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원호연 기자]한반도 유사시 투입되는 중국의 주력부대인 선양군구가 북한 인접지역에서 10일부터 10만여명의 병력과 탱크 등 대형 군장비를 동원한 대규모 동계훈련에 돌입한 가운데 미국과 중국이 김정일 사망 이전인 2009년 북한의 급변 사태에 대비해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돼 이목이 쏠린다.

미국 의회조사국(CRS)이 최근 펴낸 ‘중국과 대량살상무기·미사일 확산’ 보고서에 따르면 2009년 10월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미국과 중국이 북한의 비상사태를 논의했는지를 질문에 “모든 사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인정했다.

미중 양국이 공식 정부 채널로 북한 비상사태를 논의한 것이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양국은 그동안 북한 핵 문제를 놓고 협의해왔으나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해서는 중국 측이 내정 간섭 가능성을 이유로 난색을 보여왔다.

보고서는 그러나 “2010년 2월 중국 베이징대 교수는 중국이 북한 내부 붕괴를 받아들이지 않고 다른 나라가 북한의 정치와 군의 통제권을 장악하는 것을 수동적으로 지켜보지도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실제로 중국은 북한과의 군사 관계에서 ‘압박’보다는 북한 정권의 안보와 생존을 지지하는 쪽으로 초점을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북한이 붕괴 또는 위기상황에 처했을 경우 비상계획과 북한 정권을 지원하는 문제를 비롯해 북·중 양국의 군사관계에 대한 의문점들이 많다”며 “미국과 동맹국들이 관여하는 상황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중국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얼마나 알고 있는지, (급변사태 때) 무기와 핵물질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미국과 그 동맹국들과 정보를 공유할 용의가 있는지, 미군과 한국군의 작전을 어렵게 만들 통제력을 행사하려는 목표가 있는 지 등도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중국군은 “북한과 인접한 보하이만과 서해 북부에서 10~17일 군사 임무를 수행한다”며 “관련 해역에 일반 선박의 진입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지난해 말 북한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실각을 전후로 한반도 주변에서 잇달아 육해군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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