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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정폭력에 휘청거리는 NF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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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리조나 카디널스의 조나단 드와이어가 18일(한국시간) 피닉스 경찰에 체포되고 있다.

[헤럴드스포츠(LA)=이사부 통신원] 미국 최고의 인기 스포츠는 단연 풋볼이다. 메이저리그, NBA, 아이스하키 등 어떠한 프로 스포츠도 이 미식축구의 인기는 따르지 못한다. 스포츠 전문 케이블인 ESPN은 자사의 채널 2~3개를 동원해 개막 전부터 24시간 풋볼과 관련된 방송을 한다. 심지어 스프링 캠프임에도 각 구단의 훈련 장면을 생중계할 정도다.

이처럼 최고의 인기를 끄는 NFL이 3주 전 2014~15시즌을 시작했다. 그런데 개막과 함께 연이어 풋볼 플레이어들의 가정 폭력 사태가 불거져 나오며 경기 못지 않은 관심을 끌고 있다. 심지어 연예 가십을 주로 다루는 일부 매체들까지 가세해 취재 경쟁까지 치열하다.

가장 먼저 사고를 친 선수는 볼티모어 레이븐스의 러닝백이었던 레이 라이스다. 지난 2월 애틀랜틱시티의 한 카지노 호텔 엘리베이터 안에서 당시 약혼녀였던 현재의 아내를 폭행했는데 이 사건으로 2경기 출정정지라는 가벼운 징계를 받았다. 그런데 최근 아내를 폭행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긴 동영상이 뒤늦게 공개되면서 징계를 내린 NFL 사무국이 여론의 호된 비난을 받았다.

징계가 너무 약하다는 것과 사건 당시 호텔 측이 이 동영상을 사무국에 제출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음에도 무시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 파문이 확산되자 NFL 사무국은 라이스에게 전경기 출전 정지 처분을 다시 내렸고, 소속팀인 볼티모어 역시 그와의 계약을 파기해 일단 파문은 진정됐다. 덕분에 라이스는 올 시즌 연봉 400만 달러를 받지 못하게 됐다.

NFL 스타들의 가정 폭력 파문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라이스 사건이 수그러지자 지난 13일(이하 한국시간)에는 미네소타 바이킹스의 주전 러닝백인 애드리언 페터슨의 아동학대가 불거져 나왔다. 페터슨은 지난 5월 4세인 아들을 훈육하는 과정에서 회초리로 아들의 등과 다리, 엉덩이를 때려 피멍이 들게 해 아동학대로 기소됐다. 아직 최종 판결이 나진 않았지만 미네소타는 페터슨을 선수명단에서 제외하고 추후 상황을 보기로 했다. 그러나 그의 후원사인 나이키는 그와의 계약을 모두 파기했다.

페터슨의 파문이 아물기도 전인 18일에는 애리조나 카디널스의 조나단 드와이어가 아내를 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돼 구치소에 수감됐다. 그는 아내에게 성관계를 요구하다 거절당하자 머리로 그녀의 얼굴을 들이받아 코뼈를 부러뜨린 데다 다음 날에는 주먹으로 안면을 가격했다. 또 18개월 된 아들이 있는 곳에서 주먹으로 벽을 때려 신발들이 떨어지게 하기도 했다고. 아내가 화장실로 도망가 경찰에 신고해 붙잡힌 드와이어는 보석금 2만 5000달러에 전자발찌 같은 장치를 몸에 부착한 뒤 보석으로 일단을 풀려났다. 하지만 이 사건이 터지자마자 애리조나 구단은 그를 바로 방출시켰다.

이미 라이스 사건이 터지고 난 뒤 NFL은 선수가 가정폭력과 연관된 경우 첫 번째 적발 때는 4~6게임 출장정지, 재발 때는 한 시즌 출장정지라는 강화된 처벌 규정을 만들었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가정폭력 사건이 계속 일어나고 있다.

상황이 이쯤되자 미국에서 유명한 여가수 리한나는 가정폭력의 중심인 NFL 방송에 자신의 음악이 사용되는 것을 거절했다. 뿐만 아니라 NFL의 로저 구델 커미셔너는 자리까지 위협받고 있다. 레이스 사건 처리와 관련해 NFL 사무국의 선수 감싸기를 커미셔너가 책임져야 한다는 주장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틀 전에는 한 여성이 2007년 사건까지 들먹이며 커미셔너의 해임을 요구했다.

라시다 왓틀리라는 이 여성은 자신의 전 남자친구인 당시 덴버 브롱코스의 브랜드 마샬(현 시카고 베어스)로부터 수차례 폭행을 당했다고 NFL에다 제소를 했지만 아무런 조치도 취해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며 NFL의 처리를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사실 미국이 자유분방한 나라처럼 보이지만 가정폭력과 관련해서는 매우 엄격하고 보수적인 나라다. 그런데 최고의 인기 스포인 풋볼에서 스타플레이어들의 가정폭력이 연이어 터져 NFL로서는 매우 난처한 입장이다. 이뿐 아니라 가정폭력과 연관돼 재판 중인 선수들이 몇몇이 경기에 출전하고 있어 이들에 대한 사무국의 처리도 많은 팬들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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