프로복싱의 무대에서 치열한 생존경쟁을 벌여왔고 현재도 거기에 몸담고 있는 이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설문조사 결과 (메이웨더 62% : 파퀴아오 31%)
100명의 설문조사 대상자 중 62명이 메이웨더의 승리를 점쳤고 31명은 파퀴아오의 승리를 예상했다. 무승부를 선택한 전문가는 6명, 현재 MBC 스포츠플러스 복싱 해설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박종팔(전 WBA 슈퍼미들급 챔피언) 씨는 ‘예측불가’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메이웨더 승리를 지지한 62명 중 11명만이 KO승을 예측했고 51명은 승부가 판정까지 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파퀴아오 지지자 31명 중 13명은 KO, 18명은 판정을 선택했다(존칭과 직함은 생략, 가나다 순으로 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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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웨더가 이긴다

메이웨더의 판정승을 예상한 홍수환 씨(한국권투위원회장)와 유승호 씨(전 OPBF 라이트급 챔피언)는 메이웨더 때문에 재미없는 시합이 될 것이라며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는 비유를 들었다. 장정구 씨(전 WBC L플라이급 챔피언)는 메이웨더의 스피드와 영리함을 결코 파퀴아오가 따라잡을 수 없다고 진단했다. 전 펀치라인 편집장 정완구 씨(은성체육관장)는 3차전까지 가는 꼼수가 도사리고 있다면 파퀴아오의 판정승이나 무승부도 가능하다고 평했고, 임계룡 씨(크로스복싱클럽 관장)는 메이웨더의 판정승을 예상하지만 파퀴아오를 응원한다고 했다. 김광선 씨(88올림픽 금메달리스트)는 파퀴아오의 KO승을 점치면서도 만일 판정까지 갈 경우에는 메이웨더의 승리가 유력하다는 의견을 전했다.

염동균 씨(전 WBC S밴텀급 챔피언)는 경량급에서 올라온 파퀴아오가 이제 한계에 다다르지 않았냐는 견해를 피력하며 메이웨더의 KO승을 예상했고, 김재훈 씨(국제심판)는 메이웨더의 11회 KO승을 예견했다. 이원복(WBC 집행위원), 국제심판 권중석, 김찬수 씨를 비롯해 김철호, 김춘석, 이춘광, 강기동, 장동보, 김정범씨 등 6명의 체육관장들이 메이웨더의 KO승에 한 표를 던졌다. 메이웨더의 KO승을 예상한 현역 선수들이 한 명도 없는 부분은 흥미롭다.

100명 중에서 압도적으로 많은 51명의 전문가들은 메이웨더의 넉넉한 판정승을 예견했다. 그들은 파퀴아오가 그간 상대했던 선수들에 비해 월등한 스피드를 보유하고 있는 메이웨더를 공략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승부와는 별개로 파퀴아오를 응원하겠다는 의견이 많았다.

파퀴아오가 이긴다

현역 선수 중 선명수 이인규 양정훈 김재호 이준용은 메이웨더의 판정승을, 김택민 김동혁 서인덕은 파퀴아오의 KO승, 이은창 한익수 정문선 김태일 등은 파퀴아오의 판정승을 예상했다. 현역 선수는 7-5로 파퀴아오의 우세가 많았다. 최근 복귀를 선언한 최용수를 비롯, 김광선, 김종길, 윤석현, 이승봉, 최병천, 황인규, 윤성문, 김전홍 씨 등 9명의 선수 출신 체육관장과 김인겸 씨(경남지회 사무국장)도 파퀴아오의 KO승을 예측했다.

김택민(전 PABA S페더급 챔피언)은 빠른 핸드스피드로, 김종길(전 OPBF S라이트급 챔피언)은 무대포 근성으로 파퀴아오가 메이웨더를 KO시킬 것이라고 장담했다. 김동혁(전 OPBF S페더급 챔피언)은 메이웨더와 싸웠던 잽 주다(미국) 정도의 스피드만 나와준다면 파퀴아오가 KO승을 거둘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석현(전 OPBF 웰터급 챔피언)은 파퀴아오의 후반 KO승을 예상했다.

파퀴아오의 판정승을 예상한 박철 씨(프라임복싱클럽 관장)는 파퀴아오가 이겼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투표했고, 진경철 씨(정수권투클럽 관장) 역시 같은 동양인으로서 정서적으로도 파퀴아오를 응원한다고 덧붙였다. 김태일 선수는 메이웨더가 다른 스타일로 싸우면 모르겠지만 지금까지의 스타일이라면 파퀴아오가 판정승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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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피언들의 선택

세계챔피언 출신의 설문대상자 12명 중에는 염동균, 김철호 씨가 메이웨더의 KO승을, 홍수환, 권순천, 서성인, 백인철, 장정구, 전주도, 변정일씨 등 7명이 메이웨더의 판정승에 투표했고, 최용수가 파퀴아오의 KO승, 이형철이 파퀴아오의 판정승, 박종팔씨가 무승부를 예상했다. 메이웨더가 9표로 3/4을 차지했다.

동양챔피언 출신 12명은 김정범씨가 메이웨더의 KO승, 권희윤, 유승호, 곽경석, 박환영, 손정오가 메이웨더의 판정승 등 6명이 메이웨더를 지지했고, 김종길, 윤석현, 김택민, 김동혁씨는 파퀴아오의 KO승, 정재광, 채승석은 파퀴아오의 판정승을 예상하는 등 6 대 6으로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국제심판 12명의 경우 이민영(WBA 국제심판), 황순철(KBC 심판부장)만이 파퀴아오의 판정승을, 김병무가 무승부를 선택했고 김재봉, 임준배, 신경하, 장관호, 안영일, 권만득 등이 메이웨더의 판정승 등 9명(3명은 KO승)이 메이웨더의 승리를 낙관했다. 파퀴아오의 KO승 예상은 1명도 없었다.

마음으로는 파퀴아오의 KO승을 바란다는 이경훈(춘천아트체육관장)와 임성태(전 WBA 미니멈급 2위), 김병무(WBA 국제심판), 문병수(1993년도 신인왕), 최락환(수원태풍체육관장), 김용호(SBS 복싱해설위원) 등 6명은 무승부를 예상했다.

박종팔은 당일의 컨디션, 체중 등 권투라는 스포츠는 모른다고 전제한 뒤 경기 당일의 컨디션이나 심리상태 같은 돌발 변수에 따라 승패에 좌우될 것이라고 예측불가의 입장을 고수했다.

한국시간 5월 3일, 결전의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천문학적인 돈이 걸린 이번 ‘세기의 대결’에는 복싱팬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 개인운동이고 멘탈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프로복싱에서 승부에 대한 섣부른 예측은 무모한 일이지만 복싱팬들에게 그만큼 행복한 상상은 없을 것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메이웨더 vs 파퀴아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고, 우리에겐 즐길 일만 남아 있다. [헤럴드스포츠 복싱전문위원]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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