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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전 이어 헬기·탱크까지…대기업 시험성적 위·변조
원자력발전소 부품에 이어 군수품 납품업체가 공인기관 발행 시험성적서를 허위로 작성하거나 날짜를 조작하는 등의 위ㆍ변조 행위를 하다 무더기로 적발됐다. 유사시 국방과 장병의 생명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자주포, 전차, 장갑차 등 핵심전력의 중요성을 망각한 심각한 모럴해저드가 드러난 것이다.

국방기술품질원은 2011년부터 올해까지 납품된 군수부품과 원자재류에 대한 업체 제출 공인 시험성적서를 전수 조사한 결과 34개 업체가 125건을 위ㆍ변조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11일 밝혔다.

구체적인 사례로는 지상장비와 항공장비 등의 부품류를 제작하는 협력업체에서 23개 업체 103건, 식품과 피복류ㆍ수리부속 등 계약업체에서 11개 업체 22건이 적발됐다.

전차를 구조·정비하는 구난전차는 현대로템의 협력업체 3개사가 브래킷, U-볼트, 판 등의 원자재와 관련해 무려 73건의 시험성적서를 위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K200A1 한국형 보병장갑차를 납품하는 두산DST의 협력업체 2개사도 공기통용 호스와 공기정화지 여과지 등의 인장강도와 투기도를 규격에 못 미침에도 불구하고 위조해 적발됐다.

또 K9자주포의 경우 삼성테크윈의 협력업체 3개사가 차량걸쇠와 절연판 등 원자재와 관련해 시험성적서를 허위작성하거나 위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군납업체를 대표하는 이들 3사는 이에 대해 “협력업체에서 자체적으로 시험성적서를 인증받아 제출한다”면서 “관리책임은 있지만, 수만가지 부품 하나하나를 검증할 수는 없다”고 해명했다.

1조3000억원의 개발비를 투입해 국내 기술로 자체 개발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기동헬기 수리온에도 불량부품이 사용된 것으로 드러나 ‘한국형 기동헬기’라는 명성에 먹칠을 했다.

이 밖에 망원경과 운동복, 전투화 등을 납품하는 군수업체도 관련 부품 시험성적서 발급일자를 변경하거나 허위 작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기품원은 이번에 적발된 사례와 관련해 장비가동 중단이나 불만 제기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지만, 내구도와 신뢰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전량 리콜해 정상품으로 교체하거나 하자 구상을 청구할 계획이다. 또 적발된 업체를 대상으로 법적 고발하고 관련기관에 통보해 손해배상 청구, 부당업체 제재 및 향후 입찰 배제 등의 조치를 취한다는 방침이다. 신대원기자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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