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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마다 인생경기 펼친 오리온스의 값진 1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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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특급 활약으로 팀 승리를 이끈 찰스 가르시아. 더 이상 길렌워터 의존증에 허덕이지 않아도 될 듯하다.


고양 오리온스가 안양 원정에서 기분 좋은 승리를 챙겼다.

오리온스가 21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안양 KGC와의 2014-2015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네 번째 맞대결에서 99-91로 이겼다. 연장 승부 끝에 얻어낸 값진 승리였다. 최근 5경기서 1승4패로 부진했던 오리온스는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오리온스의 이날 승리는 출전 선수들의 고른 활약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어느 한 선수만을 주연이라 칭하기 어려워 출전 선수들의 활약을 정리했다.

찰스 가르시아(26, 포워드)

찰스 가르시아가 폭발했다.

가르시아는 31분34초를 뛰며 32점 9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이날 경기 이전까지 가르시아는 평균 13분 정도를 뛰었다. 이전까지 가르시아가 가장 오래 뛴 시간은 지난 11월1일 서울 SK와의 경기에서의 20분17초다.

가르시아는 올 시즌 외국인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3순위로 오리온스에 지명되며 엄청난 활약을 예고했다. 하지만 2라운드에서 뽑힌 외국인 동료 트로이 길렌워터가 신드롬을 일으키며 활약을 펼치자 가르시아는 조연 역할에 충실할 수밖에 없었다.

이날도 선발 출전은 길렌워터의 몫이었다. 이틀 전 동부와의 경기에서 왼쪽 허벅지 부상을 당한 길렌워터는 정상적인 몸 컨디션이 아니었지만 출전을 감행했다. 그러나 1쿼터 1분47초만 뛰고 가르시아와 교체됐다.

1쿼터부터 가르시아의 진가가 나타났다. 맥기와 윌리엄스를 상대로 골밑에서 화려한 스핀무브와 빠른 스피드로 득점을 올렸다. 50%도 채 되지 않는 자유투성공률을 가진 가르시아는 자신이 얻어낸 12개의 자유투 중 8개를 성공시켰다. 무려 67%의 성공률. 3점슛 2개 성공은 덤이었다.

4쿼터 4분46초를 남기고 5반칙으로 코트를 떠난 점은 아쉬움으로 남지만 가르시아는 박수를 받기에 충분한 활약을 펼쳤다.

오리온스 추일승 감독은 “길렌워터가 체력적으로 힘들어 하고 있다. 가르시아가 길렌워터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어야 한다”며 가르시아의 활약 여부가 팀 승리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내다 봤다. 그리고 가르시아는 팀 승리를 이끌며 추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장재석(23, 센터)과 이승현(22, 포워드)

장재석과 이승현의 활약 또한 무시할 수 없었다.

둘은 이날 경기에서 자신들의 올 시즌 최다 득점 기록을 경신하며 팀 승리에 일조했다. 장재석은 39분46초를 뛰며 20점을 올렸고, 이승현은 42분 9초를 뛰며 19점을 올렸다.

장재석의 활약은 실로 놀라웠다. 올 시즌 최다 득점이 15점(10월27일 KCC전)이었는데 이날 위기 때마다 해결사 본능을 발휘했다. 평소 잘 들어가지 않던 미들슛이 기막히게 들어갔고, 센터로서 골밑에서 몸싸움을 불사하며 10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냈다.

이승현은 외곽에서 빛났다. 개인 최다 타이인 5개의 외곽포를 적중시킨 이승현의 이날 3점슛 성공률은 무려 83%(5/6). 다른 공격 지표에서는 상위권에 랭크되어 있지 않지만 3점슛 성공률은 51.25%로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다.

허일영의 부상으로 3라운드부터 오리온스의 외곽포가 잠잠했던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 활로를 뚫어줄 선수로는 이승현이 제격이었다. 포스트 공격보다 미들 점퍼나 외곽포를 가동할 때 그 위력이 배가 되는 이승현의 공격이 이날 KGC를 상대로 유감없이 발휘됐다. 연장에서는 양 팀 최다인 5득점으로 승리의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임재현(37, 가드)과 한호빈(23, 가드)

오리온스 가드진의 신구 조화가 빛을 발한 경기였다.

임재현과 한호빈이 최근 3경기 연속 선발 출전하며 발을 맞춘 가운데 시즌 최고의 ‘케미’를 선보였다.

한호빈은 시소게임이 펼쳐지던 1쿼터에서 멋진 드라이브인 2개를 성공시키며 상대의 허를 찔렀다. KGC에는 국가대표 가드 박찬희가 버티고 있었지만 한호빈은 자신의 플레이를 펼쳤다. 실책이 4개로 다소 많았지만 적극적인 공격을 시도하다 저지른 것이 대부분이었다. KGC의 이원대(9개)에 이어 어시스트 8개로 팀의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임재현은 그야말로 노장 투혼에 가까운 활약을 펼쳤다. 7점차로 끌려간 채 맞이한 3쿼터에서 임재현은 초반 가로채기 2개와 외곽포 한 방으로 추격의 불씨를 당겼다. 임재현의 천금같은 가로채기가 없었다면 한창 분위기를 타던 KGC에 그대로 경기를 내줄 수도 있었던 상황.

또 임재현은 이날 13득점을 올려 통산 4,603득점을 기록했다. 통산 4,600득점은 KBL 출범 이래 30번째 기록이다. 37세의 나이에도 여전히 코트를 누비는 베테랑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 지 깨닫게 한 경기였다.

트로이 길렌워터(26, 포워드)

역설적이게도 길렌워터 또한 좋은 활약을 펼쳤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날 2득점을 올린 길렌워터는 자신의 올 시즌 최소득점 경기를 펼쳤다. 그럼에도 길렌워터가 박수를 받을 수 있는 이유는 승부처에서 부상 투혼을 발휘했기 때문이다.

경기의 주인공 가르시아가 4쿼터 중반 파울 아웃 되면서 오리온스는 84-83으로 1점차까지 쫓겼다. 가르시아 대신 출전할 수밖에 없었던 길렌워터는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제대로 된 움직임을 보일 수 없었다.

하지만 그의 진가는 연장전에서 드러났다. 이날 길렌워터의 유일한 득점이 연장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95-91로 앞섰지만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길렌워터는 골밑 득점을 올렸다. 사실상 승부를 결정짓는 득점이었다.

‘길렌워터 의존증’이라는 용어를 달고 지낼 정도로 오리온스의 핵심 전력을 담당하는 그이지만 오늘 만큼은 동료들의 활약을 지켜보는 까메오의 역할을 맡았다. 그리고 까메오는 마지막 접전 상황에서 큰 일을 해냈다.

선수들의 고른 활약으로 소중한 1승을 챙긴 오리온스는 25일 인천 원정을 떠나 올 시즌 상대전적에서 열세를 보이는 인천 전자랜드와 결전을 벌인다. 크리스마스에 승전보를 울리고 2연승을 달릴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헤럴드스포츠=유태원 기자]

■ 21일 프로농구 결과

안양 KGC(12승16패) 91-99 고양 오리온스(16승13패)

원주 동부(19승9패) 76-75 서울 삼성(7승22패)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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