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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냉전’ 한복판에 선 한반도…한미일에 맞서는 북중러, 셈법은 제각각
北, 북러 정상회담하고 이달 말 항저우AG에 고위급 파견
전승절 이어 9·9절 ‘북중러’ 공조 과시…국제사회 고립 탈피
푸틴, 北김정은 만나고 10월 방중해 中시진핑과 회담 조율
中은 北에 격 낮춘 대표단 파견…동방경제포럼에 부총리 참석
韓정부, 물밑 한러-한중 관계 관리…“북중러, 이해관계 달라”
지난 2019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만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모습 [로이터]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한미일 협의체에 맞대응하는 북중러의 전략적 공조가 내주 러시아에서 열리는 북러 정상회담으로 중대 기점을 맞이한다. 다만 북중러 밀착은 한미일과는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공조 수준을 예단하기보다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 외교가의 중론이다.

우선 ‘북중러 밀착 공조’에 가장 적극적인 것은 북한이다. 신(新)냉전으로의 국제질서 재편 기류에 편승해 강대국인 중국과 러시아를 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셈법이다.

북한은 지난 7월27일 이른바 ‘전승절’(한국전쟁 정전협정체결일) 70주년 기념식에 이어 오는 9일 북한 정권 수립 75주년 기념식(9·9절)에 중러 대표단을 초청해 북중러 연대를 과시한다. 김 위원장은 이후 10~13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개최되는 동방경제포럼(EEF)에 참석을 계기로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계획하고 있다.

북한은 이달 말 중국에서 개최되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고위급 인사를 파견해 전통적인 우방국인 중국과 밀착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에 포탄 등 무기를 건네고 첨단기술을 얻는 한편 중국과 교역 강화를 꾀할 전망이다.

러시아는 북한과 군사협력을 강화하면서 장기화되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신냉전 구도를 끌어들였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오는 10월 일대일로(一帶一路) 포럼 참석을 계기로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는 방안을 조율하고 있다. 지난 3월 시 주석의 러시아 국빈 방문 이후 7개월 만에 중러 정상 회동이다.

긴박한 북중러 움직임에서 눈에 띄는 것은 중국의 스탠스다. 중국은 북러와 접촉을 하면서도 수위조절을 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7월과 오는 9일 북한 열병식에 대표단을 파견하면서도 격을 낮춰 일정 부분 거리두기를 하고 있다. 2010년 북한 노동당 창당 65주년 열병식에는 저우융캉(周永康)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서열 9위) 겸 당중앙정법위원회 서기를, 2013년 전승절 60주년 기념 열병식에는 리위안차오(李源潮) 국가부주석 겸 당중앙서기처 서기(서열 8위)를 파견했고, 2018년 북한 정권 수립 70주년 행사에는 권력 서열 3위의 리잔수(栗戰書)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이 대표단으로 방북했다.

그러나 지난 7월 전승절에는 서열 24위인 리훙중(李鴻忠)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위원장이 방북했고, 오는 9일에는 류궈중(劉國中) 중앙정치국 위원 겸 국무원 부총리가 대표단으로 방북한다. 주재우 경희대 교수는 “이전에 중국은 북한에 상무위원급 인사를 파견하는 성의를 보였었다”며 “전례에 비해 격이 현저하게 낮은 ‘고위급’ 인사의 파견”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김 위원장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진 동방경제포럼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 참석 가능성을 일축했다. 7일(현지시간)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장한후이(張漢暉) 주러 중국대사는 동방경제포럼에 누가 참석할지 묻는 질문에 “부총리를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장호진 외교부 1차관은 6일 국회 외교안보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중국의 입장에선 북한에 대한 압도적인 영향력을 굳이 러시아하고 나눌 필요가 없다”며 “러시아의 경우, 북한에 대한 입장이 중국과 많이 다르다”며 3국이 서로를 보는 이해관계가 다르다고 밝혔다. 장 차관은 직전 주러시아 한국대사를 지냈다.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러시아에 북한과의 무기거래 가능성을 경고하면서 중국에 건설적인 역할을 촉구했다. 우리 정부는 물밑에서 한러, 한중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지난달 31일 왕이(王毅) 중국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과 약 80분간 전화 통화를 하고 양국 관계의 성숙한 발전에 공감대를 이뤘다.

미국은 김 위원장의 방러 및 북러 정상회담 개최 사실을 선제적으로 공개하며 정치적 파급력을 약화시키면서 무기 거래를 중단할 것을 압박하고 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막대한 자금과 무기를 지원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하는 상황을 오랫동안 견제해 왔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6일(현지시간) 한미일 정상회의 이후 북중러 간 협력 강화 움직임에 대해 “중러 관계 심화와 북러 간 무기 거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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