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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데이>김정은 아버지 탈상, 불안한 홀로서기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근대 이후 인류역사상 유일무이한 3대세습의 길을 걷고 있는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17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2주기를 계기로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나 ‘홀로서기’에 나섰다.

김정은은 김정일 2주기 중앙추모대회 주석단에 아버지 시대의 사람들 대신 자신의 사람들을 배치함으로써 사실상 ‘탈상’을 선언했다.

추모대회 자체도 김정일에 대한 애도와 함께 김정은에 대한 충성 맹세가 거의 같은 비중으로 다뤄졌다.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 처형 이후 명실상부한 2인자로 치고 올라온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이 결의연설을 통해 “우리 혁명무력은 경애하는 최고사령관 김정은 동지밖에는 그 누구도 모르다”며 김정은에게 충성을 다짐한 것은 상징적인 장면이다.

국가기관에서 근무하는 한 탈북자는 “김정은이 아버지가 뒤를 맡긴 사람들까지 밀어내고 자신의 사람으로 바꾼 것은 김정일의 권력유산을 청산하겠다는 것”이라며 “집권 3년차에 접어드는 내년부터는 김정일 유훈통치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색채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은 지난 2년 동안 리영호 전 총참모장 숙청과 이번의 장성택 숙청을 통해 도전 불가능한 유일 영도체계 구축을 완성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제 갓 서른 남짓 된 젊은 지도자가 유산으로 통째로 물려받은 북한이 처한 내외의 현실은 녹록치 않다.

장성택에게 책임을 물은 경제난은 좀처럼 출구가 보이지 않고, 야심차게 밀어붙이고 있는 마식령스키장 등 ‘김정은 프로젝트’는 오히려 주민들간 위화감만 조성할 가능성이 크다.

주민들로부터 ‘개국 영웅’이었던 할아버지 김일성이나 오랜 기간 후계자 수업을 받으며 나름 검증된 아버지 김정일과의 끊임 없도 불가피하다.

외부적으로는 핵과 미사일로 인한 국제사회의 제재는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고, 친중인사였던 장성택 처형으로 우방인 중국과도 한동안 불편한 관계가 예상된다.

결국 김정은이 장성택을 잔혹무비하게 숙청한 것은 부메랑이 돼 타격으로 되돌아 올 가능성이 크다.

40여년간 2인자로서 북한 국정 전반에 깊숙이 관여해온 후견인 장성택을 잃게 됨으로써 김정은은 홀로서기의 시구대로 ‘부리에, 발톱에 피가 맺혀도 아무도 도와주지 않’고, ‘끝없는 고독과의 투쟁을 혼자의 힘으로 견디어야’하는 처지가 됐다.

신대원 기자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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