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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패와 좌절로 점철된 김정은 2년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한 손에 ‘경제’를 또 다른 손엔 ‘핵'을 들었다. 핵병진 노선은 김정은 프로젝트의 이상인 셈이다. 김 제1위원장의 지난 2년간의 궤적은 핵을 통한 군사대국화와 경제회복을 통한 확고한 내부기반 구축이라는 두 개 축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핵’과 ‘경제’의 양면성은 오히려 ‘김정은 프로젝트’의 실패와 좌절을 촉진시키는 촉매제가 되고 있다.

김 제1위원장은 지난 2년간 ▷국가체육지도위원회(2012년11월) ▷국가우주개발국(2013년4월) ▷원자력공업성(2013.4) ▷국가경제개발위원회(미상) 등 4개의 부서를 신설했다. 신설 부서 모두 ‘경제’와 ‘핵’을 주축으로 한 ‘김정은식 통치’의 실행 기구인 셈이다.

‘김정은 프로젝트’의 제 1장은 대규모 건설사업, 14개에 달하는 경제특구 등 경제 분야에서 출발한다. 김 제1위원장은 집권 2년 동안 전국 곳곳을 ‘공사판’을 만들며 국토관리사업에 ‘올인’ 했다. 한 대북소식통에 따르면 특히 북한은 평양시에 단위기업을 통해 150~250㎡(45~75평) 규모의 아파트를 건설하는 등 평양시 건설을 역점을 뒀다.

김 제1위원장은 또 지난해 6월부턴 원가 보상의 원칙과 사회주의배분원칙에 따른 경제개선조치도 단행했다. 여기에 나선경제무역지대를 비롯해 황금평ㆍ위화도경제지대 등 14개에 달하는 경제개발구도 만들었다. 북한은 이들 경제개발구에서 총 15억9000만달러(약1조6800억원) 규모의 외자 유치 목표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김 제1위원장의 프로젝트 1장은 2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미로를 걷는 모습이다. 장성택 사형 판결문에서 “놈은 무역ㆍ외화벌이 단위를 조직하는 문제 등 내각이 경제사령부로서의 기능과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없게 했다”고 적시한 것도 그만큼 김정은 프로젝트의 1장이 제대로 추진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특히 경제의 바로미터인 북한의 식량난은 여전히 세계 꼴찌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북한 주민 2400만명 가운데 30%인 800만명 정도가 식량난을 겪고 있고, 북한 전체 인구의 32%가 영양실조에 있다. 주민들의 생활 수준은 여전히 헐벗고 못먹는 최빈국에서 정체되어 있는 것이다.

이는 ‘김정은 프로젝트’가 고도의 정치적 의도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북한=극장국가’의 전형적인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채 자신의 정치적 기반을 확고히 구축하기 위한 이미지 선전전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같은 ‘김정은 프로젝트’의 실패와 좌절은 또 다른 한 축인 ‘핵’에서도 고스란이 나타난다. 유엔과 국제사회의 경제봉쇄 정책에도 불구하고 두 번의 장거리 미사일과 3차 핵실험을 감행했다. 주민들의 밥과 핵을 맞바꾼 셈이다. 경제와 핵을 등가로 놓고 이를 통해 자신의 정치적 이미지를 확대 재생산하려 한 것이 ‘김정은 프로젝트’의 실패와 좌절을 자초했다는 것이다.

한 대북 전문가는 ”김정은 체제 2년은 양 손에 경제와 핵을 쥐고 흔들면서 혼합전술을 폈던 것과 다름없다“며 “그 강도나 속도나 모두 폭이 두드러지기는 했지만 이렇다할 성과를 거두지는 못해 결국엔 장성택이라는 거물급 희생양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일각에선 개방과 경제를 추구하면서도 폐쇄사회를 극복하지 못하는 김정은 프로젝트가 오히려 북한 사회의 불안정을 촉진시킬 위험성도 갖고 있다고 지적한다. 조봉현 IBK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마식령스키장이나 문수물놀이장, 미림승마구락부 등은 결국 북한의 일부 부유층을 타깃으로 한 것”이라며 “일반 주민들을 어떻게 이해시킬 것이냐부터 북한 주민들간 이질화와 양극화를 심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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