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美, 북핵 문제에 ‘전략적 인내’ 넘어 ‘전략적 무시’로 가나
[헤럴드경제 =원호연 기자]한ㆍ미ㆍ일 3국과 중국, 북한의 입장 차이로 6자회담 재개에 진전이 없자 미국이 대북 라인을 구조조정했다. 북핵 문제를 협상을 통해 해결하려는 의지를 버린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글린 데이비스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의 후임을 임명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동아태 부차관보에 임명될 성김 주한 미 대사가 겸직할 것으로 보였으나 자리 자체를 없애기로 한 것이다. 대북정책특별대표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북핵문제 해결에 의욕을 보이며 신설한 직책으로 6자회담 수석대표를 맡아 왔다.

이후 북핵 협상은 대니얼 러셀 동아태 차관보를 중심으로 성김 대사와 6자회담 특사로 기용될 시드니 사일러 백악관 한반도 담당 보좌관이 그 역할을 분담할 것으로 보이지만 북핵 협상을 전담하는 조직은 사라질 전망이다.

윤덕민 국립외교원장은 “그동안 대북정책특별대표가 한 게 없다는 지적이 계속 되면서 이번에 옥상옥 형태의 구조를 단순화한 것”이라고 이번 개편의 배경을 설명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최근 북핵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하라는 압박을 받아왔지만 그 해결책은 주장하는 사람마다 달랐다. 공화당은 “북한의 변화를 앉아서 기다리는 ‘전략적 인내’ 정책은 실패했다”며 이란 제재를 본받아 보다 강력한 제재를 가하길 요구하고 있다.

반면 크리스토퍼 힐 전 동아태 차관보나 로버트 아인혼 전 美 국무부 비확산ㆍ군축 담당 특보 등 그동안 대북 협상에 관여해 온 전직 관료들은 ‘전략적 인내’의 실패에는 공감하면서도 보다 적극적인 협상을 통해 북한과 대화할 것을 요구해왔다.

전문가들은 결국 오바마 행정부가 이번 개편을 통해 6자회담에 대한 논의 자체를 수면 아래로 가라앉힌 채 중동과 우크라이나 사태에만 집중하려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전략적 인내를 넘어 전략적 무시에 가까워진 것.

임을출 경남대 교수는 “북한은 격이 떨어진 미국의 6자 협상단이 협상 테이블에 앉더라도 합의를 이행할 전권이 없다고 여길 것이고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원을 기대하기 어렵게 된 미국 협상단 스스로도 책임감을 가지고 협상에 임할 것으로 보기 어렵게 됐다”고 우려했다.

why37@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