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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LB 신인왕, NL 제이콥 디그롬-AL 호세 아브레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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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셔널리그 신인왕 제이콥 디그롬.


[헤럴드스포츠=김중겸 기자]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 신선함을 불어넣은 최고의 신인들이 확정됐다.

11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MLB 사무국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내셔널리그 신인왕에 제이콥 디그롬, 아메리칸리그 신인왕에 호세 아브레유가 각각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디그롬은 1위표 26장을 받는 등 총 142점으로 92점을 받은 2위 빌리 해밀턴을 따돌렸으며, 아브레유는 30장의 1위표를 모두 받는 만장일치로 아메리칸리그 신인왕에 올랐다.

30년 만의 뉴욕 메츠 신인왕 - 제이콥 디그롬
시즌 전만 해도 디그롬의 신인왕 등극을 예측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 지난해 이미 데뷔를 한 빌리 해밀턴(CIN)과 이제는 고인이 된 오스카 타베라스(STL), 그리고 하비에르 바에즈(CHC) 정도가 유력한 후보로 손꼽혔다. 시즌 전 베이스볼 아메리카 평가 팀 내 유망주 10위에 랭크된 디그롬은 크게 주목받는 유망주는 아니었으나, 엄청난 성장세를 선보이며 단숨에 팀 내 선발 로테이션의 한 자리를 따내는 동시에 신인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게 됐다.

지난 5월 16일 딜론 지의 어깨 부상 이탈로 뉴욕 양키스와의 인터리그에서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디그롬은 데뷔전에서 타선의 침묵으로 패전투수가 됐으나 7이닝 1실점 호투를 선보이며 화려한 신고식을 마쳤다(5월 류현진의 어깨 부상 복귀전 상대 투수가 데뷔 두 번째 등판을 가진 디그롬이었다). 올 시즌 성적은 9승 6패 2.69. 마지막 15경기에서는 9승 2패 1.99라는 완벽한 투구를 선보였으며, 9월 16일 마이애미와의 경기에서는 경기 시작과 함께 8타자 연속 삼진이라는 메이저리그 역대 타이기록도 만들어냈다.

최고 구속 97마일의 패스트볼을 구사하는 디그롬은 투심과 슬라이더, 커브 그리고 체인지업을 구사한다. 빠른 공은 그의 가장 큰 무기. 그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93.5마일로, 규정이닝에 진입한 투수들에 대입하면 11번째로 빠른 수치다.(시즌 144이닝) .181의 패스트볼 피안타율은 그가 지닌 빠른 공의 위력을 알 수 있는 수치며, 전체 삼진 개수의 54.2%를 패스트볼로 잡아냈다.

패스트볼이 가장 위력적인 공이라면, 그의 체인지업은 가장 주목받고 있는 구종이다. ‘체인지업의 달인’ 쉴즈와 마찬가지로 우투수임에도 우타자를 상대로도 체인지업을 구사할 만큼 본인의 공에 자신감을 갖고 있으며, 올 시즌 그가 던진 체인지업에 대한 헛스윙율은 30.23%로 쉴즈의 그것과 정확히 일치한다. 놀라운 것은 토미 존 수술로 1년 넘게 공백기를 가진 이후인 2012년에야 체인지업을 연마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본격적으로 구사한지 불과 2년 만에 메이저리그에서도 주목받는 구종으로 성장시키는 습득력을 발휘한 것으로, 그에게 체인지업을 전수한 투수는 바로 요한 산타나다.

마이너시절 브레이킹 볼을 가다듬어야 한다는 지적을 받았으나, 메이저리그 입성 후에는 슬라이더와 커브도 효과적으로 구사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첫 7경기에서 4패 4.39를 기록한 후 커브의 비중을 두 배 가까이 늘리면서 마지막 15경기에서 반전을 일궈냈다. 결정구보다는 주로 스트라이크 카운트를 잡는데 커브를 활용했는데, 그의 커브 스트라이크 비율은 무려 76%였다.

이외에도 안정된 제구와 유연한 투구폼을 갖고 있어 메이저리그에서도 오랜 기간 롱런이 가능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메츠에는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를 막론하고 전도유망한 젊은 투수들이 차고 넘치는 상황. 내년 시즌 맷 하비가 토미 존 수술을 딛고 돌아올 예정이며, 잭 휠러는 올 시즌 첫 풀타임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그리고 팀 내 최고 유망주인 노아 신더가드가 조만간 메이저리그 데뷔를 앞둔 가운데, 폭풍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디그롬의 발견은 올 시즌 메츠가 거둔 최고 수확 중 하나였다. 마지막으로 재미있는 사실 한 가지. 메츠의 프랜차이즈 역대 신인왕은 탐 시버(1967년), 존 매틀락(1972년) 그리고 드와이트 구든(1984년) 이후 디그롬이 네 번째로, ESPN에 따르면 메츠는 앞선 세 번의 신인왕 배출 이후 모두 2년 내에 월드시리즈에 진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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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리그 신인왕 호세 아브레유. 사진=MLB닷컴


