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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0년 권력의 비참한 말로…그 뒤엔 ‘김정남 옹위 ’있었다
北 2인자 제거 근본 이유는
장성택 당 정치국 확대회의서 전격 체포
김정남 고리로 역모 움직임 발각 분석
망명설 張핵심 측근 김정남과 잇단 접촉
일부선 추대작업 구체적 진행설도 나와

두 조카사이서 끊임없는 저울질
北 쥐락펴락 40년 권력 허무하게 몰락




장성택 전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숙청된 배경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남이자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의 존재가 자리하고 있던 것으로 10일 전해졌다.

대북 소식통은 “장성택이 이런 식으로 잔혹하게 숙청된 것은 직ㆍ간접적으로 김정남과 연계됐다는 혐의를 받았기 때문”이라며 “장성택이 경제개혁이나 대외관계에서 김정은과 마찰이 잦아지면서 김정남을 김정은 대신 추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해외를 전전하고 있는 김정남은 신변의 위협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례가 없을 만큼 이례적’으로 장성택이 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공개적으로 끌려나가는 수모를 당한 이유가 김정남을 고리로 김정은체제를 전복하려는 ‘역모’를 도모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특히 북한이 전날에 이어 이날 장성택을 “쥐새끼” 등의 극한 용어까지 써 가며 장성택 비판을 북한 전 사회적을 확대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안보당국 관계자도 “장성택의 숙청 이유 중에 ‘양봉음위(陽奉陰違) 종파주의자’라는 단어를 예의주시해서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양봉음위는 앞에선 받들고 뒤로 딴마음을 품고 있다는 뜻이다.

특히 이와 관련 중국에 체류 중인 장성택의 핵심 측근이 최근 김정남과 접촉한 것으로 전해져 ‘김정남 추대’ 작업이 구체적으로 진행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장성택의 핵심 측근이 김정남과 접촉했다는 것이 알려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실제 외교가에선 장성택 측근의 망명을 놓고 중국과 미국, 남북한이 치열한 외교전을 벌이고 있다는 애기가 나오고 있다.

이 소식통은 “장성택이 직접 관여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중국에서 망명을 준비 중인 장성택 핵심 측근이 김정남과 접촉한 것은 확실하다”며 “결정적 트리거는 김정남이다”고 설명했다.

정부 관계자는 “장성택이 북한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가혹한 처벌을 받은 것은 북한 입장에서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사정이 있었기 때문인데, 김정은체제와 직결된 문제가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성택과 부인 김경희는 김정일이 이혼녀였던 성혜림과 김정남을 낳았을 때 김일성이 못마땅해 하자 이를 적극 옹호하고, 최근까지도 해외를 전전하는 김정남에게 자금을 지원하는 등 김정남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장성택·김경희가 김정남이 김정일 사망 이후 3대 세습을 비롯해 북한체제를 비판하는 발언을 하자 전화를 걸어 “그런 말 하지 말라”고 애정어린 충고를 한 것도 널리 알려진 이야기다. 특히 김경희는 지난해 질병 치료차 싱가포르를 방문해 김정남과 극비리에 접촉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2008년 김정일 와병설이 제기된 이후 북한의 실권을 장악한 장성택이 당초 후계자로 점찍었던 것도 김정은이 아닌 김정남이었다.

황장엽 전 당비서는 김정은 후계구도가 확정되기 전 “중국 정부가 김정남을 지속적으로 관리해왔고, 장성택의 후원을 받고 있기 때문에 김정남이 후계자가 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말하기도 했다.

대북 소식통은 “장성택이 김정남을 앞세워 집단지도체제를 구축할 것이라는 관측이 파다했다”며 “하지만 장성택은 김정일의 김정은에 대한 애정과 자신이 섭정을 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김정은을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최고 권력을 두고 김정남과 김정은 사이에서 위험한 줄타기를 하던 장성택의 선택을 실패로 끝난 셈이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장성택과 김정남의 연계설은 추정 단계이지만 중국이 김정남을 유사시 써 먹을 수 있는 카드라고 보고 꾸준히 관리해 온 것이 사실”이라면 “장성택과 김정남 연계설의 진위 여부와 관계 없이 상황이 이렇게 되면 중국으로서는 김정남에게 보다 큰 의미를 둘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신대원 기자/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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