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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니맨 시즌2, 정면돌파] 16. 저니맨을 육성하고, 인생을 가르치는 야구사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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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니맨야구육성사관학교의 훈련모습. 이곳은 저니맨을 키우고, 인생을 가르치는 곳이다.


“나 혼자 막걸리에 돼지머리 사놓고라도 시작할겁니다”


내 인생엔 예상치 못한 일이 너무 많았다. 선수 시절엔 예상치 못한 트레이드를 당하며 ‘저니맨’이란 별칭을 얻었다. SK에서 나온 뒤 미국과 멕시코에서 선수생활을 이어가려 할 때는 에이전트를 잘 못 만나 많은 돈과 시간을 허비했다. 「저니맨 Journey man」을 발간할 때는 내 책을 맡아준 출판사가 한 달 만에 문을 닫아버리며, 책 2,100권이 내 방에 쌓이고 말았다.

이번에도 그랬다. 내 뜻을 이해해주는 사업가를 만나 머릿속에만 있던 사업아이템을 2달 만에 현실로 옮기고 있었다. 하지만 마무리에서 삐걱거렸다. 갑자기 국가경제가 흔들리며 그의 사업도 위기에 빠졌다. 지원이 처음에 약속했던 것만큼 되지 않았다. 9월에 예정했던 개업식도 미뤄야할 상황에 처했다. 9월 이후로 개업식을 미루자는 의견도 나왔다.

‘정면돌파’. 난 이번에도 내가 고수해온 해결책을 꺼내들었다. 개업식을 미루자는 사람들에게 “아무도 안 도와주면 막걸리 한 병에 돼지머리 사놓고 혼자 절하고 출발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렇게 난 개업식 날짜를 못 박았다. 개업식을 미루자는 사람들도 그때부터 다들 부랴부랴 자기 일에 집중했다.

저니맨야구육성사관학교’의 탄생비화

네이밍. 사업을 구상하는 것만큼 많은 정성을 쏟은 일이다. 건물을 찾고 설계도를 완성하는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렸다. 내가 생각하는 가치관과 목표를 온전히 드러낼 수 명칭을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다.

제일 먼저 떠오른 단어는 사관학교였다. 내가 생각한 사업은 기술 향상에 중점을 둔 학원이나 레슨장 같은 곳이 아니었다. 야구를 ‘통해’ 인생을 가르치고, ‘재기회’를 만들어주는 곳이 되길 바랐다. 이부분을 강조하기 위해 야구와 사관학교 사이에 ‘육성’이란 단어를 추가했다. 그리고 나를 뛰어넘는 훌륭한 사람을 육성하고 싶었기에 네이밍할 때 내 이름을 넣는 건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최익성’ 대신 ‘저니맨’을 전면에 내세웠다. 저니맨은 전혀 부끄러운 호칭이 아니다. 저니맨이라는 호칭을 받은 선수들은 모두 유명한 사람들이다. 야구의 박찬호, 축구의 안정환, 농구의 서장훈 모두 본인 종목에서 두각을 나타냈었다. 타인의 눈길을 끌만한 능력이 있었기에 여러 팀을 옮길 수 있었던 것이다(따지고 보면 나는 평생 한 번 들어가기도 힘든 대기업을 7군데나 입사했다). 저니맨은 새로운 곳으로 떠날 수 있는 도전의식, 자기의 길을 스스로 개척하는 사람에게만 영광스러운 호칭이다.

그렇게 ‘저니맨야구육성사관학교’가 태어났다. ‘야구’가 아닌 ‘인생’을 가르치는 곳. 저니맨이 ‘만든’ 곳이 아닌 저니맨을 ‘만들’ 곳. [정리=차원석 기자 @Notimeover]

* 최익성
이름보다 ‘저니맨’이란 호칭으로 더 유명한 남자. 힘들고 외로웠던 저니맨 인생을 거름삼아 두 번째 인생을 ‘정면돌파’ 중이다. 현재 저니맨야구육성사관학교 대표를 지내며 후진양성에 힘 쏟고 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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