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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은 2년 권력지도>군부의 ‘소리없는 쿠데타’... 조직지도부-군부 권력쟁탈 3라운드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집권 2년차를 코앞에 두고 고모부이자 후견인이었던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을 처형하고 ‘홀로서기’에 나선 가운데 북한 권력지형도 숨 가쁘게 재편되고 있다.

리영호 군 총참모장과 장성택 숙청으로 당과 군이 한차례씩 공수를 주고받은 상황에서 살아남은 자들끼리 권력 헤게모니 쟁탈을 위한 ‘3라운드’를 펼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까지는 김정은 체제의 권력지도가 구체적으로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상대적으로 온건·개혁 성향으로 분류되던 장성택 처형 이후에는 군부의 세력이 이전보다 강해질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7일 “장성택 숙청도 김정은이 상황을 통제했다기보다는 군이 나선 것으로 봐야 한다”며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당에 의해 밀렸던 군이 반격에 나선 것으로, 소리 없는 쿠데타”라고 진단했다.

군부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인물은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이다. 최룡해는 사병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김일성 주석의 빨치산 동료이자 인민무력부장인 아버지 최현의 후광을 입어 김정은 체제에서 군부를 총괄하고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2주기와 김정은 체제 출범을 하루 앞둔 16일 최룡해는 장정남 인민무력부장, 리영길 군 총참모장, 서홍찬 인민무력부 제1부부장 등 군 수뇌부들이 총망라된 군 충성맹세모임에서 대표로 나서 “우리의 총대는 경애하는 최고사령관 동지를 결사옹위하고 오직 최고사령관 동지의 영도만을 받드는 억척불변의 김정은 총대”라는 내용의 맹세문을 낭독했다. 해프닝으로 끝나기는 했지만 한국과 중국에서 최룡해가 쿠데타를 일으켜 김정은을 체포했다는 내용의 소문이 급속도로 확산됐던 것은 장성택 처형 이후 최룡해의 위상을 대변해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노동당에서는 장성택과 그의 측근이었던 리용하 제1부부장, 장수길 부부장이 처형된 만큼 당 행정부는 폐쇄되거나 존치하더라도 최소한의 기능만을 가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모든 당 간부들을 통제하는 당 조직지도부의 입지는 대폭 강화될 공산이 크다. 김정일에 이어 김정은도 조직지도부 부장은 따로 두지 않고 자신이 겸하고 있다. 그만큼 조직지도부가 북한 권력의 핵심임을 잘 보여준다.

조직지도부에서는 장성택 숙청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조연준 제1부부장이 단연 선두주자라 할 수 있다.

조연준은 2010년 장성택이 개입했다는 소문이 파다했던 교통사고로 사망한 리제강 전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밑에서 지도원, 부과장, 과장 등을 역임한 전형적인 ‘조직지도부 맨’이다.

조연준은 장성택 생존시 당 행정부가 인민보안부와 국가안전보위부를 비롯한 공안기구를 총괄하는 등 영역을 확장하는 것을 둘러싸고 마찰을 빚기도 했다.

이와 함께 장성택 처형 이후 김정은 공개활동 때마다 수행하고 있는 황병서 당 조직지도부 부부장과 마원춘 당 재정경리부 부부장의 역할과 위상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김정은 체제의 권력투쟁은 아직 마무리된 것이 아니라는 분석이다.

정부 당국자는 “당과 군이 장성택과 리영호 숙청 과정에서 한번씩 공수를 주고받았지만 김정일 때 선군정치처럼 군 우위로 판가름 나지는 않은 상황”이라며 “제2, 제3의 장성택 사태 같은 경우가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대원 기자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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