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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고위급 20여명, 리영호와 같은 운명”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정부 관계자는 17일 리영호 북한 인민군 총참모국장 숙청과 관련, “김정은 후계자 지명 이후 권력을 장악한 현재까지 이미 20여명에 달하는 고위간부들이 리영호와 같은 운명을 맞이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리영호 해임은 김정은 권력 강화를 목적으로 한 정치적 숙청사건으로 보이며 그 이면에 김정은 친족과 신군부간 갈등이 내재돼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실제 김정은이 2009년 1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로 공식 지명된 이후 북한에서는 당과 내각의 고위인사들의 부침이 거듭됐다.

먼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관여했던 화폐개혁이 실패로 돌아가고 주민들의 불만이 커지자 실무책임자였던 박남기 당 계획재정부장이 2010년 3월 간첩혐의를 뒤집어쓰고 처형됐다. 박남기에 이어 북한의 경제사령탑 역할을 맡았던 홍석형 당 계획재정부장 겸 경제비서는 정책에 대한 비판적 언동이 탄로나 지난해 6월 해임됐다.

김정은 후계구축 과정에서 반대세력 색출에 앞장서 김정은 정권 창출 공신명단에 이름을 올렸던 류경 국가안전보위부 부부장과 우동측 국가안전보위부 제1부부장 역시 숙청당해 권력무상을 실감케했다. 연평도 포격 사태를 기획, 지휘한 것으로 알려진 김격식 전 군 총참모장 역시 4군단장으로 좌천된 이후 좀처럼 권력의 중심부로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국내외에서 권력투쟁 가능성이 끊임없이 제기돼 온 것이 사실이지만 리영호 해임은 예상보다 훨씬 빨랐고 최고위급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북한 간부층의 심리적 동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리영호 해임에 불만을 품고 있을 군부가 수세국면 탈피 후 장성택, 최룡해 인맥에 본격적 반격을 감행해 심각한 정치불안이 초래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리영호와 함께 김정은 군공 쌓기를 뒷받침해 왔던 김영철 정찰총국장은 누구보다 신변 불안감이 클 것”이라면서 “장성택, 최룡해가 압박을 강화할 경우 권력투쟁이 본격화되면서 군부내 소장파들을 결집시켜 안팎으로 돌출행동을 시도하는 등 극단적 선택을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부 관계자는 이와 함께 “북한에서는 리영호 해임과 같은 정치적 숙청 사건이 주기적으로 반복돼 왔다”며 “문제는 김정은이 김일성이나 김정일처럼 권력투쟁의 승자와 패자를 적절히 관리할 수 있는 역량을 갖고 있느냐인데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앞으로 북한체제가 더욱 염려된다”고 덧붙였다.



신대원기자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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