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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노승 골프칼럼] (66) 골프 GOLF인가? 콜프 KOLF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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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골프문화를 콜프로 변질시킨 주범은 콜프장들이다. 사진은 라운드중인 콜퍼들.


골프는 종주국인 스코트랜드에서 시작되어 미국으로 건너가 크게 발전하면서 역사와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골프의 전통은 “게임의 정신”이라는 정신적인 지주를 지키는 것인데 그 기본은 정직, 공정, 예의이다. 골프가 한국에 도입되어 발전하면서 게임의 정신은 무시당한 채 잊혀졌고 한국만의 특별한 골프문화가 생겼다. 그래서 외국의 골퍼가 한국 골프를 경험하면 한국인들은 정직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리기 쉽다.

골프가 아니다
한국에는 규칙을 제대로 아는 사람이 드물고 또 알더라도 규칙대로 칠 수 있는 골프장이 없다. 그 날 라운드에서 정확하게 몇 타를 쳤는지 셀 수도 없고, 캐디가 적어주는 스코어는 규칙대로 센 스코어가 아닌 임의로 조작된 스코어가 대부분이다. 스코트랜드 골프 격언에 “골프 룰 대로 치지 않으면 골프가 아니다”라는 말이 있다. 그렇다면 한국에서 일반인이 치는 골프는 골프가 아닌데 뭐라고 불러야 할까?

이제 콜프 KOLF라고 부른다
필자는 골프 강의를 다니면서 한국의 특이한 골프를 “K골프”라고 불렀었다. 일반적으로 한국만의 우수성과 특별함이 있을 때 K팝과 같이 K를 붙여주는데 한국의 골프를 K골프라고 부르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만들어낸 한국 골프의 새 이름이 ‘콜프 KOLF’이다. 한국에서 골프를 치는 일반인들은 대부분 골퍼가 아닌 콜퍼이고 골프장들도 콜프장이라고 불러야 마땅하다. 또 한국에는 골프 룰 대신 불문법이라고 봐야 하는 콜프 룰이 존재한다.

필자는 30년 동안 해외 생활을 하면서 모범적인 골퍼였지만 귀국 후 콜퍼로 전향했다. 이미 뿌리가 박힌 한국의 콜프 문화에 저항하며 혼자서 골퍼로 남는 것은 불가능했다. 어쩌다 한국 최고의 명문 골프장이라고 인정 받는 곳에 가 보기도 하지만 플레이어들은 여전히 콜퍼들이다. 콜프가 아닌 골프를 치고 싶어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골프장은 없고 콜프장만 있는 한국에서 일반인의 골프는 영영 사라질지도 모른다. 차라리 해외로 골프여행을 가면 골프다운 골프를 칠 수 있는 기회가 생기지만 콜프에 길들여진 콜퍼들이 룰을 지키며 진짜 골프를 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주범은 골프장이다.

주범은 골프장이다
한국의 골프문화를 콜프로 변질시킨 주범은 콜프장들이다.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더 빠른 진행을 목표로 삼았고 골프 룰이나 에티켓 등은 철저히 무시 되었다. 빨리 치라는데 골프 룰을 지킬 시간이 모자라고 벙커의 발자국을 지울 수 있는 시간도 부족하다. OB 티를 설치하고 홀의 크기를 살짝 크게 만들어서 라운드 시간 단축에 올인하는 골프장들이 법의 제재를 받지 않고 버젓이 영업을 한다. 그 들이 변하지 않는 한 한국의 콜프문화를 골프문화로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은 없어 보인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 한국의 골프문화를 개선하려는 의지를 가진 골프장 주인이 한 명만 있어도 콜프장이 아닌 골프장이 탄생하는 것이고 콜퍼들이 제대로 된 골프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전통적인 골프 철학을 가지고 진짜 골프장으로 변신하여 골프다운 골프를 치게 해 주고, 진정한 골퍼들을 위한 새로운 마케팅을 하면 크게 성공할 수 있다는 혜안을 가진 골프경영인이 나타나기를 기다린다.

부끄러운 이름 콜프 KOLF
콜프 KOLF라는 이름에는 자조적이고 한국 골프를 비하하는 느낌이 있다는 의견도 있었고 필자도 동의하지만 그것은 자업자득이다. 한국 사람은 일등 국민이고 위대하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에게 콜프문화는 정말 부끄러운 것이기 때문이다.

*골프 대디였던 필자는 미국 유학을 거쳐 골프 역사가, 대한골프협회의 국제심판, 선수 후원자, 대학 교수 등을 경험했다. 골프 역사서를 2권 저술했고 “박노승의 골프 타임리프” 라는 칼럼을 73회 동안 인기리에 연재 한 바 있으며 현재 시즌2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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