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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정찰위성, 실패-실패-성공-실패…이번엔 발사 2분 만에 공중폭발
北 6개월 만에 러시아 기술 접목한 신형 로켓 눈길
한일중 정상회의 당일 감행…관심 끌기 역시 실패
대통령실 안보상황점검회의 “평화·안보 위협 규탄”
북한이 한일중 정상회의가 열린 27일 밤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했지만 실패했다. 사진은 합참이 28일 공개한 서북도서지역의 우리 경비함정의 감시장비로 촬영한 북한 군사정찰위성 폭발 실시간 영상 캡처. [합참 제공]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이 27일 한일중 정상회의가 끝나자마자 군사정찰위성 2호기를 발사했지만 실패했다.

지난해 5월과 8월 실패하고 11월에는 성공했지만 6개월 만에 다시 실패한 것이다.

조선중앙통신은 28일 ‘군사정찰위성 발사시 사고 발생’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전날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만리경-1-1호’를 신형 위성운반로켓에 탑재해 발사했다며 로켓이 1단 비행중 공중폭발해 실패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 부총국장이 “비상설 위성발사준비위원회 현장지휘부 전문가심의에서 새로 개발한 액체산소+석유 발동기(엔진)의 동작 믿음성에 사고의 원인이 있는 것으로 초보적인 결론을 내렸다”면서 “기타 원인으로 될 수 있는 문제점들도 심의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북한의 세 차례 실패는 첫 번째 2단 엔진, 두 번째 3단 엔진, 그리고 이번엔 1단 엔진 결함이라는 유사한 양상을 보였다.

북한은 이번 신형 로켓 1단 엔진에 정제된 등유(케로신) 연료와 액체산소 산화제를 사용했다며 작년 11월 발사한 ‘천리마-1형’과 다른 로켓임을 분명히 했다.

천리마-1형의 경우 다이메틸 하이드라진(UDMH) 연료와 적연질산 산화제를 사용한 ‘백두산 엔진’을 탑재했는데, 독성물질로 인명 피해와 오염을 야기해 ‘더티 연료’로 불리기도 한다.

북한은 이러한 점 등을 고려해 이번엔 유지·관리에 첨단 시설과 장비가 필요하고 연료와 산화제 주입 시간이 오래 걸려 발사 징후가 노출될 수 있지만 단위 연료당 높은 추력을 생성할 수 있는 신형 로켓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케로신·액체산소 추진제가 과학 목적의 우주발사체에 주로 활용된다는 점에서 우주개발을 내세워 탄도미사일 기술을 고도화한다는 국제사회의 의구심을 회피하려는 목적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의 나로호와 누리호, 미국 스페이스X의 팰컨 역시 케로신·액체산소 추진제를 사용한다.

특히 러시아가 기술을 지원하거나 자문한 인공위성의 대부분이 이 같은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 전 러시아 기술진이 대거 방북한 것으로 파악된 상황에서 북한의 신형 로켓에 러시아 기술이 접목됐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다만 북한이 이미 한 차례 성공한 천리마-1형을 두고 6개월 만에 새로운 로켓을 발사한 것과 관련해선 여전히 의문부호가 뒤따른다.

장영근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미사일센터장은 “개발 기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백두산 엔진을 새로운 추진제 조합에 맞도록 수정·변경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라며 “상식적으로는 북한이 처음부터 케로신·액체산소 조합 추진제를 사용한 엔진을 개발해 발사체를 개발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가 4년5개월 만에 재개된 한일중 정상회의 당일 감행됐다는 점도 주목된다.

한국, 일본과 중국이 북한의 군사정찰위성을 비롯한 한반도 비핵화를 둘러싸고 입장차를 보인 가운데 한일중 3국 간 공조를 방해 놓고 국제사회의 이목을 끌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 외무성은 28일 대변인 담화를 통해 “대한민국이 주최한 한일중 3자 수뇌회담(정상회담)에서는 이른바 조선반도(한반도)와 지역의 평화와 안정 유지, 조선반도의 비핵화를 운운하는 공동선언이 발표됐다”면서 “한국이 주도하는 국제회의 마당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헌법적 지위를 부정하는 정치적 도발이 감행된 것과 관련해 우리 국가의 자주권에 대한 정면도전으로, 난폭한 내정간섭으로 낙인하며 강력히 규탄배격한다”고 반발했다.

대통령실은 장호진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안보상황점검회의를 개최하고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는 성공 여부와 관계없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자 평화와 안보를 위협하는 도발행위라고 규탄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전날 밤 10시44분께 북한이 발사한 군사정찰위성 항적을 포착했다며 2분 뒤인 10시46분께 북한 측 해상에서 다수의 파편으로 탐지돼 공중폭발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발표했다.

북한은 작년 11월 군사정찰위성 1호기를 발사해 궤도에 올린데 이어 올해 3기를 추가 발사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그러나 이번에 폭발한 1단 엔진 불안정성 해소에만 최소 3~6개월가량 소요될 것으로 전망돼 올해 최대 1~2기 정도 추가 발사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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