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北 3차 핵실험 강행하나..과거 2차례 핵실험 전력
〔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북한이 광명성 3호 발사 후 국제사회가 제재에 나설 경우 3차 핵실험을 강력 경고함에 따라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북한이 3차 핵실험을 준비 중인 사실이 포착되면서 이번 장거리로켓 발사도 인공위성을 올리기 위한 게 아니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목적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북한이 로켓 발사로 ICBM 추진체의 성능을 시험한 뒤 그 위에 얹을 소형 핵폭탄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핵실험으로 평가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과거에도 장거리 로켓을 발사한 뒤 제재를 빌미삼아 두차례 핵실험을 실시한 전력이 있다. 2006년 7월 5일 ‘대포동 2호’ 미사일 발사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1695호가 채택되자 3개월 뒤인 10월 9일 1차 핵실험을 실시했다. 또 2009년 4월 5일 장거리로켓(‘광명성 2호’ 위성) 발사 한 달여 뒤인 5월 25일 2차 핵실험을 단행했다. 모두 핵탄두를 운반하는 장거리 미사일의 사거리를 늘리기 위한 시험발사 뒤 핵탄두를 소형화하기 위한 핵실험이 뒤따른 것으로, 핵무기 개발의 완성을 위한 순서라는 지적이다. 때문에 이번 장거리 로켓 발사 뒤에도 북한이 3차 핵실험을 이어갈 개연성은 충분하다.

북한 스스로도 광명성 3호 발사 이후 국제사회가 유엔 안보리 결의 등의 제재에 나설 경우 3차 핵실험을 강행할 의사를 시사한 바 있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광명성 3호 발사를 시비질하는 미국의 언동은 시곗바늘이 4월 이후로 옮겨지도록 상황을 유도하는 것이나 같다”며 “2·29 (북-미) 합의에 포함된 식량지원이 취소된다면 핵실험을 중지하기로 한 공약도 취소될 수 있다”고 위협했다.

정보 소식통이 제공한 위성사진에 따르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는 새로 굴착된 갱도와 함께 인근에 쌓인 토사더미가 발견됐다. 소식통은 다른 지역에서 반입된 토사더미를 ‘핵실험 준비의 마지막 단계’로 풀이했다. 갱도를 뚫고 핵폭탄과 각종 관측 장비를 넣은 뒤 이를 토사로 다시 덮어 핵실험 직후 핵물질의 유출을 막기 위한 것이라는 얘기다.

이번 3차 핵실험을 강행한다면 플루토늄을 이용한 핵폭탄보다는 고농축우라늄(HEU)을 활용한 핵폭탄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북한이 보유한 플루토늄은 30∼40kg으로 추정되는데, 앞서 두 차례의 핵실험으로 상당량을 소진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북한이 2010년 가동을 시작했다며 공개한 영변의 원심분리기 시설은 아직 핵폭탄을 만들 만큼 충분한 HEU를 생산할 수 없는 규모”라며 “HEU 핵실험은 숨겨진 대규모 우라늄농축시설이 있음을 시인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강행한다면 핵실험의 성과를 김정은의 치적으로 포장해 내부권력을 확실히 장악하고 주민들을 결속시키는 데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다. 강성대국의 하나인 군사강국과제도 이루는 셈. 또 핵보유국임을 내세워 미국에 핵군축협상을 요구함으로써 협상의 판을 키우는 데도 용의하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반대로 북한이 핵실험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핵실험을 한다면 북한 스스로 광명성 3호 발사가 위성발사가 아닌 장거리 로켓 발사임을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공중 위성정찰이 이뤄지고 있음을 뻔히 아는 북한이 핵실험 준비 흔적을 고스란히 노출한 의도가 향후 ‘협상 카드용’으로 이용하려는 의도가 담긴 행동이라는 관측이다. 북한은 1998년 평안북도 금창리의 지하터널이 인공위성에 노출된 뒤 핵시설 의혹이 일자 미국과 담판을 벌여 쌀 50만t을 받는 대신에 금창리 현장조사를 허용한 바 있다. 조사 결과 지하터널은 텅 비어 있었다. 아울러 풍계리 핵실험장 주변에 갱도 굴착과 토사 흔적은 2010년부터 꾸준히 포착돼 왔기 때문에 새삼스럽지 않다는 얘기도 나온다.

dewkim@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