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강래 기자] 골프 규칙을 관장하는 미국골프협회(USGA)와 영국왕립골프협회(R&A)는 4년에 한번씩 규칙을 개정한다. 두 단체는 8일(한국시간) 2023년 1월 1일부터 적용되는 규칙 개정안을 공개했다. 여기에는 손상된 클럽 교체에 대한 완화는 물론 자연에 의해 움직이는 공에 대한 예외 규정을 새로 했다.

토너먼트에서 퍼팅이 잘 안될 경우 퍼터를 땅에 내리치거나 골프화에 때려 샤프트가 휘는 경우가 나왔다. 이런 경우 클럽 교체가 허용되지 않아 3번 우드로 퍼팅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었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골퍼가 라운드 도중 클럽을 일부러 파손시키지 않은 경우 훼손된 클럽을 라운드 도중 교체할 수 있게 됐다. 이는 꼭 같은 유형이나 같은 클럽 메이커에서 만든 제품이 아니라도 상관없다. 또한 라운드 중 풀린 드라이버나 우드 헤드의 나사를 조일 수도 있게 허용했다.

경사나 바람 등 자연의 힘에 의해 움직인 공에 대한 벌도 완화된다. 지난 2019년 리키 파울러(미국)는 피닉스 오픈 도중 볼이 물에 빠져 1벌타 후 경사면에 드롭한 뒤 그린을 파악하러 간 사이 볼이 다시 물로 굴러 들어가 또 벌타를 받는 바람에 우승을 날린 적이 있다. 이중 처벌인 셈이었다. 이런 불상사를 막기 위해 내년부터는 볼이 페널티 구역에 들어가 벌타를 받고 드롭한 공이 자연의 힘에 의해 코스의 다른 지역으로 움직이면 벌타 없이 리플레이스할 수 있게 했다.

스코어카드에 서명을 안하면 실격처리되던 것도 2벌타로 대신하게 됐다. 선수가 스코어 텐트에 스코어 카드를 제출할 때 서명을 안하면 실격처리됐으나 내년부터는 2벌타를 부과받는 선에서 경기를 계속할 수 있게 됐다. 이는 러컬룰로 제정되나 대부분의 투어에서 받아들일 것으로 보인다.

드롭 방법에도 변화가 있다. 현재까지 드롭을 했을 때 볼이 홀과 가까운 쪽으로 이동하면 재드롭해야 했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볼이 한 클럽 이내 거리에 멈춘다면 홀에 가까워도 그대로 플레이할 수 있게 됐다. 경기 시간 단축을 위한 스피드 업과 관련된 개정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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