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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ㆍ美, 상대방 선거 놓고 舌戰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에서 100% 찬성률로 선출된 가운데 미국과 북한이 상대방의 선거를 놓고 설전을 벌여 관심을 모은다. 미국 정부와 언론은 북한의 선거에 대해 ‘재미있다’ ‘역사적인 사건’이라며 비꼬는 듯 농담 섞인 촌평을 냈다. 북한은 정색하고 미국의 대통령 선거를 타깃삼아 ‘썩을대로 썩어 악취를 풍기는 과일’, ‘돈으로 사는 대통령 감투’라며 금권선거라는 점을 부각시켜 원색적인 비난을 서슴지 않았다.

미국 정부는 10일(현지시간) 김정은 제1위원장의 대의원 선출을 ‘비(非)민주적’이라고 했다. 젠 사키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이와 관련한 질문이 나오자 “간단히 말하자면 이는 전세계 민주주의의 모델이 아니다”라고 짧게 답했다. 그는 이어 ‘실제로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에서 100%의 찬성률이 나온다면 어떻게 말하겠느냐’는 질문에 “그건 역사적인 사건이 될 것”이라며 “(북한 선거 결과는) 재미있지만 그에 대해 여러분에게 추가로 내놓을 분석은 없다”고 덧붙였다.

미국 언론도 북한의 선거결과를 소개하면서 전세계에서 보기 드문 사례라고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만약 이번 선거가 어떤 걸 보여준다고 가정한다면 최고지도자 김정은은 역대 가장 인기있는 정치인”이라고 비꼬았다.

북한이 가만히 있을 리 없었다. 선거일(9일) 전후로 자국 선거제도의 우월함을 선전하고, 미국 대통령 선거 제도의 취약점을 싸잡아 비난했다. 노동신문은 10일자 ‘조선의 선거제도는 참으로 우월하다’는 제하의 기사에서 선거당일 평양시내 선거장을 참관한 외국 인사들의 평가를 실었다.

이 신문은 “우리나라에 체류하고 있는 외국손님들은 여러 선거장을 찾아 경애하는 김정은 원수님을 최고수위에 높이 모신 우리 공화국 정권을 더욱 반석같이 다져갈 열의에 넘쳐 찬성의 한표, 애국의 한표를 바치는 선거자들의 모습을 목격하고 깊은 감동을 표시했다”고 썼다. 아울러 “농민, 지식인을 비롯한 평범한 사람들이 국가의 정사를 논하는 대의원으로 될 수 있다는 데서 커다란 감명을 받았다”라고 한 노르웨이 트라비크예술회사 모르텐 트라비크 사장의 말을 소개했다.

앞서 노동신문은 지난 6일에도 ‘썩고 병든 미국의 선거제도의 진면모’라는 기사에서 역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후보자들이 쓴 선거자금 액수를 나열하며 “미국에서는 돈을 제일 많이 뿌리는 자가 대통령 감투를 뒤집어 쓴다”고 미국선거를 비하했다. 특히 공화당의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2012년 대선 후보로 나왔을 때 버락 오바마 대통령 측과 벌인 애완용 개 논란을 기술하며 ‘후보자들의 개싸움’으로 소개했다. 이 신문은 그러면서 “미국의 선거제도는 민주주의의 자그마한 싹마저 찾아볼수 없고 문명과 등을 진 저속하며 반인민적인 제도로서 사회를 썩고 병들게 하는 기본요인으로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홍성원 기자/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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