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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천안함 사과 원칙 고수에 북한 아전인수 격 강변
북한이 이례적으로 남북 정상회담 비밀접촉 사실을 공개한 것을 두고 다양한 해석들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폭로에 가까운 일방적 공개를 선택한 배경에서부터 공개한 내용과 비밀 접촉의 진위여부, 우리 측 3인방의 역할과 북한이 일방적으로 주장하고 있는 돈봉투의 실체 등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 비밀접촉 이례적 공개 “MB정부 흔들기” = 북한 국방위원회 대변인은 1일 우리 정부가 약속을 저버린채 정상회담을 애걸했다며 “리명박 역적패당과는 더 이상 상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과거 정부부터 정상회담을 위한 비밀접촉이 많았지만 이번 처럼 접촉 사실을 북측이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 소식통은 이에 대해 “우리 측이 일관된 대북 원칙과 대화의 전제 조건을 고수하자, 북측이 대화 단절의 책임을 남측에 떠넘기기 위해 아전인수 격으로 상황을 몰고간 결과”라고 말했다. 현 정부 하에서는 북측의 냉ㆍ온탕, 벼랑끝 전술이 먹혀들지 않자, 남남갈등을 유발하기 위해 노골적으로 MB정부 흔들기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북한 입장에서도 미ㆍ중의 대화 압박과 북 주민들의 민심 이탈 등 악화되고 있는 대내외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한 카드가 필요했을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 공개 내용 진위, “본말 전도” =정부는 이번에 공개된 내용 자체도 큰 틀에서는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고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남북 당국간 최근 접촉들의 목적은 천안함ㆍ연평도 도발에 대한 북측의 책임있는 조치를 촉구하기 위한 것이지, 정상회담 그 자체가 목적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국방위 대변인이 “(우리 정부가 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제발 북측에서 볼 때는 사과가 아니고 남측에서 볼 때는 사과처럼 보이는 절충안이라도 만들자고 했다”고 강변한 것은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 왜곡된 일방적 주장이라는 것이다.

▶ 비밀 접촉, “5월 중 개성, 베이징 오갔다” = 비밀접촉 공개 이후 우리 정부도 남북 실무자간 비밀 접촉이 있었다는 정황에 대해서는 비공식적으로 인정했다. 

북측의 주장과 우리 정부의 설명을 종합해보면 지난 5월 통일부와 국정원 실무라인이 참석한 개성 회동과 청와대 인사가 참석한 베이징 회동 등 최소한 2차례의 남북 실무 접촉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앞서 지난 2009년 하반기 임태희 당시 노동부 장관을 밀사로 북측과 수차례 접촉, 정상회담 성사 일보직전까지 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 접촉 당사자, “청와대ㆍ통일부ㆍ국정원 역할 분담” = 북한이 비밀접촉 당사자로 지목한 김태효 청와대 대외전략비서관과 김천식 통일부 정책실장, 홍창화 국가정보원 국장은 본인들의 함구에도 불구하고 철저한 역할 분담 속에 접촉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을 물밑에서 조율해 온 김 비서관이 정부의 메신저 역할을 했다면 정상회담 경험이 풍부한 김 실장은 창구 역할, 홍 국장은 실무 지원을 맡았을 것이란 관측이 유력하다.

▶ 돈봉투 “황당한 주장” = 정부 소식통은 북측이 주장한 돈봉투 건에 대해 “한마디로 황당한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북한의 사과를 전제로 한 정부의 포괄적이고 추상적인 지원 의사를 ‘돈봉투’라는 자극적인 표현으로 적시함으로써 우리 정부 대북 정책의 진정성을 훼손하기 위한 술수라는 것이다.

<안현태 기자 @godmarx>
pop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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