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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컴백 맷 하비’ 메츠의 선발진을 주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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맷 하비


2014년은 그 어느 해보다 토미 존 수술 광풍이 몰아친 한 해였다. 토미 존 수술을 위해 수술대에 오른 선수는 총 84명(2013년 63명). 그 중 31명이 메이저리거였으며, 이 가운데 호세 페르난데즈를 포함한 30명이 투수 포지션이었다(나머지 한 명 - 맷 위터스).

하지만 부상으로 떠나는 이가 있으면, 돌아오는 선수도 있는 법. 그 중 가장 주목 받게 될 선수는 단연 맷 하비(뉴욕 메츠)다. 지난 2013년 10월 말 토미 존 수술을 받은 하비는 이미 불펜 피칭을 시작한 상황. 이에 개막 로스터 진입에 전혀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비는 두 말할 나위 없는 2013년 최고의 신성이었다. 올스타전에서 내셔널리그 선발 투수로 나서기도 한 그는, 8월 말 팔꿈치 인대 부분 파열로 시즌을 마감할 때 까지 9승 5패 평균자책점 2.27을 기록했다. 최고 구속 100마일에 이르는 패스트볼 평균 구속 95.8마일은 당해 시즌 메이저리그 전체 1위 기록이었으며, 슬라이더, 커브 그리고 체인지업까지 그가 던지는 모든 레퍼토리는 수준급의 구위를 형성하고 있다.

듬직한 체구에서 비롯되는 파이어 볼러의 등장에 메이저리그는 열광했다. 하비가 지난해의 공백을 딛고 본연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메츠의 개막전 선발은 그의 몫이 될 가능성이 크다. 메츠 선발진은 말 그대로 천군만마를 얻게 된 셈. 하지만 올 시즌 메츠의 선발진이 기대를 모으는 이유가 비단 그의 복귀 때문만은 아니다.

지난해 메츠의 최대 수확인 제이콥 디그롬은 하비와 함께 프론트 라인 선발진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는 선수다. 26살의 나이로 늦깎이 데뷔를 이룬 디그롬은 9승 6패 2.69의 평균자책점으로 내셔널리그 신인왕을 따냈다. 디그롬 역시 하비와 함께 최고 구속 97마일의 강력한 패스트볼이 위력적인 선수. 하지만 디그롬의 진면목은 체인지업에서 찾을 수 있다.

디그롬은 우투수임에도 우타자를 상대로 체인지업을 던지는데 거리낌이 없을 만큼 본인의 공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 이는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체인지업의 달인’ 제임스 쉴즈에게 찾아볼 수 있는 모습으로, 실제 지난해 그가 던진 체인지업에 대한 헛스윙율은 30.23%로 쉴즈의 그것과 정확히 일치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그가 체인지업을 본격적으로 던지기 시작한 것이 불과 2년 전이라는 점으로, 마이너시절 그에게 체인지업을 전수한 투수는 바로 요한 산타나였다. 디그롬의 과제는 지난해의 성적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증명하는 일. 하지만 유연한 투구폼을 갖고 있어 부상에서 자유로울 뿐만 아니라, 제구까지 안정돼있어 쉽게 무너질 유형의 투수는 아니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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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휠러


메이저리그 연착륙에 성공한 잭 휠러도 빼 놓을 수 없다. 마이너시절 명성만 놓고 보면 디그롬과는 비교 할 수조차 없는 집중 조명을 받았던 휠러는 지난해 풀타임 첫 시즌을 11승 11패 평균자책점 3.54라는 준수한 성적으로 마무리했다. 최고 구속 98마일대의 패스트볼과 함께 휠러의 커브는 이미 메이저리그 정상급의 수준으로 올라선 상태다. 과제는 마이너시절부터 지적 받아온 제구 문제를 해결하는 일. 지난해 9이닝 당 3.8개의 볼넷은 2013시즌의 4.1개보다 미약하게 나아졌지만 에이스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분명 부족한 수치다. 하지만 전반기(5승 8패 3.90)에 비해 후반기(6승 3패 3.09)들어 빅 리그에 보다 녹아드는 모습을 보이면서 올 시즌을 더욱 기대케 했다.

이밖에도 2년 계약의 마지막 해를 맞이하는 바톨로 콜론과 함께 딜론 지, 존 니스도 메츠 선발진의 무게감을 한 층 더해 줄 수 있는 선수들이다. 그리고 올 시즌 메츠 팬들에게 가장 큰 흥미 요소로 다가오게 될 노아 신더가드가 메이저리그 데뷔를 앞두고 있다.

신더가드는 트래비스 다노와 함께 R.A 디키 트레이드 때 토론토에서 건너온 유망주로, 지난해 21세의 나이로 트리플 A에서 뛰었을 만큼 큰 기대를 받고 있는 선수다. 키 2m, 체중 110kg의 우람한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력한 패스트볼이 주무기로, 커브와 체인지업의 위력도 뛰어나다. 지난해 트리플 A에서 9승 7패 평균자책점 4.60으로 다소 주춤했으나, 그가 뛴 라스베가스는 투수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한 환경이 조성된 팀으로 휠러 역시 마이너시절 비슷한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당초 지난해 메이저리그 데뷔도 유력하다는 평가가 있었으나 뜻을 이루지는 못한 신더가드는, 이르면 올 시즌 중반 데뷔가 가능할 전망이다.

무엇보다 메츠 선발진이 기대를 모으는 것은 콜론을 제외한 나머지 선발 자원이 모두 20대 자원으로 꾸려졌다는 점이다. 지난해 이미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라파엘 몬테로도 대체 자원으로 버티고 있는 등 메츠 선발진은 어느 정도 검증을 마친 젊은 투수들이 차고 넘치는 상황이다.

물론 올 시즌 메츠의 포스트시즌 진출 확률은 높지 않은 편이다. 불펜을 포함한 마운드의 힘만으로 시즌을 끌고 가기에는 타선의 힘이 한 없이 빈약하기만 하다. 실제 메츠의 눈은 2016년을 향하고 있다. 메츠의 샌디 앤더슨 단장은 지난 12월 <뉴욕 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큰 돈을 쓰는 일은 없을 것이다‘라고 일찌감치 못 박았다. 올 시즌을 ‘유망주들의 성장을 확인하는 시간‘이라고 정의한 앤더슨 단장은, 대신 팀이 컨텐더로서의 가능성만 확인된다면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는 공언도 서슴치 않았다. 이는 올 시즌이 메츠의 암흑기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느냐의 여부가 달린 중요한 분기점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하는 바이며, 그 중심에 젊은 선발진의 무궁무진한 잠재력이 놓여져 있다.

2007년 9월. 메츠는 7경기 차 선두라는 넉넉한 격차를 불과 17경기 만에 까먹었고, 이후 시작된 메츠의 어두운 터널은 어느덧 7년째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2009년 개장 이후 우울한 날들이 더 많았던 시티필드에도 반전의 서광이 비치고 있다. 메츠의 역사에 있어 중요한 터닝 퍼인트가 될 2015시즌 그들의 선발진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헤럴드스포츠=김중겸 기자]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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