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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노승 골프칼럼] (63) 그린피 언제 내려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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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드중인 골퍼들.


한국의 그린피는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서 훨씬 더 비싸다고 생각하는데 그것이 사실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꼭 그렇다고 볼 수는 없다. 미국에 가니까 그린피 30달러만 내면 하루 종일 무제한으로 라운드 할 수 있는 골프장들이 많이 있더라는 이야기는 사실이다. 그러나 그린피 500달러가 넘는 골프장들도 많다는 사실을 이야기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유럽의 많은 골프장들도 그린피는 100유로(14만원) 정도니까 우리가 상상하는 것 만큼 싸지는 않다. 다만 한국 골프장에서는 카트와 캐디피, 비싼 음식 등 부대 비용이 큰 것이 문제다.

5스타 호텔과 5스타 골프장
골프장을 호텔에 비교해 보자. 미국에는 값싼 모텔부터 3스타, 4스타, 5스타, 6스타까지 다양한 가격대의 호텔들이 있다. 골프장도 이와 비슷하다. 모텔급의 골프장부터 최고 수준의 6성급 골프장까지 소비자의 경제적 능력과 기호에 따라서 선택이 가능하다. 모텔급의 골프장들은 시설이나 골프장 관리 수준이 현저히 떨어지지만 골프를 즐기기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 그래서 골프가 여행처럼 대중화 될 수 있다.
한국에는 500개가 넘는 골프장들이 있는데 그 골프장들은 몇 개의 특수한 골프장들을 제외하고 모두 5스타 호텔급이라고 주장하는 골프장들이다. 주로 산지에 코스를 건설해야 하는 고비용도 문제지만 호화스러운 클럽하우스에 과도한 투자가 들어가고 운영을 위한 인원도 미국의 3배 가까이 된다. 골프장 주인들은 당연히 5스타 호텔급으로 건설해야 이익이 많이 난다고 생각하며 내장객들도 모두 부자라는 전제로 마케팅을 한다. 한국에는 모텔급 골프장이 없으니까 선택의 여지가 없는 골퍼들은 5스타 골프장에 갈 수 밖에 없는데 간판만 5스타이고 코스의 관리상태는 미국의 모텔 급에도 못 미치는 골프장들이 너무 많다.

모텔급 골프장을 공급해야
그린피가 내려가려면 골프장 규제를 완화하여 더 많은 골프장을 공급하자는 의견도 있지만 계속 5스타급의 골프장만 건설한다면 그린피 인하효과는 거의 없을 것이다. 신규 골프장들에게 인허가 과정에서부터 기존 골프장에 비해 확실하게 유리한 세제 혜택을 주고 모텔급 또는 3스타급의 저비용 골프장으로 유도해야 그린피 문제가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진정한 골프대중화의 길로 갈 수 있다. 어쨌든 현재의 상황은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의해서 그린피가 내려갈 수 있는 가능성이 거의 없다.

인내하며 기다려야
경제적인 부담을 느끼는 골퍼라면 스크린 골프를 더 많이 활용하고 해외 골프의 기회를 만드는 것이 그나마 국내 라운드 수요를 줄여서 골프장에게 압박을 가할 수 있는 방법이다. 코로나 이후 골프장은 계속해서 호황을 누리고 있는데 이미 큰 수익을 쌓아놓고 있는 골프장들이 단기간 내에 골퍼들을 위해서 그린피를 인하할 수 있다는 희망은 버려도 좋다. 또 정부가 개입해서 그린피를 인하시키는 것도 매우 어렵다. 골퍼의 숫자가 줄고 라운드 횟수를 줄이는 골퍼가 많아지면 결국 그린피가 내려갈 수 있지만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야 하며 그 시간은 기대보다 훨씬 길어질 것이다.

*골프 대디였던 필자는 미국 유학을 거쳐 골프 역사가, 대한골프협회의 국제심판, 선수 후원자, 대학 교수 등을 경험했다. 골프 역사서를 2권 저술했고 “박노승의 골프 타임리프” 라는 칼럼을 73회 동안 인기리에 연재 한 바 있으며 현재 시즌2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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