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이산가족 연계 반발 가능성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한미연합군사령부가 오는 24일부터 한미 합동군사훈련인 키리졸브와 독수리연습을 실시한다. 키리졸브 연습은 다음달 6일까지 11일간, 독수리연습은 4월18일까지 두달여간에 걸쳐 진행된다. 이에 북한은 키리졸브와 독수리연습 등 한미 합동군사훈련에 극도로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며 중단을 촉구해왔다는 점에서 강하게 반발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 전문가들은 특히 북측이 이번 군사훈련을 남북이산가족상봉 문제와 연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한미연합사는 10일 “24일부터 내달 6일까지 예정된 키리졸브 연습은 한미 연합군의 대한민국 방어능력을 확인하고,연합군이 한반도의 잠재적인 위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훈련시키는 연례적인 지휘소 연습”이라고 밝혔다.

커티스 스카파로티 한미연합사령관은 “키리졸브는 한미동맹의 준비태세를 강화하기 위한 필수적인 연습”이라며 “이번 훈련은 한반도 방어에 필요한 과업과 어떤 위기에도 대응할 수 있는 현실적인 시나리오로 구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키리졸브에는 20여만명의 한국군이 참여하며, 미군에서는 1100여명의 해외에서 증원된 병력을 포함해 5200여명이 참가한다.

한미연합사와 주한미군이 참가하는 지상, 공중, 해상, 상륙, 특수작전 위주의 연합 및 합동 야외기동훈련인 독수리연습에는 7500여명의 미군이 참가할 예정이다. 이중 5100여명은 해외에서 증원 파병된다. 한미연합사는 독수리연습기간 일부 훈련은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키 리졸브와 독수리연습은 1만여명의 미군이 참가했던 지난해에 비해 다소 규모가 축소됐다. 특히 지난해와 달리 미군 항공모함이나 B-2 스텔스 폭격기와 B-52 전략폭격기 등 전략무기도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북한이 올들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신년사를 통해 남북관계 개선을 강조한 뒤 평화공세 모드로 나오고 있는데다, 남북이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합의하는 등 변화된 한반도 정세를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미국의 최첨단 전략무기들이 참가한 것은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한반도 안보위기가 수직상승했다는 점도 고려된 측면이 있다.

하지만 북한은 국방위 중대선언과 공개서한 등을 통해 수차례에 걸쳐 한미 합동군사훈련 중단을 촉구해왔기 때문에 강하게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대북 전문가는 “북한 입장에서 대규모 한미 합동군사훈련은 원유와 물자 부족으로 변변한 훈련조차 실시하지 못하는 형편에서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대응훈련에 나설 수밖에 없는 등 실질적인 고통과 압박”이라며 “정치적으로는 남남갈등 유발이나 평화이미지 제고 차원에서 한미 합동군사훈련에 강하게 반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은 지난해에도 한미 합동군사훈련을 빌미로 ‘정전협정 백지화’, ‘남북 불가침합의 폐기’, ‘제2의 조선전쟁’, ‘개성공단 가동중단’ 등 위협을 쏟아낸 바 있다. 일각에선 북한이 한미 합동군사훈련을 남북이 합의한 이산가족 상봉행사와 연계시킬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북한이 20~22일까지 진행되는 1차 상봉만 수용하고 한미 합동군사훈련 기간과 겹치는 2차 상봉은 거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유엔군 사령부는 한미 합동군사훈련 계획을 발표하기 하루 전인 9일 판문점을 통해 키 리졸브와 독수리연습의 일정과 방어적 성격의 연례적 훈련이라는 점을 북한에 통보했다.

신대원 기자/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