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방대행, 英·佛·日과는 통화
크리스토퍼 밀러 미국 국방장관 대행이 임명 직후 영국, 프랑스, 일본 등 우방국 국방장관과 통화하고 긴밀한 공조체계를 재확인했으나, 서욱 장관과는 아직 통화하지 않고 있어 한미 군사분야 최고위급 대화 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6일 군 당국에 따르면, 밀러 대행은 현재까지 서욱 장관과의 통화 일정을 확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밀러 대행이 많은 보고를 받고 회의를 갖느라 일정이 바쁜 것으로 안다”며 “조만간 통화 일정이 잡힐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예정사항에는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밀러 대행이 유독 우방국 중 한국과의 통화를 미루려는 배경에 다른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마저 나온다. 장기간 교착 상태인 방위비 분담금 협상,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대한 한미 간 이견 등 민감한 동맹 현안을 풀기 위해 신중한 접근법을 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신을 임명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결과에 사실상 불복하고 있는 상황 또한 밀러 대행에게는 큰 변수다. 밀러 대행의 잔여 임기는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이 열리는 내년 1월까지가 될 가능성이 크지만, 트럼프 대통령 의도대로 대선 결과가 뒤집히는 경우의 수 또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밀러 대행은 지난 13일(현지시간)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국방장관과 통화했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밀러 대행은 벤 월리스 영국 국방장관, 파를리 프랑스 국방장관과의 통화에서 연이어 양국 관계와 대서양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동맹 강화를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안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우어 독일 국방장관과의 통화에서도 미·독 관계와 대서양 동맹에 대한 미국의 강력하고 지속적인 의지를 강조했다.
기시 노부오 일본 방위상과의 통화에서도 미일 동맹이 인도·태평양 지역의 방위와 안정의 주춧돌임을 재확인하고 코로나19 대응,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 문제, 우주 및 사이버와 같은 새로운 영역에서의 지속적인 협력 등을 논의했다. 김수한 기자