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PGA투어 첫 경기에 브라질 교포 루카스 리가 처음 출전한다. (사진=PGA투어 홈페이지)
지난주 문경 세계군인체육 대회에서 우승한 브라질 교포 루카스 리(28)가 미 PGA투어 첫 경기인 프라이스닷컴오픈에 출전한다.
캘리포니아 나파의 실버라도CC에서 15일(미국 현지 시간) 개최되는 이 대회에 출전하기까지 루카스 리는 꽤 오랜 기간 마이너 투어를 떠돌아다녔다. 2부 투어인 웹닷컴투어 상금 랭킹 23위에 올라 투어 시드를 받기까지 그는 미국-캐나다-중국을 떠돌았다.
상파울루에서 나고 자란 루카스 리는 10세 때 골프를 시작했다. 자라면서 골프에 재능을 보였고 대학은 미국에서 다녔다. 2008년 UCLA에 재학 중에 골프팀이 미국대학체육협회(NCAA)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졸업 후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캐나다PGA투어인 매킨지투어에서 5년간 활동했다. 우승은 없었지만 2위를 다섯 번 했다.
루카스 리는 지난해 초 중국 PGA투어로 활동 무대를 옮겼다. 랭킹 톱10에는 5번 들었지만 미 PGA 2부투어인 웹닷컴투어 풀시드를 주는 상금 랭킹 5위 안에는 들지 못했다. 상금 8위에 그치면서 지난해말 웹닷컴투어 퀄리파잉토너먼트 최종전을 거쳐 투어에 진출했다.
PGA투어 홈페이지에 실린 ‘PGA투어 우승으로 역사 만들기’라는 글은 루카스 리가 PGA투어에 이르기까지의 역정이 담겨 있다. 당시 진로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캐나다 투어를 3년째 뛰던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언제 거기서 나갈 수 있을까.’ 작은 투어에서 이렇게 지내다보면 이 생활에 젖어들게 된다.” 캐나다에서 5년간을 지냈지만 루카스 리는 새로운 변화를 시도했다. 미 PGA투어가 중국에 투어를 만들면서 시즌 상금 랭킹 5위까지 2부 투어 자격을 주기로 한 때문이다.
루카스는 중국 행을 택했다. “중국에서 성적을 잘 내면 웹닷컴투어로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내겐 아시아가 편했다. 언어 장벽도 큰 문제없고 음식도 걱정되지 않았다. 나는 적응을 잘하는 편이다.”
지난 1월에는 고향으로 돌아가 여동생 루시안(21)과 함께 브라질 공군에 입대했다. 브라질은 내년 올림픽을 앞두고 해당 종목에 우수한 선수들을 공군에 영입해 국가적으로 지원한다. 8년 동안 군에서 복무해야 하지만 국제 대회에 나가는 데 큰 제약은 없다.
루카스 리는 올해 웹닷컴투어에서 활동하며 2위에 두 번 오르는 등 꾸준한 성적을 낸 끝에 상금 23위로 시즌을 마쳤다. 25위까지 주어지는 미PGA투어 진출 자격을 얻은 것이다. 지난주에는 경북 안동 탑블리스CC에서 열린 세계군인체육대회에 출전해 개인전에서 여동생과 동반 금메달을 따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
브라질에서 시작해 태평양을 오가던 루카스 리는 드디어 꿈에 그리던 투어를 시작한다. 2016년 시즌 첫 대회인 프라이스닷컴오픈에서는 세계 랭킹 3위 로리 매킬로이도 출전한다. 지난주 프레지던츠컵에 나왔던 크리스 커크, 일본의 히데키 마쓰야마, 남아공의 찰 슈웨첼, 호주의 스티븐 보디치도 출전한다. 프레지던츠컵 둘째날 루카스 리는 한국에서 열린 대회에서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PGA투어에서는 라이언 무어, 브룩스 켑카, 제임스 한을 주목할 선수로 꼽았다. 이들은 지난 시즌 초반에 우승을 거둔 바 있다. 웹 심슨, 헌터 매헌, 제프 오길비는 1년 만에 투어에 복귀했다. 심슨과 오길비는 US오픈 우승자로 각각 5, 9번째 PGA투어 우승을 노리고 있으며 매헌은 7승을 겨눈다.
PGA투어는 먼 길을 돌아온 루카스 리가 세계 최고의 무대에 오르는 심정을 그대로 인용했다. “항상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누구도 내가 루키라고 봐주지 않는다. 다행인 건 그래도 투어를 함께 뛰는 몇몇 친구들이 있다는 점이다. 나에겐 좋은 변화다. 이제 월드클래스의 필드에 올라온 것이다.” [헤럴드스포츠=남화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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