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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포] ‘사천에어쇼’ KF-21 민간 첫 공개…“3년 만에 열린 행사, 가슴 뛴다”
올 사천에어쇼 가보니…
KF-21 민간에 최초 공개 등
다양한 무기체계 선봬 눈길
시민 “3년만에 열렸다”며 환호
주최측 “항공業위해 노력” 각오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가 ‘2022 사천에어쇼’를 통해 20일 민간에 최초 공개됐다. KF-21 보라매는 앞서 VIP행사나 기자단행사를 통해 공개된 바 있으나 시민에게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날 KF-21 시제 3호기가 현장에 나왔다. 이건욱 PD

[헤럴드경제(사천)=김성우 기자] 평소에는 비어 있던 비행장 안이 시민으로 가득 찼다. 시선은 카메라 또는 비행기에 꽂혀 있다. 옆 사람에 뒤질세라 셔터 누르기 바쁘다. T-50과 KT-1. TV와 인터넷으로만 보던 항공기들이 눈앞에 실물로 있으니 흥분을 감출 수 없다. 관심이 가장 집중된 건 일반국민에게 최초로 모습을 드러낸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였다. 시제 3호기다. KF-21을 직접 마주한 시민은 탄성을 질렀다. 현장에 나온 시민 여럿은 자세를 바꿔가며 다양한 각도로 기체를 촬영했다.

“저 기체는 3호기래” “그럼 단좌형이야, 복좌형이야?” “다른 비행기랑 비교했을 때 훨씬 크구나” 등등. 시민의 KF-21에 대한 관심은 기체의 형태에 대한 대화로 이어졌다. 처음 공개되는 KF-21의 국민에 대한 관심을 보여주는 듯 보였다.

20일 ‘2022 사천에어쇼’ 현장 하늘에 소형 무장헬기(LAH)가 기동하고 있다. 이건욱 PD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항공우주축제인 ‘2022 사천에어쇼’가 경상남도 사천시와 대한민국 공군,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공동 주최로 20일 사천비행장에서 개막했다. 지난 2019년 행사 이후 3년 만에 열린 에어쇼다. 2020년과 2021년엔 코로나19 팬데믹 탓에 취소됐다.

주최 측은 지난 3년간의 아쉬움을 다 짜낸 듯 다양한 행사를 선보였다. 개막 당일인 20일 오전에는 개막식과 함께 소형 무장헬기 ‘LAH’, 대한민국이 최초 제작한 군용항공기 ‘KT-1’, 국산 초음속 훈련기 ‘T-50’의 시험 비행이 펼쳐졌다. 최근 해외 에어쇼에서 극찬받은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도 축하 곡예비행에 나섰다. 시험평가가 한창인 4.5세대 전투기 KF-21이 일반에 첫선을 보였고, 미국에서 들여온 최신 스텔스 전투기 ‘F-35A’와 고고도 정찰기 ‘글로벌 호크’도 현장에 나왔다.

에어쇼에서 만난 시민은 이번 행사에 대한 큰 기대감을 보였다. 평일이기에 부모 손을 잡고 행사장을 찾은 어린아이나 학교 차원에서 견학을 온 중·고등학생이 많이 눈에 띄었다.

사천종합운동장에서 셔틀을 기다리던 진성훈(6) 군은 “비행기 조종사가 꿈이어서 에어쇼를 꼭 보고 싶었다”면서 “사천에서 에어쇼를 한다는 걸 지난해에 알았는데 코로나19 때문에 안 열려 아쉬웠다”고 했다. 진주에서 왔다는 김민준(16) 군도 “실물로 KF-21을 볼 수 있다니 정말 가슴 뛰는 일”이라며 “한국의 첨단 기술을 직접 볼 기회라는 생각에 설렌다”고 했다.

