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로동신문에 “초대형방사포 성공” 주장

합참 “초대형방사포 아냐…신형방사포 가까워”

이동식 발사차량, 작년 공개한 신형방사포차량

“작년 쐈다는 신형방사포, 실제로 안쐈을 가능성”

“북한, 신형방사포 전날 최초로 쏜 것으로 보여”

軍
북한이 30일 전날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추정 발사체가 '초대형 방사포'라고 밝히면서 관련 사진을 로동신문을 통해 공개했다. 사진은 신형대구경조종방사포용인 6개 발사관과 초대형방사포용 4개 발사관의 비교.[연합]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북한이 30일 전날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추정 발사체를 '초대형방사포'라고 밝혔지만, 군 당국에서는 북한이 신형대구경조종방사포를 사상 처음으로 발사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군은 북한이 지난해 7월과 8월 신형대구경조종방사포를 쐈다고 밝힌 것은 거짓 정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북한 매체가 이날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전날 발사된 단거리 발사체는 지난해 8월 2일 발사된 '신형대구경조종방사포'와 유사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발사 다음날인 지난해 8월 3일 신형대구경조종방사포를 발사했다면서 발사관 6개를 탑재한 6연장 대구경 조종방사포 이동식발사차량(TEL)을 공개했다. 지금까지 북한은 초대형방사포 발사체 4연장 차륜형 TEL을 사용했다. 6연장 궤도형 TEL은 초대형방사포용 TEL이 아닌 셈이다.

우리 군 당국은 전날 발사된 북한의 발사체가 초대형방사포가 아닌, 신형대구경조종방사포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또한 군 당국은 지난 17회에 걸친 북한 발사체 시험발사 궤적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8월 3일 발사된 방사포는 신형대구경조종방사포가 아닐 것으로 판단했다.

군 관계자는 "지난해 8월 2일 북한이 단거리 발사체를 발사한 다음날 신형대구경조종방사포를 발사했다며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며 "그러나 한미 정보당국의 분석 결과 당시 북한군은 신형대구경조종방사포를 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고, 전날 발사된 발사체가 북한이 발사한 최초의 신형대구경조종방사포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북한, 작년에 신형방사포 안 쏴놓고 쐈다고 밝혀"=북측이 지난해 7월 31일 원산 갈마 일대에서 발사한 단거리 발사체는 고도 30㎞로 250㎞를 비행했다. 또 8월 2일 함경남도 영흥군 일대에서 발사한 발사체는 고도 25㎞로 220㎞를 비행했다.

북한 당국은 이 두 번의 발사에 대해 '신형대구경조종방사포'라고 밝혔고, 우리 군 당국은 이를 각각 19-2 SRBM(단거리탄도미사일)과 19-3 SRBM이라는 코드로 분류했다. 뿐만 아니라 초대형방사포는 19-5 SRBM로 구분해 19-2나 19-3과는 별개로 보고 있다.

북한은 이날 6개의 발사관을 탑재한 궤도형 TEL에서 방사탄이 발사되는 사진을 공개했다. 지난해 6개 발사관 TEL을 공개한 이후 이번에 또 6개 발사관 TEL을 공개한 것은 8개월여만이다.

군 관계자는 "지난해 8월 당시 북한군이 신형대구경조종방사포를 쏘지 않았으며, 다음날 그것을 쐈다고 거짓 정보를 공개한 것으로 군은 평가한다"면서 "전날 발사체는 6연장 궤도형 TEL에서 발사됐고, 이 TEL은 신형대구경조종방사포용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북한이 이날 사진 공개와 함께 전날 발사체를 '초대형방사포'라고 발표한 배경에 대해 신형대구경조종방사포와 초대형방사포를 하나의 무기체계로 통합 개발한 것인지, 아니면 초대형방사포의 TEL을 6연장 궤도형과 4연장 차륜형 등 2종류로 개발한 것인지 등에 대해 추가 분석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발사체는 고도 약 30㎞, 약 230㎞를 비행한 것으로 탐지됐다.

