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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GA투어까지 접수한 사우디 국부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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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국부펀드의 투자로 출범한 LIV골프의 방송 해설진. [사진=LIV골프]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강래 기자] PGA투어와 DP월드투어, LIV골프간 합병이 메가톤급 위력으로 골프계를 흔들고 있다. 이번 합병을 주도한 제이 모나한 PGA투어 커미셔너는 RBC 캐나디언오픈 대회장에서 가진 선수들과의 미팅에서 사임까지 요구받았다. 분노한 선수들은 그를 위선자라고 공격했다. 강도높게 LIV골프를 비난했던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이번 합병을 옹호하는 발언을 해 동료 선수들을 허탈하게 만들었다.

이런 혼란의 소용돌이 중심엔 사우디 국부펀드인 PIF(Public Investment Fund)가 있다. 사우디 아라비아의 오일 머니를 바탕으로 한 PIF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펀드로 규모가 6250억 달러(약 816조원)에 달한다. 사우디 정부에 의해 1971년 조성된 PIF는 실세인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가 직접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구글과 코스트코, 메타, 스타벅스, EA스포츠, 우버와 보잉, 페이팔, 줌 등 세계적인 기업에도 투자했다. 도시에 거주하는 전 세계 현대인들의 일상생활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이들 기업을 통해 막대한 수익을 거두고 있는 것이다. 우리와도 관련이 있다. 포스코 지분의 38%를 갖고 있으며 2016년엔 게임 회사인 넥슨에 10억 달러(약 1조 3000억원)를 투자했다.

PIF는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 비전펀드에도 450억 달러(약 58조 7700억원)를 투자했는데 로리 매킬로이와 저스틴 토마스도 이 펀드에 투자했다. PIF는 2015년 이후 규모가 4배나 성장했으며 2021년엔 코로나 펜데믹 속에서도 600억 달러(78조 3600억원)라는 엄청난 수익을 거뒀다.

빈 살만은 여성 인권 침해와 언론인 암살 등 사우디 아라비아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씻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스포츠 시장에 투입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축구다. 프리미어리그 뉴 캐슬을 3억 달러(약 3918억원)에 샀으며 최근엔 5억 달러(약 6530억원)를 들여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카림 벤제마를 사우디 리그로 영입하는데 성공했다.

빈 살만은 또한 ‘모터스포츠의 꽃’이라 불리는 F1(포뮬러 원)을 사우디 아라비아로 가져오려고 하고 있다. 이미 애스턴 마틴 레이싱 팀을 6억 6천만 달러(약 8619억원)에 구매한 빈 살만은 200억 달러(약 26조 1200억원)를 들여 F1 전체의 상업적 권리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 하고 있다. 빈 살만은 역점 사업인 네옴 시티에 두 개의 F1 서킷을 건설해 영국의 몇몇 레이싱 팀을 가져오려고 계획하고 있다.

PGA투어와 LIV골프간 합병이 사우디 아라비아의 승리라고 표현되는 이유는 분명해 보인다. 제이 모나한 PGA투어 커미셔너는 지난해 트레블러스 챔피언십 대회장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LIV골프와의 경쟁이 군비 경쟁이고 유일한 무기가 달러라면 우리는 승산이 없다”고 말한 적이 있다. 이제 그런 군비 경쟁은 종식됐다. 모나한 커미셔너는 이미 그 때부터 머리 속에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는 지 모른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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