20일 ‘사천에어쇼’ 참관인이 ‘폴베넷 에어쇼팀’의 연습비행을 촬영하고 있다. 이건욱 PD
20일 ‘사천에어쇼’ 참관객이 에어쇼에 나온 기체를 촬영하고 있다. 이건욱 PD

20일 오전 10시 호주 ‘폴베넷 에어쇼팀’이 곡예비행 리허설을 진행했다. 폴베넷 에어쇼팀은 앞서 호주 곡예비행 챔피언을 지낸 민간인 곡예비행 조종사 폴 베넷이 이끄는 에어쇼팀이다. ‘슈우웅~.’ 기체가 굉음을 내고 상공으로 떠오르자 행사장에 온 시민이 ‘우와와~’ 하고 환호를 보냈다. 아버지 손을 잡고 온 아이부터 군복을 입은 군인과 KAI 정비복을 입은 직원까지 사진기를 들고 부지런히 셔터를 눌렀다.

오전 11시에는 공군 특수곡예비행팀 ‘블랙이글스’가 사천에어쇼 현장에서 첫 번째 비행을 했다. 블랙이글스는 최근 있은 판버러에어쇼 등 해외 에어쇼에서 각광을 받았다. 이날도 7대의 ‘T-50B(Black Eagles의 약자)’ 항공기가 편대를 이뤄 사천 하늘을 수놓았다. 특수 질료가 들어간 형형색색의 연기를 내뿜으며 비행하는가 하면, 곡예비행을 하면서 사천 하늘에 태극 문양을 그려내기도 했다.

20일 오전 11시 공군 특수비행단 ‘블랙이글스’가 ‘2022 사천에어쇼’에서 처음으로 곡예비행을 선뵀다. 블랙이글스 곡예비행은 오는 23일까지 하루 2회씩 경남 사천에서 열린다. 이건욱 PD

블랙이글스의 인기만큼이나 시민의 관심은 컸다. 어머니와 함께 현장을 찾은 초등학생 조현휘(12) 군은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걸 읍내에서 보다가 셔틀을 타고 들어왔다”면서 “웅웅~ 울리는 소리가 하늘에 퍼질 때마다 가슴이 뛰는 것 같다”고 신나했다. 블랙이글스가 사천 항공에서 활동할 때 시민은 카메라를 하늘을 향해 조준했다. ‘찰칵 찰칵’ 셔터음이 현장에 퍼졌다.

현장에는 많은 귀빈도 자리했다. 정상화 공군참모총장을 비롯해 전·현직 공군 인사들, 이번 행사의 주최 측으로 나선 강구영 KAI 사장과 KAI 관계자들, 또 경상남도 사천시 인사들도 함께했다. 이들은 대한민국 항공우주산업의 발달을 기원하는 메시지를 냈다.

정 총장은 “사천에어쇼는 민·관·군이 협력해서 성과를 이뤄낸 대표적인 사례”라면서 “앞으로도 민·관·군이 부지런히 협력해야 한국 항공우주산업의 성장이 있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 사장도 “경남 사천의 대표 기업인 KAI, 경남 사천의 축제였던 사천에어쇼는 이제 경남과 사천을 넘어 대한민국을 선도하는 업체로 성장했다”면서 “향후 대한민국 항공산업의 발달이 있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정상화(오른쪽) 공군참모총장과 강구영 KAI 사장이 개막식 현장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이건욱 PD

현장에서 자리한 정경두 전 국방부 장관도 “앞서 블랙이글스가 각광받은 영국의 에어쇼들처럼 우리도 ‘대한민국 대표 에어쇼’가 필요하다”면서 “사천에어쇼는 특히 지역에서 열리는 에어쇼인 만큼 크게 성장해서 지역을 살리고 대한민국 항공산업을 대변하는 에어쇼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행사는 오는 23일까지 열린다. 호주 폴베넷 에어쇼팀의 곡예비행과 공군 특수부대의 고공 낙하 시범 등이 프로그램에 포함돼 있다. 또 VR·AR 체험존과 드론 체험을 포함한 다양한 체험행사도 마련됐다.

사천에어쇼는 해마다 31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는, 경남권의 대표적인 항공축제다. 주최 측은 “올해도 많은 시민이 현장을 찾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국방부 전통의장대가 20일 ‘2022 사천에어쇼’ 현장에서 공연을 하고 있다. 이건욱 PD
국방부 전통의장대가 20일 ‘2022 사천에어쇼’ 현장에서 공연을 하고 있다. 이건욱 PD [영상=시너지영상팀]
[영상=시너지영상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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