한편, 북한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국방과학원에서는 조선인민군 부대들에 인도되는 초대형 방사포의 전술 기술적 특성을 다시 한번 확증하는 데 목적을 두고 시험사격을 진행하였다"면서 "시험 사격은 성공적"이었다고 주장했다.

우리 군 최고사령부인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지난 2년여간 17차례에 걸쳐 발사한 단거리 발사체를 특성별로 19-1~19-6 등 6개의 코드명을 붙여 분류하고 있다.

군은 통상 'KN-23'(KN은 Korea, North, 23은 고유번호)과 같이 북한 발사체에 대해 미군식 코드명을 공용해 왔으나,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시험발사가 다양한 형태로 계속된 지난해부터 한국군 고유 코드명을 붙이기 시작했다.

19는 연도, 그 다음 숫자는 발사체 분류에 따른 번호, 그 다음 SRBM(단거리탄도미사일) 또는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은 미사일 특성을 뜻한다.

◆북한 "초대형 방사포 시험 사격, 성공적"=19-1 SRBM(단거리탄도미사일)은 북한식 표현으로 '신형전술유도탄'이며 러시아 이스칸데르 미사일과 유사한 비행 특성을 보여 '북한판 이스칸데르'라고 부르기도 한다.

19-2 미상 SRBM과 19-3 미상 SRBM은 '신형대구경조종방사포'(단거리탄도미사일), 19-4 SRBM은 북한이 '새무기'라고 칭한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우리의 전술지대지미사일 ATACMS(에이태킴스)격으로 평가된다.

19-5 SRBM은 '초대형방사포'(단거리탄도미사일), 19-6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은 '북극성3형' 등의 북한식 명칭으로 구분된다.

19-1은 지난해 5월 4일과 9일, 7월 25일, 8월 6일에 발사됐다.

5월 4일엔 원산 호도반도에서 발사돼 고도 60㎞, 240㎞ 비행했다. 5월 9일엔 평북 구성에서 발사돼 고도 50㎞에서 1발은 420㎞, 1발은 270㎞를 비행했다.

7월 25일에는 원산 호도반도에서 발사돼 고도 50㎞, 600㎞, 8월 6일엔 황해남도 과일군에서 발사돼 고도 37㎞로 450㎞ 비행했다.

19-2는 7월 31일 원산 갈마에서 발사돼 고도 30㎞로 250㎞를 비행했다.

19-3은 8월 2일 함남 영흥군에서 발사돼 고도 25㎞로 220㎞를 비행했다.

19-4는 8월 10일과 8월 16일, 올해 3월 21일 발사됐다. 8월 10일엔 함남 함흥에서 발사돼 고도 48㎞로 400여㎞ 비행했고, 8월 16일은 강원도 통천에서 발사돼 고도 30㎞로 약 230㎞를 비행했다. 두 번 다 마하 6.1 이상의 속도를 냈다. 이달 21일에는 평안북도 선천 일대에서 북동쪽 동해상으로 고도 약 50㎞로 약 410㎞ 비행했다.

19-5는 8월 24일과 9월 10일, 10월 31일, 11월 28일, 올해 3월 2일과 3월 9일 등 총 6번 발사됐다.

8월 24일 함남 선덕에서 발사돼 고도 97㎞로 380㎞ 비행했고, 9월 10일 평남 개천에서 고도 50㎞로 330㎞ 비행했다. 10월 31일 평남 순천에서 고도 90㎞로 370㎞, 11월 28일 함남 연포에서 고도 97㎞로 380㎞를 비행했다. 지난 2일과 9일 발사된 북한 초대형방사포는 2일 고도 35㎞로 240여㎞, 9일 고도 50㎞로 200㎞가량 비행했다.

19-6은 10월 2일 원산 북동쪽 해상에서 발사돼 고도 910㎞, 460㎞를 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