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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이버 피습 정규전 패배 초래”..사이버사령부 전력 밀린다
최근 북한의 디도스 공격과 GPS 교란, 중국의 고고도 무인정찰기 해킹 등 이른바 ‘사이버 공격’에 우리군이 무방비로 노출되면서 사이버전 대응능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사이버 공격에 국가기반시설이 마비되고, 최악의 경우 첨단무기가 제대로 작동하지않는 불상사가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이에 대비해 군은 미국과 중국에 한발 앞서 지난해 사이버사령부를 만들었으나 현재의 전력으론 사이버전 발생 시 방어에 실효성이 의문시되고 있다. 이번 디도스(DDoS) 공격의 경우에도 국가정보원은 신속히 대처해 피해를 줄였다고 주장하지만, 과거 ‘7ㆍ7 디도스 대란’ 때보다 파괴 행위가 더 악랄해지면서 하드디스크 파괴가 속출, 국민의 불안은 여전한 상황이다.

지난 4일 오후 북한이 수도권 서북부 일부 지역을 향해 위성위치정보시스템(GPS) 교란 전파를 발사해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GPS를 활용한 휴대전화 시계가 맞지 않거나 통화 품질이 저하되는 일이 벌어졌으며, 군 수도권지역 포병 계측장비 중 일부에도 일시적인 장애가 발생했다.

이번에는 피해규모가 크지 않았지만 우리 군이 보유하고 있는 무기 가운데 상당부분이 GPS를 활용하고 있어 북한이 교란능력을 대폭 확충할 경우 함정ㆍ항공기의 위치파악이 힘들고 미사일ㆍ포탄들이 엉뚱한 곳에 떨어지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최근 북한은 출력 24W급 러시아제 GPS 교란장비를 추가 구입해, 한반도 전역에 해당하는 400㎞ 이내 모든 GPS 수신을 교란하는 ‘재밍(jamming)’ 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현재 우리 군이 보유한 무기류와 각종 위치정보장치들은 상용 GPS나 구형군용 GPS, 신형군용 GPS를 사용하고 있다. 신형군용 GPS는 대부분 미국에서 직도입한 F-15K, 크루즈미사일, 정밀유도폭탄(JDAM) 등에 장착돼 있으며 미국이 암호화한 군용 P(Y)코드 수신기가 들어있어 외부의 GPS 교란을 막을 수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 개발된 무기나 장비류에는 이 같은 P(Y)코드가 장착돼 있지 않다. 이번처럼 외부에서 GPS 전파교란을 시도하면 상용 GPS와 구형군용 GPS를 장착한 무기나 장비들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한ㆍ미 군은 만약에 대비해 미사일ㆍ폭탄의 유도장치로 INS(관성항법장치)도 함께 사용하도록 하고 있으나, INS만을 사용할 경우 정확도가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군사 전문가들은 “아직까진 북의 GPS 교란 전파로 인한 피해가 크지 않았지만, 결국은 군 미사일이나 폭탄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GPS 전파교란을 막을 수 있는 전자전교란기나 독자적인 한국형 위성운용체계를 개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공공기관을 겨냥한 디도스 공격과 중국 발 해킹 등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국방부 자료에 따르면, 2010년 상반기에만 군을 겨냥한 해킹시도가 7600만 건이 넘었고, 해킹을 통해 유출된 군사기밀도 1700여건에 달하는 등 군에 대한 사이버 위협이 심각한 수준이다. 북한이 ‘전자폭탄’이나 ‘전자메일폭탄’ 등의 공격을 할 가능성도 있다. 전자폭탄(electronic bomb)은 ‘고출력 극초단파’(HPM)를 이용해 사람에게는 피해를 주지 않고 일정 반경 내의 모든 컴퓨터 시스템과 통신장비 등을 파괴하는 무기다.

정보 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인민군 총참모부 정찰국 산하에 전문인력 1000여명을 투입, 전자전과 해킹을 전담하는 ‘110호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매년 남한 주요 기관에 대한 사이버 테러 공격횟수를 늘리고 있다. 사이버 테러는 점차 진화해 국가 기간시설을 일시에 무력화할 수 있는 단계까지 발전했다. 지난해 9월 이란 부셰르 핵발전소 컴퓨터에서 원자로를 파괴할 수 있는 컴퓨터 바이러스가 발견됐던 것이 단적인 예다.

이같은 사이버전에 대응해 우리 군은 지난해 1월 국방부 정보본부 밑에 준장급 사령관과 수백 명 규모로 사이버사령부를 창설했지만 후발주자인 미국과 중국에 전문인력이나 장비, 지원체계 등에서 크게 밀리고 있다. 미국 사이버사령부의 경우 IT 및 전자전 전문병력 5000명을 포함해 전체가 4만명이고, 대장계급의 사령관을 임명해 강력한 전투 대형을 갖추고 있다. 중국도 인민해방군 산하에 사이버사령부를 지난해 7월 만들어 사이버 공격ㆍ방어체제를 구축했으며 사이버사령부를 군 핵심 부대로 집중 육성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이버전의 공격수법이 날로 지능화되고 있어 현재의 사이버사령부로 이 같은 공격에 대응하기는 역부족”이라면서 “군 내부의 사이버병력 양성과 함께 민간 전문가도 영입하고, 보안망 구축 및 공격방어 도구를 개발해 사이버전 대응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국가안보차원의 사이버위기를 선제 차단하기 위해 국회에 계류중인 좀비PC방지법(안) 및 국가사이버위기관리법(안) 제정을 적극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대우 기자@dewkim2> dew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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