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두권, ‘3강’으로 재편?
시즌 초반, “각 팀 전력의 상향평준화로 시즌 판도를 섣불리 예측하기 어렵다”는 전문가들의 개막 전 평가와는 달리 ‘4강 6중’ 구도가 형성됐다. 고양 오리온스의 개막 8연승 기세가 수그러들면서 만들어진 울산 모비스, 서울 SK, 원주 동부, 오리온스 ‘4강’은 7할에 육박하는 승률로 승승장구했다. 반면 하위 6개 팀의 승률은 4할에도 못 미쳤다. 이른바 ‘프로농구 양극화 현상’이었다.
하지만 3라운드에 들어서며 4강에도 균열이 일어났다. 동부와 오리온스가 연패에 허덕이는 사이 모비스와 SK의 선두다툼이 치열하게 전개됐다. SK는 모비스가 15일 시즌 첫 연패에 빠지면서 반 게임차까지 따라붙는 데 성공했지만 17일 잠실 맞대결을 모비스에 내주면서 선두 탈환에는 실패했다.
선두권 3강? 나도 끼자! 김주성을 앞세운 동부가 선두다툼에 합류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기세가 한껏 오른 동부는 내년 1월 1일까지 홈 4연전을 치른다. KT, KCC, LG, 인삼공사 등 중하위권을 상대로 7할 승률 복귀를 노린다. 모비스와 SK가 오는 27일 울산에서 다시 한 번 투닥거리는 사이 얼마나 승수를 추가할 수 있을지가 동부에겐 관건이다.
# 피 튀는 6강 다툼은 이제부터
안정적인 전력을 가진 상위팀들이 선두권을 굳건히 다질수록 중위권은 더욱 불안하다. 그만큼 6강 플레이오프를 위한 자리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오리온스와 인천 전자랜드가 중위권을 이끌고 있는 모양새다. 오리온스는 11월 중순부터 한 달여 동안 12경기 3승 9패로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며 승률이 5할대까지 떨어졌지만 차츰 경기력이 올라오고 있다. 발등과 허벅지 부상을 안고 있는 트로이 길렌워터가 변수다. 찰스 가르시아가 어제(21일) 32득점을 터뜨리며 시즌 최고 활약을 보여줬지만 기세가 계속 이어질지는 의문이다.
'영원한 언더독' 전자랜드.
# OOO만 돌아오면…후반기 대반격 예고한 팀들
올시즌 6강 예측이 힘든 이유는 각 팀마다 확실한 후반기 반등 요소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안양 KGC인삼공사와 창원 LG는 각각 오세근과 김종규, 국가대표 토종 빅맨들의 귀환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양희종과 강병현이 건재한 인삼공사는 최근 이원대, 김윤태 등이 앞선에서 힘을 보태면서 쉽게 물러서지 않는 팀이 됐다. 오세근의 복귀가 퍼즐완성의 마지막 조각이다. 작년 정규리그 우승팀 LG 역시 데이본 제퍼슨의 몸상태가 올라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8위에 처져 있다. 김종규는 당초 12월 복귀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김진 감독은 “아직 더 지켜봐야 한다”고 섣불리 복귀 시점을 예상하지 못했다.
최근 5경기 6.2득점. 부산 KT의 조성민에겐 낯선 기록이다.
하위권에 처져 있는 KCC와 삼성도 희망의 끈을 놓기에는 이르다. KCC는 ‘슬로우 스타터’로 유명하다. 우선 하승진 김태술 박경상 등 부상병동에 있는 주전들의 복귀가 시급하다. 비록 연패 중이지만 이른바 ‘진흙탕 농구’로 대변되는 식스맨들의 분전은 위안거리다. 삼성은 최근 3경기 2승1패로 상승세를 탔다. 점점 더 살아나는 김준일-리오 라이온스 조합이 고무적이다. 비록 21일 동부전에서 아깝게 한 점차 패배를 당했지만 경기력이 좋아진 건 확실하다. 가드진도 외곽에서 살아나고 있고 돌아온 키스 클랜턴의 활약도 기대된다.
4라운드에 돌입한 10개 구단은 내년 1월 10, 11일 양일간 펼쳐지는 올스타전을 전후로 휴식기를 가진 뒤 잔여 일정을 소화하게 된다. 정규리그는 내년 3월 5일에 모두 종료된다. [헤럴드스포츠=나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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