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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헌의 골통일기] (84) 순응성

우리의 정체성에는 다소간 순응성이 있다는 원칙 즉 우리가 함께 있는 사람, 때로는 사물에 따라 변한다는 원칙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 어떤 사람과 함께 있으면 마음이 너그러워지고 감수성이 예민해지는 반면, 어떤 사람과 함께 있으면 경쟁심이 생기고 질투가 일어난다.

- 알랭 드 보통의 <여행의 기술>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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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응성


인간이 하나의 객관적인 실체로 똑 떨어져서 ‘나 홀로’ 존재하는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조건과 환경과 더불어 내가 있는 것이지요. 에스키모들에게는 ‘내일’이라는 단어가 아예 없답니다. 하루를 살아내기에도 급급한 삶의 조건이 내일에 대해 생각할 겨를조차 앗아 가버린 거죠. 태평양의 섬나라 사람들은 ‘바다’를 표현하는 형용사가 엄청 발달해 있다는군요. 바다의 표정을 읽고 살피는 일이 생존과도 직결된 문제라서 그렇겠지요.

험악한 사람들 틈에 있으면 자신도 거칠어지고 한가로이 깊은 산속에서 살다 보면 욕심을 부릴 일도 없고, 부린다고 되는 일도 없으니 절로 신선이 됩니다. 함께하는 사람과 사물이 나를 만들고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또한 나를 만듭니다. 내가 골프를 즐기는 것이긴 하지만 골프가 나를 만들고 있고 함께 골프를 하는 사람들이 나를 만들고 있기도 합니다. 나를 순화시키는 동반자가 있고, 그렇지 않은 동반자가 있습니다. 나를 정화시키는 골프장이 있고, 그렇지 않은 골프장이 있습니다.

그러니 골프! 아무데서나 아무하고나 할 일이 아닙니다. 이왕이면 ‘영혼의 성장’에 도움이 되거나 ‘깊이를 더해주는 쪽’을 선택합시다.

* 조금 긴 저자 소개: 글쓴이 김헌은 대학 때 학생운동을 했다. 사업가로도 성공해 회사를 코스닥에 상장하기도 했다. 그러다 40대 중반 쫄딱 망했다. 2005년부터 골프에 뛰어들어, ‘독학골프의 대부’로 불릴 정도로 신개념 골프문화를 전파하고 있다. ‘골프천재가 된 홍대리’ 등 다수의 골프 관련 베스트셀러를 냈고, 2007년 개교한 마음골프학교는 지금까지 4,400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하는 등 화제를 낳고 있다. 칼럼니스트와 강사로 제법 인기가 있다. 호남대학교 교수를 역임했고, 마음골프 티업 부사장 등을 맡고 있다. 팟캐스트 <골프허니>와, 같은 이름의 네이버카페도 운영 중이다. 골프는 마음을 다스리는 운동이고, 행복해야 한다는 철학 아래 지금도 노상 좋은 골프문화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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