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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탈북자 단체 ‘동까모’, 김일성 동상 파괴 시도”
北 “탈북자·南·美 테러 적발”…정보당국 “사실무근”

[헤럴드경제= 박세환 기자]북한이 지난 16일 “동상과 대기념비를 파괴하려던 자들이 적발·체포됐다”는 주장과 관련, 19일 탈북자 출신이라는 전영철씨를 ‘범인’으로 지목,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린 60대 남성의 기자회견 내용을 공개했다. 특히 이 남성은 자신의 배후에는 남한과 미국이 있다고 주장했지만 우리측 정보당국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조선중앙TV로 이날 녹화중계로 방송된 전영철씨의 기자회견을 통해 한국 내 탈북자들로 구성된 ‘동까모(김일성 동상을 까부수는 모임)’와 국가정보원의 사주를 받아 전씨가 북한 모 국경도시의 김일성 동상을 파괴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전씨는 “거사를 실행한 다음 당신네가 돈을 주지않으면 나는 어떻게 할 방도가 없다고 하자 그들은 당신이 일생을 잘 먹고 살 수 있는 돈은 우리가 무조건 준다고 했다”고 말했다.

전씨는 국정원 요원들로부터 보온병 형태의 폭발물 투척기와 원격조종기를 이용한 동상폭파 계획을 받았다고 밝혔다. 당초 김정일 생일인 지난 2월 16일 또는 김일성 생일인 4월 15일을 ‘거사일’로 택했지만 폭발 장치가 제 때 준비되지 않아 결국 ‘거사일’을 북한이 ‘전승기념일(정전협정 체결일)’로 크게 기념하는 7월 27일로 잡고, 사전 답사를 위해 지난 6월 18일 밤 국경을 넘었다가 체포됐다고 전했다.

전씨는 “놈들(국정원 요원들)은 ‘이 계획은 미국에서 승인돼야 하며, 그래야 자금이 지출될 수 있다’고 했다”며 “난 이자들이 미국 정탐기관의 배후조종을 받는 괴뢰 정보기관 요원들이란 것을 다시금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비록 내가 적발·체포됐지만 미국과 괴뢰 정보기관은 앞으로 제2, 제3의 전영철을 계속 만들어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함경북도 청진 출신으로 2010년 4월 24일 탈북했다는 전씨는 하나원(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 교육을 수료한 뒤 작년 3월부터 강원도 춘천에 거주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국정원 측은 전 씨의 회견 내용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국정원 측은 다만 전 씨가 탈북자 출신이 맞는지, 신원 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대북 풍선’을 북한으로 보내고 있는 자유북한운동연합의 박상학 대표는 최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탈북자 단체와 연계된 자생적 반체제 단체인 ‘압록강동지회’의 마○○ 동지가 양강도 혜산시에 있는 ‘보천보 전투 승리 기념탑’과 삼지연 부근의 ‘조국 진군 김일성 동상’ 등 두 곳 폭파를 기획하다가 작년 말 보위부에 체포돼 올해 2월 처형당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탈북자 단체 관계자는 “탈북자 모임 중 ‘동까모’가 있다”며 “몇 년 전 100여명이 모여 1인당 1만~30만원까지 동상 폭파 경비를 걷기까지 했으나 실제 행동으로는 옮기지 못했다”고 했다.

이전에도 김일성 동상의 한쪽 팔이 절단된 사건(1991년 10월 신의주), 공장에 걸린 김일성 초상화 방화 사건(1994년 12월 신의주), 김일성 영생탑 파손 사건(1994년 4월 원산조선소), 김정숙(김정일 생모) 동상 훼손 사건(2011년 10월 회령), 당 창건 기념탑 파손 사건(2011년 4월 평양) 등이 있었다.

gr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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