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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대한 영도자’ 칭호…김정은 권력 공고화?
[헤럴드경제 =원호연 기자]김일성주의를 국가이념으로 삼은 북한에서 최고지도자에 대한 호칭은 그의 권력기반의 상태를 의미한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 위원장에 대한 호칭이 김일성에게만 붙이는 ‘위대한 수령님’ 이후 최고 존칭인 ‘위대한 영도자’로 바뀐 것은 장성택 숙청과 함께 그의 권력 기반에 중대한 변화가 있음을 뜻한다.

조선중앙통신에 실린 8일 노동당 중앙위 정치국 확대회의 회의장 정면 벽면에는 ‘우리 당과 인민의 위대한 영도자 김정은 동지 만세!’라는 대형 구호가 새겨졌다. 집권 2년만에 ‘위대한 영도자’ 호칭을 사용한 것이다.

사실 ‘위대한 영도자’ 칭호를 부여받은 것은 김정일에 비해 다소 늦은 편이다. 김정일은 1994년 김일성 주석이 사망하고 권력을 세습하자마자 이같은 호칭을 사용해 왔다. 김정일은 1970년대 중반부터 사실상 후계자로 지명되고 1975년 경쟁자였던 숙부 김영주를 숙청하면서 권력기반을 충분히 다졌다. 이후 15년 가까이 실질적인 통치를 직접 해왔기 때문에 자신감을 갖고 자신의 새 시대가 열렸음을 선전할 수 있었고 호칭 변화도 그 일환으로 진행됐다.

반면 김정은 제1 위원장은 후계자로 정해진지 2년 만에 김정일이 급사하면서 충분한 통치경험을 쌓지 못한데다 고모부이자 섭정 역할을 했던 장성택을 비롯한 김정일의 측근들이 자신의 권력을 분점 혹은 위협하는 상황이어서 모든 스포트라이트와 영광을 집중시키기에는 불안한 측면이 컸다.

이번에 당초 5년 이상 섭정 역할을 할 것으로 보였던 장성택을 2년 만에 권력의 중심에서 쫓아내고 그의 수족인 리용하 행정부 제1부부장과 장수길 행정부장을 반당행위 죄명으로 처형함으로써 남은 그의 세력에 대한 강력한 경고를 전달해 사실상 유일지도체제를 확고히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위대한 영도자’ 칭호 역시 김정은이 김일성, 김정일에 이어 북한의 유일무이한 권력자로서 입지를 확고히 했다는 선언이라는 평가다.

그러나 실제로 김정은 체제가 반석 위에 올랐다고 평가하긴 이르다. 권력은 정치적 권한과 강제수단을 통제하는 것만으로는 얻을 수 없기 때문. 김정은과 새로운 지도부는 경제 개혁을 통한 북한 주민의 생활 향상, 핵무기를 통한 대미 협상에서의 성과 등을 통해 자신의 능력을 입증해야 한다.

중국의 인정도 관건이다. 김정은이 지속적으로 베이징 방문을 타진 하는 것 역시 최대 지원국인 중국으로부터 북한의 최고지도자로 인정받는 것이 중요함을 알고 있기 때문이지만 시진핑 국가주석은 쉽게 이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중국이 방공식별구역을 두고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는 마당에 김정은을 만나기엔 정치적 부담이 크다”며 김정은의 방중이 이른 시일 내에 이뤄지기 힘들 것임을 시사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위대한 영도자’를 자처한 것은 자신의 세를 부풀려 뽐냄으로써 점차 권력을 안정화하려는 ‘과시용’일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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