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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 외교차관, 지난 2일 비공개 첫 방한…“북러 군사협력 엄중 입장 전달”
尹정부 출범 첫 러 당국자 방한…외교1차관 등 만나
한러 북핵수석대표 협의…“북핵 문제 소통, 양국 이익”
3일 러 “尹 발언 편향적”에 양국 정면충돌…관계 ‘냉랭’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연합]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교부 아시아·태평양차관이 지난 2일 방한해 외교부 당국자들을 만났던 것으로 4일 확인됐다. 루덴코 차관의 이번 방한은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처음으로, 비공개로 이뤄졌다.

외교부는 이날 “루덴코 차관이 방한해 지난 2일 정병원 차관보와 만나 양국간 현안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 국제정세에 대해 협의했다”고 밝혔다. 루덴코 차관 방한은 지난해 9월 북러 정상회담 이후 한 차례 추진됐었으나 연기된 바 있다.

외교부에 따르면 정 차관보는 특히 러북(북러) 군사협력에 대한 엄중한 입장을 전달하고, 러시아측의 책임있는 행동을 촉구했고 러시아 내 우리 국민과 기업들의 정당한 권익이 침해되지 않도록 러시아측의 협조를 당부했다.

같은 날 김건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루덴코 차관과 한러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개최했다.

김 본부장은 한반도와 유럽의 안보를 위협하는 러북 군사협력에 대한 우리 정부의 엄중한 입장을 전달하고, 러시아가 이를 즉각 중단하는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상 제반 의무를 철저히 준수할 것을 촉구했다.

외교부는 또한 “한러 양측은 북핵 문제 관련 소통을 지속하는 것이 양국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데 공감했다”고 전했다.

루덴코 차관의 이번 방한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한러 외교부 장관이 다자회의를 계기로 만나 대화를 나눈 적은 있지만, 러시아의 당국자가 공식 방한한 것은 윤 정부 출범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루덴코 차관은 방한 기간 중 김홍균 1차관도 예방했다.

루덴코 차관은 이번 방한에서 지난해 북러 보스토치니 정상회담 결과를 공유하고, 최근 북러 간 고위급 교류 등에 대해 설명했을 것으로 보인다.

루덴코 차관은 지난해 9월 북러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국 측이 원한다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방러 관련)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었다. 당시 추진했던 루덴코 차관의 방한이 무산된 이후 10월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 방북, 지난달 최선희 북한 외무상의 방러 등 북러는 고위급 교류를 이어왔다. 오는 13일에는 북한 대표단이 러시아를 방문해 연방의회 하원(국가두마)을 찾을 계획이다.

다만 루덴코 차관의 방한 직후 한러 양국은 정면으로 충돌해 양국 관계는 여전히 냉랭한 상황이다.

정 차관보는 루덴코 차관과 회담 다음날인 3일 오후 게오르기 지노비예프 주한러시아대사를 외교부로 초치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이 “윤 대통령의 발언은 편향적”이라며 “(한국의) 북한에 대한 공격적인 계획을 은폐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한 논평이 문제가 됐다.

앞서 윤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제57차 중앙통합방위회의에서 “북한 정권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핵 선제 사용을 법제화한 비이성적 집단”이라며 “오로지 세습 전체주의 정권 유지를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고 민족조차 부인하는 반민족·반통일적 역사에 역행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었다.

정 차관보는 “러시아측이 진실을 외면한 채 무조건적으로 북한을 감싸면서 일국 정상의 발언을 심히 무례한 언어로 비난한 것은 매우 유감스러우며, 한러 관계를 더욱 악화시킬 뿐”이라고 말했다.

외교부는 별도의 입장문을 내고 “자하로바 대변인의 발언은 일국의 외교부 대변인의 발언으로는 수준 이하로 무례하고 무지하며 편향돼 있다”며 “이러한 발언은 북한의 위협적인 수사와 지속적인 무력도발이 한반도와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는 명백하고도 객관적인 현실을 도외시한 것으로써, 국제사회의 규범을 성실하게 준수하는 국가의 기준에 비추어 볼 때 혐오스러운 궤변”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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