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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은중독의 편파야구 Just For Twins!] 이런 날도 있다. 하지만 자주 있어서는 안 된다.

  • 기사입력 2014-09-06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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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6일 결과 : LG 트윈스 5 - 9 한화 이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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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최정은 LG가 필요로 하는 거포 3루수로 올시즌 후 FA로 풀린다. LG가 거포부재로 패한 9월 6일, 마침 최정은 잠실 경기에서 3점포를 쏘아올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INTRO - 트윈스에게는 최정이 필요하다

프로야구 33년을 지켜온 팀 중 트윈스처럼 제대로 된 4번 타자를 찾는 데 애를 먹은 팀이 또 있을까 싶다. 기억나는 막강한 4번 타자가 원년 백인천, 1994년 한대화, 2009년의 페타지니 정도다. 그런데 이들마저도 2년 이상 그 위력을 이어간 적이 없다.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유일한 4할 타자였던 원년 백인천은 이듬해 몰락했다. 2008년 시즌 중간에 영입돼 2009년 타율 0.332, 26홈런 100타점으로 강력한 4번 타자로 자리 잡았던 페타지니는 2010년 재계약에 실패했다. 1994년 팀의 두 번째 우승을 이끌었던 한대화는 사실 해결사 이미지가 강해서 그렇지 애초부터 어마어마한 성적을 올린 4번 타자가 아니었다. 그는 전성기였던 1994년에도 타율이 0.297이었고 홈런은 고작 10개, 타점은 67타점이었다. 그리고 이듬해부터 2할 5푼대의 평범한 내야수로 전락했다.

드넓은 잠심을 홈으로 썼기 때문이라고 핑계를 댈 일만은 아니다. 함께 잠심을 쓴 베어스에게는 1999년 87홈런, 297타점을 합작한 전설의 ‘우동수(우즈, 김동주, 심정수) 트리오’가 있었다. 결국 트윈스가 선수를 제대로 못 뽑았고, 제대로 못 키운 탓이다.

타선에 위압감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 이것은 속된 말로 상대방 투수에게 '호구' 잡히기 좋은 재료다. 6일 매치업 상대였던 이글스의 올해 타선도 시즌 전체적으로 보면 신통치 않지만, 하반기에는 예의 그 다이너마이트 타선의 위용을 어느 정도 회복했다. 이날 시합에서도 그랬다. 3-4로 뒤지던 이글스는 7회말 무사 1루에서 4번 타자 김태균이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로 동점을 올린 뒤 연이어 4점을 더 뽑으며 빅이닝을 만들어냈다. 4번 타자의 존재감은 이런 것이다.

한 방을 쳐 줄 타자가 없다는 것. 도대체 몇 년 동안 반복되는 일인지 모르겠다. 2010년 하도 투수력이 떨어진 팀 사정상 페타지니와의 재계약을 포기한 것은 이해한다. 하지만 타자를 의무적으로 한 명 이상 쓰도록 한 올해조차 20홈런 정도를 쳐줄 외국인 타자를 영입하지 못한 것은 실로 안타깝다.

6일 시합은 7회말 이글스가 대거 5점을 내며 사실상 끝났다. 하지만 정말 답답했던 것은 시합 내내 타구를 외야 멀리 보내줄 것이 기대되는 타자가 한 명도 보이지 않았던 트윈스의 라인업이었다. 유일한 위안거리라면 ‘2군 본즈’로 불렸던 최승준이 5회 한밭 구장 우중간을 가르는 역전 2타점 2루타를 친 것뿐이었다.

빙빙 돌려 말하지 않겠다. 정의윤은 성장이 더디고 최승준은 아직 갈 길이 멀다. 채은성은 좋은 재료이긴 하지만 위압감을 주는 빅 뱃이 아니다. 우리에게는 타석에 서는 것만으로 상대 투수의 심장을 졸여놓을 강타자가 필요하다. 올 시즌이 끝나면 리그 최고의 3루 빅 뱃 최정이 FA시장에 나온다.

트윈스의 3루는 현재 공석이다. 핸드 마스터 손주인은 2루가 더 적합한 선수다. 그렇다! 트윈스에게는 최정이 필요하다. 트윈스의 프런트가 더 이상 ‘저비용 고효율’을 이야기하지 않았으면 한다. 투자를 할 때는 할 줄 알아야 한다. 지금 그나마 트윈스 타선에 남아있는 약간의 긴장감은 이진영, 정성훈 등 좋은 FA를 적절한 투자로 영입한 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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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패전 투수가 된 LG의 선발투수 리오단. 그는 6회까지 3실점으로 그럭저럭 상대 타선을 막았지만 7회 무사에서 두 타자 연속 안타를 맞으며 동점을 내줬다. 그리고 책임주자였던 김태균까지 홈을 밟아 5실점, 5자책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의문의 순간 -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리오단

투수 교체는 감독의 권한이다. 이를 함부로 비판하기 어려운 이유는 결국 결과론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7회에도 리오단을 마운드에 올린 양상문 감독의 결단을 마냥 비판할 수 없다. 결과가 좋았다면 양 감독의 이 같은 결정을 ‘신의 한 수’로 불렸을 것이다.

다만 짚고 넘어가고 싶은 부분은 이날 리오단이 평소와 전혀 다른 투구를 보여줬다는 것이다. 6회까지 3실점, 표면적 기록은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리오단은 이날 제구가 전혀 잡히지 않았다. 그는 경기 초반 난타를 당해 와르르 무너지는 일은 있었어도, 볼넷을 남발해 무너진 경기는 한 번도 없었다. 이날 시합 전까지 리오단이 한 경기에서 가장 많은 볼넷을 내준 기록은 고작 3개였다.

하지만 리오단은 이날 4회까지만 볼넷을 네 개나 내줬다. 뭔가 평소와 달라도 많이 달랐다는 뜻이다. 투수의 컨디션을 가장 잘 체크할 수 있는 곳은 다름 아닌 벤치다. 더구나 양 감독은 최고의 투수 코치 출신이다. 양 감독이 리오단을 7회에 올린 것은 두산과의 연 이틀 혈전으로 불펜이 많이 지친 것을 감안한 결정일 것이다.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트윈스의 불펜은 질뿐만 아니라 양도 풍부하다. 4일 베어스와의 시합에서 양 감독은 마치 불펜 컬렉션을 과시하듯 6회부터 8회까지 유원상, 신재웅, 정찬헌, 이동현, 봉중근을 줄줄이 올린 바 있다. 그렇다면 6일 시합에서 이미 투구수 100개를 바라보던 리오단을 조금 더 빨리 교체할 수 없었을까 하는 의문이 남는다.

투수 교체에 관한 한 양 감독은 뛰어난 감독 중 한 명이라는 평을 받는다. 필자 역시 팬으로서 그의 결단을 믿는다. 128경기의 시합을 모두 이길 수는 없다. 이렇게 지는 날도 있는 법이다. 하지만 위압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타선, 그리고 많은 팬들이 아쉬워 한 7회 리오단의 등판. 이렇게 찝찝한 감정이 남는 패배는 최대한 줄이는 게 좋다.

이날의 패배는 1패일 뿐이다. 모쪼록 트윈스가 드러난 약점들을 잘 추슬러 하반기 최강팀 이글스와의 7일 마지막 일전을 잘 준비하기를 바란다.

*수은중독 : 1982년 프로야구 개막전에서 이종도의 만루 홈런을 보고 청룡 팬이 된 33년 골수 LG 트윈스 팬. 인생에서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두 자녀를 어여쁜 엘린이로 키우고 있다.

sport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