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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월북 미군 망명의사 첫 언급
美 “북한 주장 검증 할 수 없다”
지난달 18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무단 월북한 주한미군 트레비스 킹 이병 [AP]

북한이 주한미군 트래비스 킹 이병이 지난달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무단 월북을 결심한 이유는 인종차별 때문이었다며 망명할 의사를 밝혔다고 16일 공개했다. 그동안 유엔군사령부를 통해 킹 이병의 구금 사실이 확인됐지만, 북한이 공식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은 킹 이병 사건을 통해 최근 미국이 북한인권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공개회의를 소집한 게 부당하다는 점을 강조하려 한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이 우려했던 킹 이병의 신변이 안전하다는 사실을 밝히면서, 신병처리를 두고 미국을 압박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미군병사 트래비스 킹에 대한 중간 조사 결과’ 보도를 통해 사건 당시 상황에 대해 “7월 18일 15시30분 관광객들 속에 끼워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을 돌아보던 킹은 군사분계선상에 있는 조미(북미) 군부접촉실과 경무관휴게실 사이에서 고의적으로 우리측 구역으로 침입했다가 근무 중에 있던 조선인민군 군인들에 의해 단속됐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기관에서 조사한 데 의하면 킹은 자기가 공화국 영내에 불법침입한 사실을 인정했다”며 “미군 내에서 비인간적인 학대와 인종차별에 대한 반감을 품고 공화국으로 넘어올 결심을 했다고 자백했다”고 주장했다.

또 “불평등한 미국사회에 환멸을 느꼈다고 하면서 우리나라나 제3국에 망명할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북한이 ‘미군 내 비인간적 학대와 인종차별’을 언급한 것은 미국이 소집한 안보리 공개회의의 부당함을 알리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달 안보리 순회 의장국인 미국은 한국, 일본과 함께 안보리 공개회의를 요청했다. 요청대로 오는 17일 회의가 열린다면 2017년 12월 이후 약 6년 만에 안보리 북한인권회의가 열린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북한은 킹 이병 월북의 불법성을 부각하면서도 자진입국을 이야기하며 향후 처리 방향은 처벌이나 추방, 망명 등 모두 가능하다는 것을 열어뒀다”며 “미국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자신들의 결정이 좌우될 수 있다는 압박도 보인다”고 분석했다.

통신은 킹 이병에 대한 조사가 계속될 것이라고 보도해 사태는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은 미국과 협상에 호응하기보다는 인권 공세에 대한 반박과 반격의 빌미로 활용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며 “이른 시간 내 유엔사측과의 대화나 신병 인도 가능성은 낮고, 추가 발표 등을 통해 미국의 인권상황을 비판하면서 역공을 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은 킹 이병이 망명 의사를 밝혔다는 북한의 주장을 ‘검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미 국방부 대변인은 15일(현지시간) “우리는 킹 이병의 안전한 귀환에 집중하고 있다”며 “국방부의 우선순위는 킹 이병을 집으로 데려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우리는 이를 위해 모든 가용한 소통선을 이용해 움직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최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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