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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교생 명사수' 김청용에게 1월 1일이 특별한 이유
을미년 새해가 밝았다. 곳곳에서 들리는 희망찬 메시지와 서로의 안녕을 기원하는 따뜻한 인사가 추운 날씨를 녹여준다. 1월 1일, 누구보다 이 날이 특별한 스포츠 스타가 있다. 주인공은 19번째 생일을 맞은 김청용(흥덕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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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청용은 한국 사격 사상 아시안 게임 최연소 금메달리스트다.

지난 여름, 고교생의 수줍은 미소가 대한민국을 사로잡았다. 김청용은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사격 2관왕(사격 남자 10m 공기권총 개인전·단체전 금메달)에 오르며 깜짝 스타로 발돋움했다. 한국 사격의 간판 진종오가 있었기에 누구도 그의 선전을 예상치 못했다. 2014 난징 유스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땄지만 사실상 국제 경험이 전무한 김청용이었다.

그는 왼손잡이임에도 불구하고 경기 내내 뛰어난 집중력을 선보였다. 침착함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았다. 그러나 금메달을 확정짓고 시상대의 가장 높은 곳에 오르자 냉철한 사수는 사라지고 그곳에는 수줍은 소년이 있었다.

“태극기가 올라갈 때 아버지 생각이 많이 났다”는 소년은 효자로 유명하다. 김청용의 아버지는 태권도 선수 출신이다. 아버지는 운동이 얼마나 힘든지 알기에 운동선수의 삶을 반대했으나 아들의 간절함에 체중조절이 필요 없는 펜싱부에 맡겼다. 이후 김청용이 원하는 사격을 허락했다.

그러나 1주일 뒤, 크리스마스 이브에 아버지는 세상을 등졌다. 의료 사고였다. 어머니는 삭발투쟁에 나섰고 누나는 대학을 포기했다. 슬픔에 빠진 엄마와 누나의 손을 잡으며 김청용은 다짐했다. ‘엄마와 누나는 내가 지킬게. 꼭 호강시켜 드릴게 아버지’

소년은 약속을 지켰다. 금메달을 목에 건 바로 다음날 아버지 산소에 찾아 묘비에 금메달을 걸었다. 아버지를 여의고 책임감이 강해졌다는 김청용은 인천 아시안게임이 끝나고 며칠 되지 않아 바로 사격장을 찾아 훈련에 임했다. “조금 더 쉬면 안 되겠냐”는 어머니의 걱정 어린 만류에도 총을 들었다. 사격을 시작한 지 3년밖에 안 된 고교생이 정상에 오르기까지에는 지독한 연습이 있었다.

김청용은 지난 10월 전남 나주에서 열린 제 23회 경찰청장기 사격대회 남고부 50m 권총 개인전에서 또 한 번 우승을 거머쥐었다. 한국 나이 올해 19살, 그의 성장 가능성은 무한대다. 2년 뒤 열리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4년 뒤 자카르타 아시안게임까지 김청용이 있어 한국 사격의 미래는 든든하다. [헤럴드스포츠=노유리 기자]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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