MVP급 신인왕, 호세 아브레유
아브레유의 성적은 .317의 타율과 36홈런 107타점. 강력한 리그 MVP 후보인 마이크 트라웃의 .287 36홈런 111타점에 결코 밀리지 않는 성적이다. 신인으로서 3할-30홈런-100타점을 달성한 것은 2001년의 알버트 푸홀스 이후 13년 만에 처음이며, 이달의 신인상과 이달의 선수상 모두를 차지한 메이저리그 역대 첫 번째 선수가 됐다. 또한 타율-홈런-타점의 트리플 크라운 부분에서 모두 리그 5위 안에 입성한 최초의 신인에도 이름을 올렸으며, 107타점은 1999년 카를로스 벨트란이 기록한 108타점에 이어 아메리칸리그 역대 신인 2위 기록이다.

쿠바 출신인 그는 지난해 10월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6년간 6800만 달러의 계약을 체결했다. 16살의 나이로 쿠바 리그에 데뷔해 세스페데스의 홈런 기록을 경신한 바 있으며, 지난해 쿠바 대표로 WBC에 참가하기도 했다.

당초 배트 스피드는 빠르지 않으나 큰 키와 다부진 체격에서 나오는 파워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던 상황. 36개의 홈런은 메이저리그 전체 3위 기록이며, .581의 장타율은 메이저리그 1위의 성적이다.

문제는 정교함이었다. 그의 워크아웃에 참가했던 스카우트들은 평범한 배트 스피드와 스트라이드시 왼발을 짧게 두 번 내딛는 움직임에 문제를 제기하며 정확도에서는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었다. 실제 첫 17경기에서 낮게 떨어지는 변화구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며 정확히 2할의 타율에 머물렀으나, 이내 메이저리그 투수들에 적응하며 최악의 투고타저 속에서도 .317의 고타율을 기록했다.

좌(59), 중(70), 우(47)측으로 골고루 안타를 생산해내며 스프레이 히터로서의 면모까지 과시했으며, 좌완(.353)과 우완(.305), 홈(.336)과 원정(.300)을 가리지 않는 꾸준함도 드러냈다. 특히 홈런에만 집착하지 않는 타석에서의 영민함은 그를 더욱 돋보이게 하고 있는데, 만약 그가 타율 대신 장타에 보다 포커스를 맞췄다면 올 시즌 홈런왕은 넬슨 크루즈가 아닌 그의 몫이 됐을 것이다. 이에 시즌 중 클리블랜드의 테리 프랑코나 감독은 완벽함을 추구하는 그의 모습을 두고 "마치 미구엘 카브레라를 보는 것 같다"라는 말로 극찬을 아끼지 않기도 했다.

남은 과제는 체력적인 문제를 보완하는 일이다. 아브레유는 쿠바에서 뛸 당시 단 한 차례도 한 시즌에 400타석 이상 들어선 적이 없었던 상황. 이에 벤추라 감독은 체력 세이브를 위해 종종 지명타자로 출전시키는 배려를 해줬음에도 그는 시즌 막판 힘에 부치는 모습이 역력했다. 마지막 11경기에서 .231의 타율에 그쳤으며, 7월까지 94경기에서 31개의 홈런을 기록한 뒤 8월 이후 51경기에서는 단 5개의 홈런에 머물렀다. 이에 리그 1위에 올랐으나 6할을 상회하던 장타율이 .581로 낮아진 가운데, 그에게 보다 집중될 투수들의 견제와 더불어 체력적인 문제가 2년차 시즌의 최대 관건이 될 전망이다.

화이트삭스 팬들은 올 시즌 아담 던과 팀의 상징이었던 폴 코너코를 떠나보냈다. 팀도 지난해에 비해 10승을 추가했으나, 73승 89패에 그치며 6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마운드에서는 크리스 세일이 고군분투 한 가운데 호세 퀸타나가 그나마 뒤를 바쳤을 뿐, 팀 평균자책점에서 27위(4.29)에 그쳤다. 트레이드로 합류한 아담 이튼이 자리를 잡고 질라스피에가 잠재력을 꽃피웠으나, 아비사일 가르시아가 부상으로 100경기 넘게 결장하고 공갈포 성향이 더욱 짙어진 비시에도를 비롯한 타선의 리빌딩도 기대보다는 더디게 진행됐다. 하지만 화이트삭스 팬들은 팀 리빌딩의 최대 화두였던 아브레유의 메이저리그 연착륙이 있어 그나마 미래를 이야기할 수 있었다. 팀 프랜차이즈 역대 6번째이자 1985년의 아지 기엔 이후 29년 만의 화이트삭스 출신 신인왕, 호세 아브레유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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