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7차 핵실험 장소로 유력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특이 동향이 관측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미 핵실험 준비를 마쳤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2018년 5월 폭파 전 풍계리 핵실험장 4번 갱도 입구. [헤럴드DB]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의 7차 핵실험이 임박한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와 4번 갱도에서는 별다른 움직임이 관측되지 않고 있다.

이미 북한이 모든 핵실험 준비를 마친 상태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뒤따른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북한 전문사이트 ‘분단을 넘어’(Beyond Parallel)는 20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게재한 보고서를 통해 지난 17일 촬영된 위성사진 분석 결과 3번 갱도에서 새로운 활동이 없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는 미국과 한국 정부 모두가 예측했다시피 북한이 7차 핵실험을 위한 모든 준비를 마쳤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감행한다면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를 이용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차 핵실험은 1번 갱도, 2~6차 핵실험은 모두 2번 갱도에서 실시됐으며 3, 4번 갱도에서는 핵실험이 이뤄지지 않았다.

북한은 앞서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이 이어지던 2018년 5월 한반도 평화 기류 속에 외신기자들을 초청해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 장면을 공개하고 영구폐기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1차 핵실험 오염으로 이미 폐쇄된 1번 갱도를 제외한 2~4번 갱도 입구가 폭파됐다.

그러나 북한은 올해 초부터 폭파한 갱도 복구에 나섰다.

특히 3번 갱도에서는 지난 6월 이후 특이동향이 포착되지 않아 북한이 사실상 3번 갱도를 활용한 7차 핵실험 준비를 마친 것으로 평가됐다.

북한은 4번 갱도에서도 간헐적으로 보수공사 등 활동을 보여 왔는데 또 다른 핵실험 또는 교란 목적일 것이란 관측을 낳았다.

보고서는 “4번 갱도 진입로 공사가 또다시 중단된 것으로 보인다”며 “4번 갱도 공사는 핵실험 능력 확장 혹은 전략적 위장 조치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의 7차 핵실험 장소로는 풍계리 핵실험장이 유력하지만 제3의 장소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와 관련 보고서는 “7차 핵실험은 거의 확실하게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그러나 북한은 핵실험을 수행할 다른 장소도 보유하고 있어 구체적인 장소는 (핵실험이 실시돼야) 확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패트릭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북한의 핵실험 동향과 관련해 “북한이 잠재적으로 핵실험을 준비중이라고 보고 있고 주시하고 있다”며 “우리는 한국과 일본을 비롯해 동맹과 함께 긴밀한 접촉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