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장성택 사형>3대째 세습된 무지비한 피의 숙청사
[헤럴드경제 =원호연 기자]장성택이 나흘만에 특별군사재판을 통해 사형에 처해짐으로써 김일성, 김정일에 이어 3대 째 숙청으로 유지되는 김씨왕조의 무자비함과 전세계에 유래없는 퇴행적 체제가 확인됐다.

북한은 김일성 이래 유일 영도체계를 확립하고 유지하기 위해 숙청을 통해 정치적 라이벌의 생명을 빼앗는 봉건적 행태를 이어왔다.

김일성은 한국전쟁의 책임을 라이벌이자 남로당 1인자였던 박헌영에게 돌리고자 국가전복 음모와 반국가적 무장 폭동 및 선전선동 혐의를 뒤집어 씌워 처형하면서 피의 역사의 막을 열었다. 김일성은 남로당 출신인 이승엽과 이강국도 미제간첩 혐의로 처형함으로써 남로당의 싹을 제거했다.

이후 1956년 8월, 이른바 ‘8월 종파사건’을 통해 개인숭배와 독재 문제를 제기한 최창익과 박창옥, 윤공흠 등을 반당·반혁명 종파분자로 몰아 숙청함으로써 도전이 불가능한 유일 영도체계를 확고히 구축했다. 김일성과 함께 항일무장투쟁을 벌였던 갑산파 역시 1960년대 말 김정일 후계체제 구축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숙청해 버렸다.

김정일 시대에도 숙청의 역사는 되풀이됐다. 김정일은 김일성 3년상이 끝난 1997년 고난의 행군으로 수많은 주민들이 굶어 죽은 책임을 전가하기 위해 서관희 당 농업비서를 간첩죄로 몰아 공개 처형함으로써 숙청과 공포정치의 막을 열었다. 김정일은 특히 비사회주의 요소를 검열한다는 명목으로 ‘심화조’를 결성해 고위간부와 가족 등 2만여명을 숙청함으로써 자신의 권력기반을 공고히 했다.

독재권력에 걸림돌이 된다고 판단되면 ‘로열패밀리’라 해도 가차없이 쳐냈다. 김일성의 친동생이자 북한 개국공신이라 할 수 있는 김영주는 김정일과 후계경쟁을 펼쳤다는 이유로 김정일 권력 장악 이후 유배됐으며, 김정일의 이복동생인 김평일과 김영일은 외교관 감투를 쓰고 사실상 국외로 추방됐다.

장성택의 사례가 보여주듯이 북한의 피의 숙청은 김정은 시대에도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 이번에 숙청이 확인된 장성택과 리영호 군 총참모장을 비롯해 김영춘 인민무력부장, 김정각 군 총정치 제1부국장, 우동측 국가안전보위부 제1부부장 등 김정일 장례식 때 운구차를 호위한 김정일 측근들 가운데 대부분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리용하 당중앙위원회 행정부 제1부부장과 장수길 행정부 부부장에 이어 2인자로 불리던 장성택의 처형되면서 김정은 시대의 피의 숙청도 클라이맥스를 향해 치닫고 있다. 김정은 권력을 위협하는 핵심인물이 제거된 만큼 남은 주변인물들을 완전히 제거하는 추가적인 숙청작업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why37@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