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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편단심 김정은 영도 받들겠다”… 北고위층, 충성맹세 속전속결
軍반발·주민동요 차단 노림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전격 ‘공화국 원수’로 추대하자마자 북한 최고위층의 충성 맹세가 잇따라 터져나왔다. 이는 군내 강경파로 알려진 리영호 숙청 이후 예상되는 군부의 반발과 동요를 불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리을설은 19일 노동신문에 기고한 ‘민족의 긍지 안고 백두밀림이 설렌다’는 제목의 글에서 “김정은 동지를 공화국 원수로 높이 모신 이 시각 군인들과 인민들과 함께 항일혁명투사들도 일편단심 김정은 동지의 영도를 충직하게 받들어 나가겠다”며 “혁명의 1세대로서 언제나 앞장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일성 주석의 항일빨치산 동료인 리을설은 김정은이 받은 공화국 원수보다 한 단계 낮지만 일반 군인이 오를 수 있는 최고 계급인 ‘인민군 원수’로서 유일하게 생존해 있는 최고 원로급 인사다.

또 천안함 폭침사건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김격식 전 군 총참모장과 김영일 당 비서도 이날 노동신문에 실린 글을 통해 김정은 원수를 향한 충성을 다짐했다. 북한군 장병들은 김정은 원수 추대 직후인 18일 오후 평양 4·25 문화회관에서 충성을 맹세하는 결의대회를 갖기도 했다.

북한은 지난해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에도 중앙추도대회 등을 통해 후계자 김정은을 향한 대를 이은 충성 맹세 행사를 벌인 바 있다.

북한이 이처럼 신속한 움직이고 과정을 대내외에 비교적 상세히 공개하는 것은 군 최고실세였던 리영호의 해임으로 인해 우려되는 군부의 반발과 주민들의 동요를 차단하고 김정은의 군 장악력이 확고하다는 점을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은 일요일이었던 지난 15일 노동당 정치국회의를 소집해 리영호 해임을 결정하고 이튿날인 16일 야전군 출신의 현영철 전 8군단장을 차수로 승진시켰다. 또 18일에는 최고사령관임에도 불구하고 대장계급에 머물러 있던 김정은에게 차수를 건너뛴 원수 칭호를 수여했다. 김정은은 당 제1비서와 국방위 제1위원장에 이어 공화국 원수로 추대됨으로써 형식상으로 유일지배체제의 모습을 갖추게 된 것이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9일 “최고실세였던 리영호의 숙청은 군부에 대단히 충격적인 일”이라며 “북한이 신속하게 김정은에게 원수 칭호를 수여한 것은 김정은이 군부를 장악하고 있다는 점을 내외에 알리려는 공개적인 메시지”라고 말했다.

4군단장으로 좌천된 뒤 좀처럼 권력 중심부로 복귀하지 못하고 있는 김격식 전 총참모장도 이날 노동신문에 실린 ‘최고사령관동지의 령도를 충직하게 받들리’라는 제목의 글에서 김정은 원수 추대와 관련, “우리 인민군 장병들의 절절한 염원이 실현됐다”며 “인민의 군대로서의 본분을 다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리영호 숙청 이후 우려되는 군부의 반발을 무마시키기 위해 군 원로 인사들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 같은 조치로 북한 군부의 동요가 잠재워질지는 미지수다. 조 위원은 “김정은이 원수 칭호 수여 등을 통해 존재감을 과시하려는 것 자체가 아직 완전히 권력을 장악하지 못했다는 방증”이라며 “지금은 개혁ㆍ개방을 둘러싼 노선투쟁은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치열한 권력투쟁이 여전히 진행 중인 단계”라고 말했다.

정부도 리영호 해임부터 김정은 원수 추대까지 격동하는 북한 내부 사태를 조심스럽게 지켜보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하겠지만 기본적으로 북한 내부 문제로 보고 있다”면서 “북한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미국과의 협조하에 북한군 동향을 정밀 감시하기 위한 첩보수집 수단을 증강하는 등 경계를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대원 기자>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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