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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4일 만의 등판, 선택은 커브와 체인지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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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 복귀전에서 6이닝 1실점을 기록한 류현진(사진=OSEN)


[헤럴드스포츠=김중겸 기자] 팀은 패했지만 류현진의 복귀전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어깨 통증 이후 24일 만의 등판. 힘을 비축한 류현진은 경기 초반 작심한 듯 빠른 공으로 상대를 압박해 나갔다. 2회까지 던진 39개의 공 중 24개를 패스트볼로 구사했으며, 평균 구속 역시 92.6마일로 올 시즌 평균인 90.9마일을 훨씬 상회하는 수준이었다.

패스트볼과 함께 류현진의 레퍼토리를 이룬 구질은 커브. 1회 첫 두 타자인 카펜터와 그리척을 모두 커브를 사용해 삼진 처리했으며, 2회초 무사 1,2루 위기에서 마주한 존 제이와의 풀 타운트 승부에서도 커브를 사용해 상대 타자의 헛스윙을 이끌어냈다.

류현진은 타순이 한 바퀴 돈 3회 체인지업의 비중을 급격히 높이며 볼 배합의 변화를 가져왔다. 출발은 좋지 못했다. 선두타자로 타석에 선 카펜터에게 4구째 체인지업이 통타 당하며 우중간 담장을 넘는 솔로 홈런을 허용했다. 하지만 이내 안정을 되찾은 류현진은 체인지업으로 그리척을 좌익수 뜬공으로 유도한 뒤, 1사 1루 상황에서 역시 체인지업으로 페랄타를 삼진 처리했다. 2회까지 단 5개의 체인지업만을 던졌던 류현진은 3회 던진 22개의 공 중 8개를 체인지업으로 구사했다.

4회와 5회를 15개의 공으로 손쉽게 처리한 류현진은 마지막 이닝임을 통보받은 듯 마지막 힘을 짜냈다. 이날 경기 가장 빠른 구속인 94마일을 기록했으며, 3회부터 5회까지 평균 91.1마일로 떨어졌던 평균 구속을 92.1마일로 끌어 올렸다. 경기 초반의 볼배합으로 되돌아간 류현진은 다시 커브의 비중을 높이며 6회 처리한 세 개의 아웃 카운트 중 두 개를 커브로 잡아냈다.

이날 경기 92개의 투구수를 기록한 류현진은 패스트볼 54.3%, 커브 23.9%, 체인지업 19.6% 그리고 슬라이더 4.3%의 구종 분포를 기록했다. 23.9%의 커브 구사율은 올 시즌 정규 시즌을 포함해 가장 높은 수치였으며(팬그래프닷컴 기준), 이날 기록한 4개의 삼진 중 3개를 커브로 잡아냈다. 특히 고비마다 던진 낙차 큰 커브에 세인트루이스 타자들은 좀처럼 타이밍을 맞추지 못했다. 시즌 중반 이후 제구에 다소 어려움을 겪었던 체인지업 역시 이날 로케이션 형성이 원활히 이뤄지는 모습으로, 올 시즌 체인지업 피안타율이 .318에 달했지만, 이날은 .167(6타수 1피안타)을 기록했다.

흥미로운 점은 이날 류현진이 슬라이더를 거의 던지지 않았다는 점으로, 92개의 공 중 단 4개만을 슬라이더로 구사했다. 시즌 중반 고속 슬라이더를 장착한 이후 슬라이더의 비중을 급격히 높였음을 감안하면 다소 뜻밖의 볼 배합이었다. 2회 맷 아담스에게 처음 던진 슬라이더가 안타로 연결됐으며, 단 4개의 공을 구사하면서도 이날 허용한 5피안타 중 2개를 슬라이더 구사 시 허용했다. 대신 좀처럼 던지지 않는 좌타자 상대 체인지업을 세 개 던졌는데, 이 중 하나가 카펜터에게 허용한 3회 솔로 홈런이었다.

류현진의 성적은 6이닝 5피안타 1실점. 부상 복귀전이자 1승 1패로 맞선 시리즈의 명운이 달린 3차전이었음을 감안하면 대단히 인상적인 투구였다. 92개의 투구수 중 스트라이크는 59개였으며, 이날까지 류현진의 포스트시즌 통산 평균자책점은 2.81이 됐다.

류현진의 호투에도 다저스는 1-1로 맞선 7회말 앨버트가 콜튼 웡에게 결승 2점 홈런을 허용하며 1-3으로 패했다. 다저스는 사흘 연속 불펜진이 홈런을 허용하면서 당초 우려됐던 고민이 고스란히 포스트시즌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다저스는 내일 클레이튼 커쇼가 나서 1차전의 실패를 만회하기 위한 사흘 휴식 후 등판을 가질 예정이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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