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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멀어지는 韓日 · 가까워진 北日…동북아 외교지형도 ‘꿈틀’
과거사문제 얽힌 韓·日 ‘제자리걸음’
日정치권 독도자국령주장집회 야욕…이달중 위안부 협의도 진전 없을듯
日 “납치·핵 분리” 北과 대화의지
독자행보 지속…아베 방북가능성…中보다 앞선 밀착…3國 견제 심화


한국과 북한, 일본간 삼각구도가 예사롭지 않게 돌아가고 있다.

한국과 가깝고도 먼 나라였던 일본은 점차 멀어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반면 극렬한 비난을 주고받던 북한과 일본은 스웨덴 스톡홀름 합의 이후 급속도로 가까워지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부 출범 이후 한·일 정상회담이 열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 내에서는 아베 총리의 방북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전통적 혈맹관계였던 북한에 앞서 한국을 먼저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것과 맞물려 동북아 외교지형도가 예전과 전혀 다른 양상으로 펼쳐지고 있는 셈이다.

일본은 북한이 추가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에 나서더라도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한 북·일협의는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8일 “납치문제와 핵문제는 분리해 행동한다”고 밝혔다.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한·미·일 공조의 균열을 감수하더라도 북·일간 대화를 지속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일본은 이미 지난달 29일 스톡홀름 북·일합의 발표 직전까지도 미국이나 한국에 구체적인 합의내용을 통보하지 않은 채 독자적인 행보를 걸은 바 있다.

이는 북한의 입장과도 정확히 일치하는 대목이다. 북한의 입장을 대변해 온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지난 5일 북·일합의에 대해 양측의 ‘고유한 문제’라며 북한의 핵과 미사일이 걸림돌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조선신보는 특히 미국과 한국 등이 북한 핵과 미사일 문제와 관련해 일본측에 한·미·일 보조를 맞출 것을 요구할 수 있다며 일본이 이를 거부해야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적어도 북핵문제와 납치문제 분리에 있어서만큼은 북한과 일본이 찰떡궁합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일본은 납치문제 해결을 위한 아베 총리의 방북카드도 만지작거리고 있다. 이와 관련, 고무라 마사히코(高村正彦) 자민당 부총재는 8일 아베 총리의 방북 가능성에 대해 “제로(0)는 아니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과 일본은 독도와 위안부 등 과거사 문제를 둘러싸고 제자리걸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일본은 지방정부가 주최해오던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 관련 행사를 정치인들 중심으로 수도 도쿄에서 개최하는 등 독도 야욕을 한층 더 노골화하고 있다.

일본 초당파 국회의원 단체인 ‘일본의 영토를 지키기 위해 행동하는 의원연맹’은 지난 5일 일본 도쿄도에서 ‘다케시마 문제의 조기 해결을 요구하는 집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사쿠라우치 후미키(櫻內文城) 일본유신회 중의원은 독도가 일본 고유영토라며 한국에 대한 제재를 검토해야한다는 극단적인 발언을 쏟아내기도 했다.

우리 정부는 이에 외교부 대변인 논평을 통해 “터무니없는 주장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밝히고 미치가미 히사시(道上尙史)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를 외교부로 초치해 정부 입장을 구두 및 문서로 전달하는 등 강력 항의했다.

양국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있어서도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은 북·일협상 일본측 대표였던 이하라 준이치(伊原純一)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의 이달 중 예상되는 방한을 통해 위안부 문제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지만 큰 진전은 기대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최근 한국과 일본에서 공동으로 진행된 상대국을 신뢰할 수 있느냐는 여론조사에서 일본인은 73%, 한국인은 83%가 믿지 못하겠다는 답변을 한 것은 한일관계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다.

한 외교전문가는 “한국과 북한, 일본관계가 단기간에 근본적인 변화로 이어지지는 않겠지만 우리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남북관계와 한일관계 관리에 나서야 한다”며 “국익차원에서 역사문제는 북한과 경제와 북핵문제는 일본과 협력을 추진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대원 기자/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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