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北 알 수 없는 속...장성택 처형한 날 개성공단 대화 제의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이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을 사형에 처한 날 남북대화를 제의했다. 한 손엔 피를 묻힌 채 다른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한 격이다.

김의도 통일부 대변인은 13일 “어제 오후 북측에서 개성공단 남북공동위 제4차 회의를 오는 19일 개성공단에서 개최하자고 제의해 왔다”며 “우리측은 오늘 오전 이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개성공단 남북공동위 개최를 제의한 12일은 장성택에 대한 국가안전보위부 특별군사재판이 열렸던 날이기도 하다.

장성택은 이날 재판에서 국가전복음모행위로 형법 제60조에 따라 사형 판결을 받고 재판 직후 사형당했다.

일단 북한의 개성공단 공동위 제의는 장성택 처형 이후에도 내부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점을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고모부이자 후견인인 장성택을 처단함으로써 세계의 이목이 쏠린 상황에서 남북대화가 열린다면 관심을 돌릴 수 있고 이미지 관리에도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 내부 사정이야 어쨌든 개성공단은 독자적으로 운영하겠다는 의도도 내포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 대변인은 “북한은 장성택 관련된 부분은 내부 문제이고 개성공단과는 분리시켜 원래 일정대로 계속 추진해 나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그렇게 예상이 된다”고 말했다.

남북이 지난 8월 개성공단 재가동에 합의하면서 어떤 경우에도 정치·군사적인 영향을 받지 않고 개성공단의 정상적인 운영을 보장하겠다고 한 약속을 나름 지키려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개혁파로 알려진 장성택 처형 이후에도 북한이 경제개혁은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개성공단 공동위 제의를 통해 시사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 대북전문가는 “장성택 처형 이후에도 한동안 숙청 분위기가 지속되겠지만 주민들을 공포로만 억압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김정은 입장에서는 근본적으로 경제문제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개혁을 포기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대원기자shindw@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