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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안정이 곧 국익…中 ‘김정은 킹메이커’로 영향력 확대
북한을 푸는 열쇠, 중국
후진타오·시진핑등 지도부

사실상 3대 세습 인정

北체제 불안 차단통해

美견제 완충지대 유지 포석

북한 김정은 체제와 중국은 ‘순망치한’ 관계다. 세상과 고립된 김정은에게 중국은 체제 보장의 핵심 수단이자,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현실적인 선택이다.

중국 역시 동북아 패권다툼에 있어 미국ㆍ일본과 완충지대로 북한의 현상유지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 같은 두 나라의 이해관계를 바탕으로 김정은 시대 중국의 대북 영향력은 이전보다 더 커질 것이라는 게 외교가의 분석이다.

21일 대다수 외교 전문가는 향후 한반도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더 커질 것이라는 데 공감했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실장은 이날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에 기고한 ‘카드는 중국이 쥐었다’라는 글에서 “김정일의 때이른 사망과 김정은의 어린 나이 등을 감안할 때 북한 정권이 예전처럼 견고할 수는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 북한에 대한 중국의 대응에 미국이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북한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외 주요 언론도 같은 분석을 내놨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스테파니 클라인 알브란트 국제위기그룹(ICG) 분석가를 통해 “북한과 중국은 상호의존의 춤을 추고 있다. 중국은 큰 수익자이자 자금원으로 남을 것”이라고 북중관계의 미래를 전망했다.

프랑스의 일간지 르몽드 역시 “김정은은 김정일의 사망 소식이 발표되자마자 ‘심심한 조의’를 표명한 중국의 계속되는 지원을 통해 하나씩 문제를 풀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중국 역시 이 점을 잘 알고 있다. 지난 20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베이징 주재 북한대사관을 찾아 직접 조문했다. 국가 서열 2위인 우방궈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서열 5위의 리창춘 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차세대 1순위 지도자인 시진핑 국가부주석도 함께했다.

이 시간 한국과 미국 정부는 조문과 조의 표명 여부조차 결정하지 못하고 있었다. 후 주석은 이 자리에서 김정은을 북한의 차기 지도자로 인정했다. 김정은이 원하는 최고의 선물을 준 셈이다.

이 같은 발빠른 행보를 통해 중국이 원하는 것은 북한의 현상유지와 이를 통한 미국의 견제다. 김정은을 ‘위대한 지도자’로 인정한 것도 북한 체제 불안을 막고 김정일 사망 전과 같은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외교적 수단의 하나다. 즉, 분단된 한반도의 현 상황을 유지시켜 미국의 영향력이 중국 국경에 직접 맞닿는 것을 막겠다는 의도다.

미국은 최근 난사군도ㆍ센카쿠열도 등 아시아 패권 경쟁에 적극 개입하고, 일본 및 태평양 국가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을 둘러싼 국가와 협력을 강화해 날로 커지고 있는 중국의 영향력을 견제하는 모습이다.

이 같은 미국의 포위망에 갖힌 중국에 북한은 완충지대로 가치가 높다. 북중 이상의 혈맹관계인 한미관계를 감안하면 중국에 북한은 더할 나위 없는 소중안 존재인 셈이다.

런민일보의 자매지인 환치오스빠오가 최근 사설에서 “김정일 사망을 계기로 다른 나라가 북중 협력관계를 흔드는 걸 내버려두고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포기하면 중국의 국익을 해치는 결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주장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최정호 기자/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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